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들은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는 것을 자랑처럼 얘기하지만 그 말의 끝은 깊게 연구하지 않았다는 말과 닿아 있다. (중략) 소비자들의 편의를 위한 기획력이 들어가지 않았으니 부가가치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3부, '100%에 빠지지 마라 ' 중에서
최근 '농튜버'가 인기를 끌고 있다. 농사짓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유하는 신세대 농부들 이야기다.
이들은 논밭에 나갈 때 농기구, 퇴비와 함께 스마트폰과 셀카봉을 챙긴다. 밭을 갈고 잡초를 뽑으며 끊임없이 전국의 소비자들과 소통한다. 자신의 농작물에 스토리와 이미지를 입힌다.
전 국민이 온종일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 현대 한국의 새로운 풍속도다. 요즘은 식자재를 스마트폰으로 주문, 새벽에 배송받아 아침을 차린다. 돈을 더 주더라도 유기농 제품을 찾는다. 소비자가 변하면 상품 생산자도 변해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농부들은 생산물 판매에 익숙하지 않다. 막연히 농사를 잘 지어 맛있는 사과, 맛있는 배추를 내면 알아서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마침 두 명의 상품기획 전문가가 대한민국 농부들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영빈·최낙삼 저 '대한민국 농가농촌을 위한 상품기획의 정석'(사진)이 그 과실이다.
두 전문가는 내 농작물이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불특정 다수에게 농작물을 팔아선 수입도 불명확할 수밖에 없다. 고급 상품인지, 희귀 작물인지, 박리다매인지 판매 방향을 먼저 기획하고 농사를 지어야 한다.
다음은 농작물에 브랜드 가치를 입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고구마, 감자도 브랜드 없인 안팔리는 시대다. 이제 농업도 마케팅이 필요하다.
"난 땅만 아는 농사꾼이라 SNS가 뭔지 모른다"는 사람도 좋다. 상품 포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도 좋다. 책을 읽다보면 두 전문가가 실제 사례와 함께 실천방법을 제시하면서 친절하게 이끌어 준다.
저자 이영빈은 노스텍사스주립대학교에서 패션머천다이징을 전공한 대한민국 1세대 상품기획 전문가다. 2012년 수산 가공식품 개발을 시작으로 농수산 가공상품에 대한 OEM, ODM 개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자 최낙삼은 1996년부터 CJ오쇼핑에서 상품기획자의 커리어를 쌓은 상품기획자다. 저서로는 '홈쇼핑으로 대박 터뜨리기', '저성장 시대에 상품기획을 잘하는 10가지 방법' 등이 있다.
[지은이 이영빈·최낙삼/펴낸곳 도서출판 새빛·유피피코리아/204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