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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부러움 사는 제약·바이오 '어린이집'

  • 2019.03.27(수) 11:04

대웅·녹십자·휴온스·종근당·삼성바이오·셀트리온 등
보육난 해소와 함께 일·가정 양립 문화 조성 앞장

국·공립 어린이집 시설이 부족해 입소 대기에만 몇 년이 걸리는 등 해마다 보육대란이 반복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제약바이오업계가 잇따라 어린이집을 설립하면서 보육난 해소와 함께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현재 어린이집을 운영 중인 곳은 종근당과 휴온스,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제약사 4곳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바이오기업 2곳이다.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대부분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 12시간 운영하면서 다양하고 질 높은 보육서비스까지 제공해 정부를 비롯한 외부에서도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셀트리온, 어린이집 최초 개원 및 최다 보유

셀트리온은 제약바이오기업 중 최초이자 최다 어린이집을 보유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본사와 가까운 인천 송도현대아이파크아파트 3곳에 어린이집을 개설했다. 지난 2009년 셀트리온 어린이집 제1호 이후 2011년과 2017년 제2호와 제3호 어린이집을 잇따라 개원했다. 제1어린이집에는 현재 5명의 보육교사가 원아 15명, 제2어린이집에서는 교사 5명이 원아 15명, 제3어린이집에서는 교사 6명이 원아 14명을 각각 보살피고 있다.

셀트리온은 가족과 뜻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직장 내 어린이집 원아들과 임직원 부모가 함께 하는 '가을 운동회' 등을 운영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연간 보육계획안을 세워 나이에 맞게 질 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정부의 어린이집 평가인증에서도 100점 만점에 총점 98.58을 받는 등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국내 10대 제약바이오기업 가운데 여성 임직원 비율이 42%로 가장 높다. 그만큼 임신과 육아로 직장을 포기하는 직원이 없도록 다양한 지원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웅제약, 야근 고려해 밤 9시 30분까지 연장 보육
▲대웅제약의 사내 어린이집 '리틀베어'(사진=대웅제약 제공)

셀트리온에 이어 사내 어린이집을 설립한 곳은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지난 2011년 본사 1층에 433.6㎡ 규모로 어린이집 '리틀베어'를 개원했다. 0세부터 만 5세까지 원아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정원은 49명이다. 현재 10명의 교사가 23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 기본 운영시간은 아침 7시 30분부터 12시간이지만 간혹 업무가 늦어지는 직원들을 위해 저녁 7시 30분부터 9시 30분까지 연장보육도 진행한다.

리틀베어는 친환경 소재 자작나무 100%의 내부 마감재로 지어졌다. 여기에다 유기농 재료로 만든 영양 식단, 유아교육학 학·석사 출신의 교사진, 한솔교육과 함께하는 책읽기 프로그램, 국·공립 수준의 보육료 등 시설과 프로그램 모두 훌륭하다. 매월 1~2회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 참여형 교육 프로그램인 '다소니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아이를 맡긴 직원들이 직접 보육환경을 체험할 수도 있다.

대웅제약이 어린이집을 설립하게 된 계기는 직원의 30%에 달하는 여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우수한 여성 직원들이 육아로 경력이 단절되지 않고 마음 놓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게 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였고 덕분에 기업 내 보육시설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휴온스, 가족친화경영 내세워 어린이집 직영

가족친화 경영을 강조해 온 휴온스는 지난 2015년 제천공장에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지난 2009년 400억원을 투자해 준공한 휴온스 제천공장엔 200여 명의 직원들이 근무 중이며 현재 2명의 교사가 4명의 영아를 돌보고 있다.

휴온스는 어린이집 개원 당시 내 가족의 아이라는 신념으로 최고 수준의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위탁 운영이 아닌 원장, 교사 등의 인력을 직접 채용해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다. 운영시간은 평일 기준 오전 7시 30분부터 오후 7시 30분까지다.

휴온스는 제천공장을 중심으로 경력 단절 여성의 채용을 확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최근 2년간 59.9%의 높은 고용증가율을 달성해 지난 1월 '일자리 창출 유공 우수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삼성바이오, 영어·체육·문화 등 교육 프로그램 운영

삼성바이오로직스도 580㎡ 규모로 삼성바이오드림파크어린이집을 지난 2016년 개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자녀를 대상으로 운영 중이며, 현재 13명의 교사가 79명의 원아(총 정원 90명)들을 보살피고 있다.

셀트리온과 마찬가지로 연령대별로 인성 프로그램부터 습관, 안전교육,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까지 다양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매우 높다.

특히 3세부터 5세까지는 특별활동으로 영어를 비롯한 언어교육부터 브레인짐(뇌기능 향상), 오르프슐레(음악·미술·신체·언어 활동을 결합한 유아 대상 통합교육 프로그램) 등 체육과 문화 프로그램도 매주 1회 운영 중이다.

GC녹십자, 제약업계 최대 규모 사내 어린이집 운영
▲‘2018 직장어린이집 The-자람 보육공모전’에서 최승권 GC녹십자 경영지원실장(오른쪽)이 김덕호 고용노동부 청년여성고용정책관(왼쪽)으로부터 공간 환경디자인 부문 대상을 수여받았다.(사진=GC녹십자 제공)

지난해 3월 개원한 GC녹십자의 사내 어린이집 'GC 차일드케어 센터(Childcare Center)'는 대지면적 2942㎡에 지상 2층 독채 건물로 지어져 제약업계 어린이집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총 정원은 79명으로 현재 12명의 교사가 71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

GC 차일드케어 센터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건물 밖 잔디밭과 놀이터 등 환경 구성에서 차별성을 뒀다.

특히 연령별 맞춤 교실과 단체활동을 위한 강당, 특별활동실 등 공간활용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근로복지공단이 주최한 '2018 직장어린이집 The-자람 보육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종근당, 직원 육아 부담 줄여 회사와 '윈윈'
▲종근당은 이달 초 천안공장에 어린이집 '키즈벨'을 개원했다.(사진=종근당 제공)

종근당은 이달 초 천안공장에 2960㎡ 대지에 600㎡ 규모의 단층 건물로 영·유아 49명을 수용할 수 있는 '종근당 키즈벨 어린이집'을 개원했다. 만 1세부터 만 5세 사이 자녀를 둔 종근당 직원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근무시간에 따라 종일반과 맞춤반을 선택할 수 있다.

또 학부모들이 출·퇴근 시간과 휴식시간에 쉽게 방문할 수 있도록 천안공장 정문 앞에 건축했다. 자연친화적인 구조로 아이들이 실내외 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실외 놀이터와 정원, 도서관, 모래놀이터, 어린이 텃밭 등도 갖췄다.

위탁 운영은 전문 보육기관인 한솔어린이보육재단에 맡겼으며, 9명의 보육교사가 19명의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

종근당은 회사의 지속가능 경영 실현을 위해 직원들의 육아 부담을 줄이고, 일과 가정의 양립 문화 정착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조성해 회사의 경쟁력도 더욱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어린이집을 개원했다고 밝혔다.

제약공단 외 주변 직장인도 품은 '제약협동조합'

개별 기업으로는 셀트리온이 가장 먼저 어린이집을 개원했지만 제약업계 최초는 중소 제약기업들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인 '한국제약협동조합'이다. 조합은 공단 내 근로자들의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1999년 향남제약공단에 어린이집을 마련했다.

고품질 의약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려면 숙련된 여성 인력들이 필요한 만큼 공단 입주 제약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어린이집이 탄생했다.

특히 공단 내 부족한 보육시설로 제약공단 직원이 아닌 주변 직장인들의 아이들도 신청을 받고 있다. 현재 3명의 보육교사가 26명의 아동을 돌보고 있다.

사내 어린이집, 워킹맘 지원 기업 성장에도 '긍정적'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는 영유아보육법 제14조에 근거해 상시 근로자 500명 또는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이 해당된다.

제약사들은 대부분 직장 내 어린이집 설치 의무대상이 아니지만 유능한 여성 직원들의 경력 단절을 막고, 더 나아가 기업 경쟁력을 더 높이자는 취지에 따라 어린이집 설립에 앞장서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업계에 여성 직원들이 늘면서 사회적인 분위기를 따라 일과 가정의 양립문화에 힘쓰는 제약사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사내 어린이집이 자녀들을 맡길 때 더 안정감을 주는 만큼 어린이집 설치 대상이 아닌 기업들을 독려하기 위해서라도 정부 지원 등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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