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자담배 흡연자가 급증하면서 연초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기존 궐련 담배보다 냄새가 덜 나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이에 따라 담배 제조 업체들은 냄새 저감 제품을 확대하는 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 냄새 저감 제품 인기 '급상승세'
업계에 따르면 KT&G가 지난 8월 냄새 저감 기술을 적용해 리뉴얼한 '레종 휘바' 제품은 기존보다 판매량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7월까지 이 제품 판매량은 일 평균 2만 3000갑가량이었는데 리뉴얼 직후인 9월에는 4만 갑으로 증가했다. 이달에도 일 평균 4만 4000갑이 팔리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KT&G 관계자는 "레종 휘바의 경우 손에서 냄새가 덜 나도록 필터 부분에 '핑거존'을 만든 것 등이 관심을 끌며 인기를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KT&G가 레종 휘바를 리뉴얼해 내놓은 이유는 냄새 저감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KT&G는 앞서 지난 4월 말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라는 냄새 저감 제품을 출시한 바 있다.
이 제품은 출시 4개월 만에 판매량이 1000만 갑을 돌파하는 등 흡연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통상 일반 궐련 신제품의 경우 판매량 1000만 갑을 넘어서기까지는 1년 이상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에쎄 체인지 히말라야는 이달 중순까지 편의점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이 1500만 갑을 돌파했다. 일 평균 판매량도 지난 5월 6만 갑가량에서 10월 12만 갑가량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 전자담배 흡연자도 흡수…제조업체도 '주목'
실제 전자담배 흡연자들은 일반 궐련 담배와 비교해 냄새가 덜 난다는 이유로 전자담배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설문 자료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75.7%가 '일반 담배에 비해 냄새가 덜 난다'라는 항목을 꼽기도 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궐련형 전자담배 사용자 중 절반(47%)가량이 일반 궐련 담배를 함께 이용한다는 점이다. 결국 냄새 저감 제품은 일반 담배 사용자 외에도 궐련형 전자담배 흡연자까지 끌어들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KT&G와 JTI코리아 등 담배 제조업체들은 점차 냄새 저감 제품 확대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KT&G의 경우 연내 담배 냄새를 줄이는 연구개발을 중점적으로 하는 부서를 신설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담배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 혼용 양상 속에서 냄새저감 궐련 담배 시장이 커지고 있다"면서 "흡연 후 입에서 냄새가 덜 나는 점이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