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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덤도 공유 시대"…패션·뷰티 경계 허문 '콜라보'

  • 2026.06.30(화) 07:20

브랜드 세계관 연결…새로운 소비 생태계
취향 잇는 협업…패션·뷰티 시너지 극대화
감성 결합한 제품으로 팬덤 교차 유입↑

설화수 '퍼펙팅 쿠션(왼쪽)'과 아떼의 '체리 립 컬렉션'/그래픽=비즈워치

패션과 뷰티업계 간 협업이 새로운 브랜드 성장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과거에는 유명 캐릭터나 아티스트, 지식재산권(IP)과의 협업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서로 다른 브랜드가 각자의 팬덤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취향이 세분화되고 고객 충성도가 중요해지면서 '팬덤 교환'이 새로운 마케팅 공식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충성 고객 ↔ 신규 고객

무신사는 최근 플랫폼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와 뷰티 브랜드의 협업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브랜드 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있다. 브랜드 철학과 고객층을 고려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협업 대상을 직접 매칭하고, 브랜드 간 커뮤니케이션부터 콘텐츠 기획까지 지원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단순 판매 채널을 넘어 브랜드들의 고객을 연결하는 일종의 생태계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실제로 무신사는 지난달 아모레퍼시픽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와 디자이너 브랜드 '르쥬'의 협업을 이끌었다. 덕분에 르쥬의 감성을 반영한 자개 케이스 디자인으로 출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설화수 퍼펙팅 쿠션'은 무신사 선발매 30분 만에 완판됐다. 이는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 감성을 화장품에 접목해 양사 팬덤을 동시에 확장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아떼와 세터가 협업한 '체리 립 컬렉션' 휩체리 제품 사진./사진=LF 제공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 역시 최근 컨템포러리 캐주얼 브랜드 '세터'와 협업해 '립 글로이 밤' 한정판 컬렉션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미국 다이너의 쇼케이스 속 휘핑크림을 올린 케이크에서 영감을 받은 새로운 컬러 '휩체리'를 공개했다. 여기에 하트 모앙 거울 키링과 미니 파우치 키링, 체리를 연상시키는 컬러의 자수 볼캡 등 다양한 굿즈로 브랜드 경험도 확장시켰다.

패션·뷰티업계가 협업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존 광고 방식의 효율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포화되면서 고객 획득 비용(CAC)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광고만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생기면서 충성 고객을 확보한 다른 브랜드와 협업하는 게 효율적인 수단으로 주목받게 됐다는 뜻이다."여기서 끝내긴 아쉽잖아"

특히 서로의 기존 고객층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패션 브랜드가 보유한 고객층에게는 뷰티 브랜드를 소개, 반대로 뷰티 브랜드 고객에겐 패션 브랜드를 노출하면서 별도의 광고비를 들이지 않고도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고객 확보에 투자하는 비용은 줄이고 브랜드 인지도는 높일 수 있는 '윈윈 전략'인 셈이다.

협업 제품 대부분이 한정 수량으로 출시된다는 점도 소비 심리를 자극하는 중요한 요소다. 팬덤 소비 성향이 강한 젊은 세대는 제품 자체보다 협업이 만들어내는 스토리와 소장 가치를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대규모 생산 없이 화제성 확보가 가능하며 SNS 후기와 언박싱 콘텐츠, 인증 문화 등 자연스러운 추가 홍보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매력적인 수단이다.

설화수가 르쥬와 함께 지난달 북촌 설화수의 집에서 개최한 협업 전시 ‘Rooms of Women: 세대를 잇는 여성의 방’./사진=아모레퍼시픽 제공

다만 모든 협업이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최근 소비자들은 단순히 이름만 결합한 협업에는 쉽게 반응하지 않는다. '협업이 오히려 브랜드 정체성을 희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브랜드 철학과 디자인, 세계관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소비자가 그 스토리에 공감할 수 있을 때 협업의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것이 공통된 시각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의 협업 경쟁은 '어떤 유명한 브랜드와 손을 잡느냐'보다 '일관된 브랜드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발성 이벤트에 그치는 협업보다 고객이 브랜드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와 커뮤니티를 함께 구축하는 전략도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제품 공동 개발을 넘어 팝업스토어, 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확대해 브랜드 팬덤을 장기적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유명 IP와 협업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화제성을 만들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브랜드 간 세계관과 고객층이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화장품과 의류는 모두 개개인의 취향을 공유하기 좋은 카테고리인 만큼 이를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로 묶어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려는 시도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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