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상 최대를 기록하면서 호텔업계에 훈풍이 불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와 파라다이스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경신했고 호텔신라는 면세업 부진을 호텔 사업이 상쇄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어 자산 인수와 신사업 확장을 통해 업계 경쟁 구도도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 관광객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래객은 1894만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이전 최고치였던 지난 2019년(1750만명) 기록을 넘어선 수치다. 한류 콘텐츠 확산과 원화 약세가 맞물리며 방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주요 호텔 업체들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매출 7772억원, 영업이익 531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8.6%, 28% 증가했다. 서울 주요 호텔의 객실 가동률 상승과 프리미엄 식음(F&B) 매출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호텔신라는 면세(TR) 부문에서 473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호텔·레저 부문이 608억원 영업이익을 내며 연간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은 6865억원으로 3.1% 증가했다. 비즈니스 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 매출이 7.8% 늘며 실적을 방어했다.
카지노 복합리조트도 호황을 이어갔다. 파라다이스는 매출 1조1499억원, 영업이익 1564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 매출은 5975억원으로 10.8% 증가했다. 카지노 매출은 8998억원으로 9.8% 늘었다.
롯데관광개발 역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내 카지노 방문객 증가로 매출 6534억원, 영업이익 1433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8.6%, 267.4% 증가한 수치다.
회복 넘어 경쟁으로
이에 따라 호텔업계는 호황기에 확보한 현금을 기반으로 투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단순 운영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자산을 직접 보유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며 수익 구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퍼시픽자산운용과 함께 포포인츠 바이 쉐라톤 조선 명동과 그래비티 조선 서울 판교 오토그래프 컬렉션 두 호텔 지분을 500억원에 매입했다. 롯데호텔은 뉴욕 맨해튼 '롯데뉴욕팰리스' 호텔 부지를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파라다이스는 인천 영종도의 그랜드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를 2100억원에 인수해 파라다이스시티 객실을 총 1270실 규모로 확대했다. 또 서울 장충동에서도 2028년 개관을 목표로 객실 200개 규모의 고급 호텔을 건설 중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해 8월 '파라스파라 서울'을 약 300억원에 인수해 하이엔드 브랜드 '안토(ANTO)'로 리브랜딩했다. 현재 스키장·골프장·콘도·호텔을 보유한 휘닉스중앙 인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노인터내셔널은 최근 2년간 가장 공격적인 확장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괌 골프장 인수와 국내 신규 리조트 개장·리뉴얼을 단행했다. 동남아 호텔 운영사 '크로스호텔앤리조트' 인수에 이어 일본 '소노문 나고야'로 일본 시장에도 발을 들였다. 소노인터내셔널은 현재 나고야를 포함해 국내외 7개국에서 총 43개 호텔·리조트, 약 1만4500객실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 범위는 숙박업을 넘어 인접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아워홈 인수를 통해 식음 사업을 강화했다. 대명소노그룹은 항공사 티웨이항공 경영권 인수로 항공·숙박 연계 전략까지 확대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호텔업의 경쟁 축이 '객실 점유율'에서 '자산 규모와 사업 포트폴리오'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에서는 지난해가 수요 회복과 실적 개선의 해였다면 올해는 대규모 투자 성과가 본격적으로 검증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앞두고 호텔은 단순 숙박 시설이 아니라 여행 전반을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변하고 있다"며 "투자가 빠르게 확대된 만큼 향후 금리와 글로벌 경기 변동에 따른 재무 관리 능력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