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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설화수 잡은 에이피알의 '원브랜드' 전략

  • 2026.02.19(목) 16:37

'메디큐브' 중심 경영
히트 제품 신뢰도 연계
브랜드 노출도도 높아져

그래픽=비즈워치

1등 브랜드

지난해는 에이피알에게 뜻깊은 한 해였습니다. 시가총액이 8조원을 넘어서며 아모레퍼시픽을 넘어 K뷰티 대장주로 올라섰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이 곁들여지며 시총 10조원을 돌파했습니다. 

매출도 어마어마합니다. 지난해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 이은 '빅 3' 자리를 굳혔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LG생건의 뷰티 부문 매출을 따라잡는 것도 가능할 전망입니다. 세운 지 갓 10년을 넘긴 신생 뷰티 기업이 80년 역사의 '거목'을 따라잡았습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업적을 사실상 '메디큐브' 한 개 브랜드로 이뤄냈다는 점입니다. 에이피알은 현재 뷰티 브랜드로 메디큐브와 '에이프릴스킨', '포맨트' 등 3개 브랜드를 운영 중입니다. 또 이너뷰티 브랜드 '글램디바이오', 패션 브랜드 'NDY, 즉석사진 브랜드 '포토그레이'도 갖고 있죠. 하지만 전체 매출의 90% 이상이 메디큐브에서 나옵니다. 사실상 '원 브랜드 기업'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에이피알 메디큐브의 대표 제품들/사진=에이피알

이런 원 브랜드 전략은 뷰티업계에서는 드문 일입니다. 한 회사가 운영하고 있더라도 카테고리 별로 다른 브랜드를 만드는 게 일반적인 K뷰티의 흐름입니다. 대표 K뷰티 브랜드들만 봐도 그렇습니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 중인 주요 브랜드만 해도 설화수·헤라·에스트라·아이오페·라네즈·마몽드·한율·오설록·이니스프리·해피바스 등 10여 개에 달합니다. 

비슷한 스킨케어라 해도 럭셔리와 프리미엄, 대중 브랜드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요. 색조와 스킨케어, 헤어, 바디 등 용도 별로 나누기도 하죠. 각 카테고리 간에 강조하는 기능성이나 추구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명이나 브랜드명으로 제품을 알리기보다는 각 브랜드를 독립적으로 운영하는 겁니다. 이 때문에 SNS나 커뮤니티에서는 종종 '이 브랜드가 이 기업 제품이었어?'라는 글들이 올라오기도 하죠. 

반면 에이피알의 경우 스킨케어와 뷰티 디바이스라는 전혀 다른 두 카테고리를 모두 '메디큐브'라는 브랜드로 운영 중입니다. 올해엔 헤어 라인과 바디 라인을 신규 출시하며 카테고리 확장에 나서는데요. 이 역시 메디큐브 브랜드로 선보일 예정입니다.

메디큐브로 통일해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한 브랜드로 통일해 선보이는 원 브랜드 전략의 가장 큰 장점은 아마 '매출'일 겁니다. 지난해 메디큐브 브랜드는 단일 브랜드로 매출 1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와 LG생건의 더후를 제치고 국내 뷰티 브랜드 매출 1위를 기록했는데요.

뷰티 디바이스인 '메디큐브 에이지알'을 제외한다면 이 매출은 1조원 안팎으로 줄어듭니다. '국내 뷰티 브랜드 1위'라는 타이틀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실제로 에이피알이 "국내 뷰티 브랜드 매출 1위 달성"을 알리자 기존 뷰티 기업들 사이에서는 "디바이스 매출은 빼고 계산해야 하지 않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실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원 브랜드 전략은 기존 히트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와 사용 경험을 이어갈 수 있게 하는 전략입니다. 에이피알의 경우 뷰티 디바이스로 인정받은 기능성을 스킨케어 제품으로 이어가며 초고속 성장을 이뤄냈죠. 향후 출시할 헤어·바디 제품에 메디큐브 브랜드를 사용하는 것 역시 '임상과 효능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라는 정체성을 부가 설명 없이 받아들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에이피알 연간 실적/그래픽=비즈워치

에이피알의 매출 대부분이 발생하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효율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다양한 브랜드를 산개시켜 운영할 수 있는 국내 시장과 달리 더 많은, 더 강한 경쟁자와 다투는 글로벌 시장에서는 인지도 높은 하나의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노출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입니다. 

물론 원 브랜드 전략이 '만능'은 아닙니다. 카테고리 별로 브랜드를 나누는 건 각 케어 영역 별로 다른 효능을 강조하기 위한 부분이 큽니다. 스킨케어의 경우 보습을 강조하지만 헤어 제품의 경우엔 탈모 등 기능성을 강조하고 싶을 때 단일 브랜드라면 마케팅 효과가 떨어지겠죠. 이럴 때 개별 브랜드로 각 영역의 기능성을 부각시킵니다.

하지만 메디큐브의 경우 스킨케어·바디·헤어·디바이스 등 모든 제품군이 일관적으로 '임상과 효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강조 포인트가 같으니 원 브랜드로 운영해도 소비자 혼란이 없는 거죠.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원 브랜드 정책의 최대 리스크는 '사고'입니다. 브랜드에서 이슈가 생기게 되면 문제가 된 제품군뿐만 아니라 다른 카테고리의 '가족'들에게도 피해가 갑니다. 매출이 늘어날 때의 장점이 고스란히 단점으로 돌아오게 되는 겁니다.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해 남들보다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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