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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 리그테이블]쑥쑥 크는 바이오…수익성 '과제'

  • 2019.03.18(월) 14:13

<2018 어닝>③주요 바이오기업 8곳 순위
셀트리온 '1조 클럽' 눈앞…매출 꾸준히 성장
초기 투자비·약가 인하 등 수익성 저하 우려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토종 제약사들의 매출을 매섭게 따라잡고 있다. 셀트리온은 매출 1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고, 삼성바이오로직스도 5000억원을 훌쩍 넘어섰다.

그러나 셀트리온을 제외하면 수익성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역사는 아직 10여 년에 불과해 연구개발과 공장 확대, 판매채널 확보 등에 따른 초기 투자 비용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서다.

그나마 그동안 나홀로 잘나가던 셀트리온도 약가 하락과 함께 지난해 영업이익이 30% 넘게 급감하면서 바이오의약품 산업 전반의 수익성 저하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를 내세운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계열을 제외하면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 뚜렷한 차세대 주자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과제로 꼽힌다.

*바이오시밀러: 생물의 세포나 조직 등의 유효물질로 제조된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기간이 끝난 뒤 이를 복제해 만든 바이오 복제의약품

◇ 매출 1000억 이상 8개사셀트리온·삼성바이오 '천하'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긴 바이오 기업은 모두 8곳으로 집계됐다. 이중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계열이 각각 3곳과 2곳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셀트리온과 계열사인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이 각각 매출 1, 2위와 7위에 올랐다. 셀트리온은 항암제를 비롯한 각종 의약품을 생산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이 제조한 바이오시밀러 및 기타 의약품에 대한 독점 판매권을 갖고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간질환치료제 고덱스를 포함해 정제와 경질캡슐제 등의 생산·판매를 맡고 있다.

셀트리온은 항암제 바이오시밀러인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판매 증가와 테바의 편두통 치료제인 아조비 위탁생산 등에 힘입어 매출 1조원에 바짝 다가섰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보유 품목의 시장가격 인하와 유통구조 개선을 위한 파트너사의 재고조정 등에 따라 매출이 20% 넘게 줄었다.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 및 신약 연구개발 담당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각각 매출 3위와 5위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판매 증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인천 송도 제2공장의 가동률 상승 등으로 나란히 매출이 15% 넘게 늘었다.

차병원그룹 계열인 차바이오텍은 해외 종속회사들 덕분에 매출이 16% 넘게 늘면서 5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뒀다. 기존 종속회사인 미국 할리우드 차병원은 미국 연방정부 지원금(QAF) 매출이 약 7000만달러(약 796억원) 늘었고, 호주 난임센터(CFC Glabal Pty. Ltd)를 신규 종속회사로 추가하면서 178억원의 매출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밖에 보툴리눔 톡신을 기반으로 바이오의약품을 연구개발하는 휴젤은 매출 1824억원으로 6위, 유전체 기반 신약개발 회사인 테라젠이텍스는 1175억원으로 8위에 올랐다.

◇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초기 투자비용 많은 탓

바이오 기업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초기 투자 비용이 계속 들어가는 탓에 수익성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

셀트리온은 품목 단가 인하와 1공장 증설 및 셧다운(가동 중단) 등 일시적인 요인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전년 대비 30% 넘게 급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시장가격 인하와 함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SC(램시마 피하주사 제형)' 직판을 위한 해외법인 설립 그리고 허쥬마 및 투룩시마의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크게 늘면서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고, 순이익도 급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수익성은 여전히 부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영업이익이 15% 넘게 줄었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다만 순이익은 크게 개선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흑자로 돌아섰고,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적자가 크게 줄었다. 다만 두 회사 모두 미국 제약사인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여서 큰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콜옵션: 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 모두 낮은 약가를 내세운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집중하고 있어 향후 수익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대체로 바이오의약품은 고가인데 반해 바이오시밀러의 약가는 오리지널의 30~40% 수준으로 저렴해 가격이 가장 큰 경쟁력으로 꼽힌다.

문제는 최근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 기업들이 바이오시밀러에 대응하기 위해 약가를 낮추는 사례가 계속 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 바이오시밀러 제품도 이를 따라 약가를 더 낮출 수밖에 없어 수익성 악화는 물론 최악의 경우 개발비용 회수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이 밖에 휴젤은 아시아 판매채널을 재정비하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테라젠이텍스도 노후 기계설비 교체 및 신규 기계설비 투자, 관계기업 투자주식 손실 등으로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적자로 돌아섰다.

대형 바이오 기업들 가운데 수익성이 좋아진 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모두 흑자전환한 차바이오텍이 유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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