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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인보사', 팥으로 메주를 쑤고도 몰랐다

  • 2019.04.01(월) 17:42

최신 유전자 검증기법서 다른 세포로 확인
"세포명만 다를 뿐 안전성·유효성 변함 없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세계 최초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K'의 유통 및 판매중지에 나섰다. 미국시장 진출 과정에서 최신 유전자 검증 기법(STR TEST)을 적용해보니 연골유래세포인 줄 알았던 인보사 성분이 신장세포라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세포 명칭만 달라졌을 뿐 임상부터 허가까지 같은 세포였던 만큼 구성품목만 변경하면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다른 세포명으로 허가가 난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허가가 취소되거나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미국시장 진출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이번 사태로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티슈진은 물론 그룹 지주사인 코오롱 등 코오롱그룹 3사의 주가도 급락했다. 1일 증시에서 코오롱생명과학과 코오롱티슈진은 하한가로 추락했고, 코오롱도 20% 가까이 떨어졌다.

▲왼쪽부터 코오롱생명과학 조정종 팀장, 유수현 상무, 이우석 대표, 최헌식 상무, 이재식 팀장.

코오롱생명과학은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유통·판매 중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이사는 "17년 전인 2003년 처음 만들어진 인보사를 구성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연골유래세포가 아니라 신장세포 계열인 293유래세포라는 것을 최근 확인했다"면서 "인보사를 필요로 하는 환자분들을 비롯해 바이오산업에서 고군분투하는 정부와 학계, 기업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이사는 "다만 이름표가 잘못 붙었을 뿐 처음부터 인보사를 구성하는 물질은 다르지 않다"면서 "오랫동안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한 만큼 의혹 없이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는데 회사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신약 29호로 허가받은 인보사는 1액인 사람의 연골세포(HC) 75%(3개)와 2액인 형질전환세포(TC) 25%(1개)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은 2액인 형질전환세포다. 형질전환세포는 세포조직을 빨리 증식하게 하는 유전자 'TGF-β1*'이 도입된 동종유래 연골세포다.

*TGF-β1(Transforming Growth Factor-β1): 인체에서 생성되는 단백질의 일종으로 세포증식을 촉진한다.

코오롱생명과학이 2004년 유전자 세포 특성분석을 진행했을 당시엔 이 형질전환세포가 연골 유래세포라는 판단이 나왔지만, 최근 유전학적 특성을 광범위하게 확인할 수 있는 STR 테스트에선 연골 유래세포가 아닌 293유래세포(신장세포)로 확인됐다는 주장이다.

이 사실은 미국시장 진출 과정에서 드러났다. 직접 제조생산을 담당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경우 여러 세포를 다루는 위탁생산업체(CMO)를 거쳐야 한다. 이에 미국 FDA가 CMO 검증 차원에서 세포 특성의 추가분석을 요구했고,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STR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형질전환세포가 293유래세포로 최종 확인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유수현 바이오사업본부 상무는 "당시 STR 분석은 대중적인 방법이 아니었고, 의학적·과학적 기술로 연구세포의 특성분석을 진행한 결과 TGF-β1 유전자 발현 등을 통해 연골세포로 확인됐다"면서 "비록 명칭은 다르지만 비임상부터 임상, 허가를 위해 1차 생산된 세포 모두 일괄된 세포"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초 임상시험 이후 현재까지 11년간 3548명에게 투약된 이후 안전성이 우려되는 부작용 보고 사례는 없었다"면서 "이미 똑같은 구성성분을 가지고 전임상부터 1상부터 3상까지 전부 마친 만큼 안전성을 모두 확보한 물질이라는 점은 변함 없다"고 강조했다.

유 상무는 "일단 인보사의 판매 및 유통을 일시 중지하고 앞으로 식약처와 국내외 전문가들을 통해 재확인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4월 2주차에 STR 결과를 식약처에 통보한 협의를 진행하고, 5월 중순에는 FDA와 협의 후 임상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일단 국내에서 제조·생산한 인보사의 STR 테스트를 진행해 신장세포 유입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사하고, 그에 따라 국내외 허가사항이 조정될 수 있다는 얘기다. 코오롱은 고의는 없었고, 효능도 같은 만큼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세포명으로 허가가 난 만큼 조사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허가가 취소되거나 임상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할 수도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이우석 대표 등 임원들이 인보사의 세포 착오 사태에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이우석 대표이사는 "일부 허가절차 지연이나 수출국에서 허가절차 진행이 일부 지연되는 등은 현실적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근본적 비즈니스 면에서는 안전성과 유효성이 검증되면 복원될 것이라고 본다"며 "당장 예단하기는 어렵고 앞으로 진행과정에서 보고드릴 점은 즉시 알려드리겠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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