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바이오부터 프라모델까지…식품업계 생존법

  • 2019.03.21(목) 09:59

오리온·빙그레, 건강기능식품·바이오 등 사업 확장
롯데제과·칠성, 캐릭터·프라모델 판매로 활로 모색

소비침체 장기화와 중국의 사드보복 등의 영향으로 성장 정체에 빠져 있는 국내 식품업체들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제약업계 영역이던 건강기능식품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가 하면 캐릭터 사업이나 프라모델 판매 등으로 기존 제품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 오리온·빙그레, 이르면 올해 건기식 시장 진출

제과업체인 오리온은 오는 29일 주주총회에 앞서 정관 사업목적에 바이오 사업을 추가한다는 내용을 최근 공시했다.

오리온에 따르면 ▲바이오의약품 및 의·생명과학 제품 일체의 개발, 제조, 상업화, 유통, 수출 및 판매사업 ▲천연식품, 화장품, 의료기기의 연구개발, 제조, 수출 및 판매업 ▲신의약품의 제조에 관한 연구개발 및 성과의 대여업, 연구개발 노하우의 용역사업 및 판매업, 제조 인허가의 취득 및 대여업 등을 신규 사업으로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오리온이 이런 내용의 신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어서다. 향후 건강기능식품을 제조·판매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사업이나 화장품 사업으로 발을 넓힐 가능성이 있어 미리 신규 사업 목적으로 추가해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오리온은 지난 2014년 허인철 부회장이 취임하면서 기능성 물과 건기식, 디저트, 간편대용식 등 4대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간편대용식과 디저트의 경우 이미 사업을 시작해 비교적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기능성 물의 경우 올해 하반기 제주 용암수를 이용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 /사진=이명근 기자 qwe123@

건기식의 경우 다른 신사업들과는 달리 시장의 성격이나 판매 채널 등이 기존 식품산업과는 전혀 다른 만큼 보다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게 오리온의 설명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바이오 사업과 연관성 등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며 "올해 내 (건기식) 출시를 목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제과업체인 빙그레 역시 건기식 시장 진출을 위해 제품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빙그레는 앞서 지난해 비바시티(VIVACITY)라는 건기식 브랜드 상표권을 출원하며 이를 예고한 바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건기식 중에서도 제약의 영역보다는 기존 식품들을 활용한 콘셉트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롯데제과·칠성, 캐릭터·프라모델로 '활력'

롯데그룹의 식음료 부문 계열사의 경우 캐릭터 사업과 프라모델 도매사업 등으로 기존 제품들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모색하려는 모습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오는 28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정관 사업 목적에 '장난감 및 취미, 오락용품 도매업'과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 등을 추가하는 방안을 공시했다. 롯데칠성에 따르면 조만간 기존 음료수 제품과 프라모델을 함께 패키지로 내놓을 계획이다.

프라모델을 비롯한 이른바 키덜트 시장의 경우 규모가 지난 2014년 5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에게 주목받는 시장과 연계하면 기존 제품들의 이미지 변신은 물론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제과 캐릭터 (사진=롯데제과 제공)

앞서 롯데제과의 경우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을 본격화하겠다고 지난달 밝힌 바 있다. 콘텐츠 라이선스 전문기업인 히어로즈엔터테인먼트와 함께 빼빼로와 칸쵸, 말랑카우 제품과 관련한 캐릭터들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구상이다. 롯데제과는 특히 이 사업을 통해 기존 제품들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은 물론 캐릭터 자체에 대한 판권 수익도 기대를 걸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과자 캐릭터를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 진출은 국내 최초"라며 "이들 캐릭터는 소비자들에게 쉽게 노출되면서도 친숙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활용 범위가 넓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내놓고 제약업체들이 식품 시장에 진출하는 등 기존 영역에 대한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며 "기존 시장을 지키면서도 전망이 밝은 사업으로 점차 발을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