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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이유

  • 2019.07.23(화) 14:57

오비맥주, 성수기 앞두고 카스·필굿 기습 가격 인하
"테라 견제+불매운동 일본맥주 빈자리 채우기 전략"

사진=오비맥주 제공.

지난 3월 기습적으로 맥주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오비맥주가 여름 성수기에 맞춰 한 달여간 가격을 내리기로 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시적인 출고가 인하는 국내 주류업계에선 찾아보기 어려운 이례적인 행보여서다.

오는 8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가격을 할인하는 이벤트성 마케팅이긴 하지만 최근 경쟁사가 촉발한 국내 맥주 브랜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오비맥주, 내달까지 카스 할인 판매…업계 "이례적"

오비맥주는 대표 맥주 브랜드인 카스와 발포주 필굿을 오는 24일부터 내달 31일까지 한 달 여간 할인 판매한다고 23일 밝혔다. 카스의 경우 출고가를 패키지별로 4~16% 인하해 공급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대표 제품인 카스 병맥주는 500㎖ 기준으로 출고가가 현재 1203.22원에서 1147.00원으로 4.7% 낮아진다.

오비맥주는 "여름 성수기에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이 직접적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행사를 기획했다"면서 "소비자 혜택 증대에 초점을 맞춘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의 취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최근 국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과 관련해 "국산 맥주에 대한 소비 촉진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류 거래질서 확립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는 주류 리베이트 쌍벌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부 정책이다. 정부는 주류 도매∙소매업자들이 주류회사의 지원금을 받을 경우 주류회사는 물론 도·소매업자를 모두 처벌하는 '쌍벌제'를 이달 초 시행하기로 했다가 외식업·유흥음식업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에 부닥쳐 잠정적으로 미뤘다.

관련 정책 시행은 미뤄졌지만 취지를 먼저 반영했다는 게 오비맥주 측 설명이다. 지원금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이를 가격인하 등 마케팅 비용으로 쓰겠다는 의미다.

◇ 발포주 필굿은 41% 인하…필라이트 독주체제 깨기

업계에서는 오비맥주가 설명한 이유들과는 다른 분석을 내놓는 목소리도 있다. 최근 경쟁사인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맥주 브랜드인 테라가 인기를 끌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앞서 오비맥주가 지난 3월 카스 등 맥주제품 가격을 인상할 때도 이런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오비맥주가 카스 가격 인상을 발표할 경우 주류 도매상들이 실제 가격이 오르기 전에 사재기를 시작하고, 이에 따라 신제품인 테라가 들어갈 자리가 없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르게 테라가 출시 100일만에 판매량 1억병을 넘어서는 등 초반 인기를 끌자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다시 카스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이번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분석이다. 이번 가격 인하로 카스 출고가는 테라 출고가와 같아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출고가를 내린다고 해서 음식점이나 술집 등에서 판매가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라며 "결국 테라를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필굿 광고 화면. (사진=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최근 점차 몸집이 커지고 있는 발포주 시장에서도 가격 할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올해 1월 출시한 발포주 필굿의 가격을 대폭 낮추기로 한 것. 오비맥주는 '필굿' 355㎖캔의 경우 10%, 500㎖캔은 41%가량 가격을 낮춰 도매사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하된 출고가를 적용하면 355㎖ 캔의 경우 대형마트에서 '12캔에 9000원' 판매도 가능하다는 게 오비맥주 측 설명이다.

국내 발포주 시장은 하이트진로가 지난해 4월 '팔라이트'를 선보인 뒤 독주 체제를 유지하다가 오비맥주가 올해 필굿을 출시하며 후발주자로 뒤쫓는 구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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