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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우리는 '간편대용식'으로 간다

  • 2018.06.21(목) 16:53

'그래놀라' 앞세워 간편대용식 시장 공략
성장 가능성 높아…향후 치열한 경쟁 예상


오리온이 신시장 개척에 나선다. 아직 국내에서는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CMR(간편대용식·Convenient Meal Replacement)이다. 간편대용식은 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고 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말한다. 조리 과정이 없다. 오리온은 CMR 시장을 선점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 왜 CMR을 선택했나

오리온은 올해 그룹 비전으로 '글로벌 종합 식품회사'를 표방했다. CMR 시장 공략은 이런 그룹의 비전에 발맞춘 새로운 아이템이다. 오리온이 CMR 시장에 주목한 것은 현재 국내 식품시장의 트렌드와 맞물려있다. 국내 식품시장은 HMR(가정간편식·Home Meal Replacement)이 대세다.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HMR의 인기가 높다.

현재 국내 HMR 시장에는 대부분의 대형 식품업체들이 뛰어든 상태다. CJ제일제당을 필두로 동원과 대상, 롯데푸드, 신세계푸드 등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반면 CMR 시장의 경우 아직 국내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CMR로는 아침 대용식으로 먹는 시리얼 정도가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려진 상태다.


오리온은 이 부분을 주목했다. 오리온은 제과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HMR보다는 제과와 유관한 CMR로 승부를 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현재 오리온이 준비하고 있는 CMR 브랜드는 '마켓오 네이처'다. 제품으로는 '그래놀라'를 선보일 계획이다. 향후 시장 반응에 따라 다양한 제품군을 갖출 계획이다.

그래놀라는 오트밀과 보리, 현미, 옥수수 등을 중심으로 한 곡물에 코코넛과 견과류, 말린과일 등을 설탕이나 꿀, 메이플 등의 시럽, 식물성 기름과 섞어 오븐에서 구운 것을 말한다. 보존이 쉽고 조리가 필요 없다. 언제 어디서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는 주로 아침식사 대용으로 우유 등과 함께 즐긴다. 여기에 농협과 손잡고 우리 농산물을 재료로 사용한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 높은 성장 가능성

그래놀라는 이미 해외에서는 자리를 잡은 간편 대용식이다. 특히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전통적인 간편 대용식인 시리얼을 위협할 만큼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 그래놀라가 인기를 얻은 것은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보존이 편리하고 섭취가 간편한 데다 영양가가 높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부터다. 현재는 가루비, 일본 켈로그 등 일본 대형 식품업체들이 그래놀라 설비 증설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연도별 일본 그래놀라 시장 규모를 살펴보면 그래놀라의 성장 가능성을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일본 스낵시리얼푸드협회에 따르면 2011년 61억엔에 불과했던 일본 그래놀라 시장은 2016년 433억엔 규모로 급성장했다. 작년에는 393억엔으로 조금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일본에서 그래놀라는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 자료 : 일본 스낵시리얼푸드협회, 단위 : 억엔.


오리온도 일본의 그래놀라 시장의 성장을 눈여겨봤다. 마침 제과 부문에서 오랜 노하우와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또 농협과 손을 잡아 식재료의 안정성 등에서도 신뢰를 확보했다. 오리온은 CMR 시장에서 독보적인 지배력을 갖게 된다면 이후 다른 식품 영역으로 확장하는 데도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글로벌 종합 식품회사 도약을 선포한 만큼 이제는 과자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제품과 브랜드 론칭을 준비했다"며 "1인 가족 증가와 바쁜 현대인의 식생활 등 트렌드를 면밀히 살펴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잘 갖춰진 영양식을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아직 시장이 정착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식품 기업들도 이미 CMR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HMR과 더불어 CMR 시장도 앞으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다만 각 카테고리가 명확한 HMR과 달리 CMR 시장에는 업체별로 각기 다른 형태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아직 경쟁이 치열하진 않지만 식품업계의 특성상 한 아이템이 성공할 경우 경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CMR인 시리얼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농심 캘로그와 동서 포스트 외에도 다양한 제품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롯데제과의 '핫 시리얼'이 대표적이다. 롯데제과는 펩시코사의 오트 전문 브랜드인 ‘퀘이커’와 손을 잡았다. ‘핫시리얼’은 차가운 우유에 타서 먹는 콜드 시리얼과 달리 따뜻한 우유나 두유, 물에 데워서 먹는 타입의 제품이다. 따뜻하게 데워 먹는 제품으로 식감이 죽을 연상케 하는 것이 특징이다. 출시 한 달 만에 50만 개나 팔렸다.


▲ 롯데제과의 CMR 제품인 핫 시리얼 '퀘이커'.

동원의 경우 액상형 간편대용식을 선보이고 있다. 동원F&B는 간편식 전문 스타트업 ‘인테이크’와 협업해 국내 최초로 액상형 간편대용식 '밀스 드링크'를 내놨다. '밀스 드링크'는 부드러운 우유에 고농축 영양 분말을 녹여냈다. 일일 영양성분 기준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 비타민 8종, 미네랄 3종이 한 병에 들어있다. 하루 한 끼의 영양소를 온전히 대체할 수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HMR 시장도 처음에는 큰 성과가 없었지만 여러 기업이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고 시장도 덩달아 급성장한 케이스"라며 "눈에 띄는 블루오션이 없는 식품업계에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는 CMR 시장은 분명 매력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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