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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쿠팡·SSG, 재무제표로 본 새벽배송 경쟁력

  • 2020.04.22(수) 17:10

새벽배송 춘추전국시대…재고관리가 '핵심'
마켓컬리·SSG, 재고기간 짧아 효율성 우수
쿠팡, 전국 배송망 강점…롯데는 '다크호스'

코로나19 사태로 '집콕' 생활을 계속하다 보니 식생활이 보통 걱정이 아닙니다. 장은 봐야 먹고 살텐데 외출이 두려운 상황입니다. 이럴 때 새벽배송이 있어 참 다행입니다. 아이 먹일 우유가 떨어져도 잠들기 전 주문만 하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우유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벽배송 유통업체들은 그야말로 물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비극이지만 새벽배송 업체로선 분명한 기회입니다. 국내에서 새벽배송 서비스가 시작된 건 2014년 12월입니다. '샛별배송'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새벽시장을 연 마켓컬리의 설립일이기도 합니다.

그후 쿠팡과 SSG가 가세하면서 말 그대로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켓컬리와 쿠팡, SSG 등 새벽배송 3사가 사활을 건 대규모 투자 경쟁에 나서고 있습니다.

◇ 새벽배송 춘추전국시대

그렇다면 새벽배송 경쟁력은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여러 기준이 있을 수 있지만 지난해 재무제표를 보면 간단한 계산만으로 어느 정도는 가늠할 수 있습니다.   

새벽배송 3사 모두 배송 대상 식품을 직접 만들진 않습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납품을 받은 뒤 판매하는 유통 역할에 충실한데요. 유통 방식은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상품을 직접 사들인 뒤 판매하는 직매입 구조 그리고 유통망만 제공하고 중개수수료를 받는 오픈마켓이 있습니다.

그런데 새벽배송을 하려면 직매입이 필수입니다. 오픈마켓 구조에선 입점업체들이 새백배송을 감당할 물류망을 갖출 수 없기 때문인데요. 같은 맥락에서 직매입을 하려면 탄탄한 자체 물류망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재고관리가 중요한데요. 그러려면 적재적소에 물류센터가 있어야 합니다. 새벽배송 3사의 투자가 결국 물류센터로 향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 경쟁력 핵심은 창고 및 재고관리

재고관리는 예전부터 유통업체의 가장 큰 숙제입니다. 재고는 곧 돈입니다. 창고 자체의 운용 비용은 물론 재고기간 가격 하락 가능성 여기에다 신선식품의 경우 창고 안에서 썩으면서 아예 판매가 불가능해집니다.

창고를 통한 재고관리 경쟁력은 재무제표로 계산해 볼 수 있는데요. 바로 재고자산의 회전기간을 보면 됩니다. 재고가 판매되기 전에 얼마 동안 창고에 쌓여있었는지는 보여주는 지표인데요.

이 수치는 짧을수록 좋습니다. 그만큼 현금이 잘 돌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특히 컬리나 쿠팡처럼 외부투자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쌓여가는 재고를 더 경계해야 합니다.

재고자산 회전기간은 '365일/회전율' 공식으로 구합니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당기의 매출원가를 전기 말 재고자산과 당기 말 재고자산의 평균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다음 표는 컬리와 쿠팡 그리고 SSG의 재고자산 회전기간을 비교한 그래프입니다. SSG의 경우 2018년 이전까진 이마트에서 분할되기 전 수치입니다. 비교를 위해 조만간 롯데on이라는 이름으로 새벽배송을 시작하는 롯데쇼핑의 수치도 함께 넣었습니다.

◇ 재고자산 회전기간 최소화가 관건

새벽배송의 선구자인 컬리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재고자산 회전기간이 20일을 넘긴 적이 없습니다. 2018년에는 15일 수준으로 낮아졌습니다. 창고에 물건이 들어온 뒤 보름이면 팔려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지난해 수치가 오르긴 했지만 여전히 낮은 편입니다. 다만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은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에서만 가능해 한계로 꼽힙니다.

쿠팡은 컬리와 비교해 다소 수치가 높은 편입니다. 평균적으로 한 달가량 창고에 상품을 보관합니다. 새벽배송 3사 중 가장 떨어지는데요. 다만 2014년엔 60일을 웃돌았음을 감안하면 그래도 개선 추세에 있긴 합니다. 쿠팡의 라이벌인 위메프나 티몬 등은 여전히 60~70일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쿠팡의 경우 식품 외에 일반상품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 새벽배송 3사 중 유일하게 전국 단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SSG는 대기업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8년 분할 전까지는 쿠팡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후엔 10일로 확 줄어듭니다. 컬리와 비교해도 일주일이나 짧습니다. 신세계가 SSG를 따로 떼내 투자를 집중한 효과를 본 겁니다. 전국 단위 새벽배송만 가능해지면 새벽배송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새벽배송을 준비 중인 롯데쇼핑도 살펴봤습니다. 롯데쇼핑은 2018년 기업회계기준서 제1115호 도입 후 재고자산이 크게 줄었습니다. 그 결과 재고자산 회전기간도 쿠팡과 견줄만한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최근 롯데on을 론칭하면서 새벽배송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데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물류 투자 효율성은 조금씩 차이

새벽배송 기업들은 지금도 끊임없이 물류 투자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효율성 측면에선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요. 우선 마켓컬리는 판관비가 매출이익보다 큽니다. 무조건 영업손실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건데요. 그러다 보니 많이 팔수록 적자도 커집니다. 작년에도 매출이 늘면서 영업손실도 함께 늘었습니다.  

마켓컬리의 판관비가 높은 이유는 포장비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있기 때문인데요. 판관비의 4분의 1정도가 포장비로 쓰입니다. 여기에 더해 배송비도 판관비의 4분의 1정도 되는데요. 실제로 지난해 기준으로 상품을 포장하고 배송하는 데만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썼습니다. 매출의 4분의 1에 달하는데요. 마켓컬리가 과연 이런 구조로 배송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쿠팡도 마켓컬리처럼 판관비가 매출이익을 넘어섭니다. 다만 희망이 있다면 최근 영업손실 규모가 크게 줄었다는 건데요. 그래도 아직 영업손실이 7200억원이나 됩니다. 흑자 구조로 바꾸려면 비용 구조를 더 줄일 수밖에 없습니다. 투자는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죠.

SSG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입니다. 개별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손실은 832억원 규모로 새벽배송 3사 중 가장 적습니다. 신세계라는 모회사의 지원도 든든하죠. 최근 신세계는 로젠택배까지 눈독을 들이고 있습니다. SSG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롯데가 새벽배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시장 판도가 다시 한번 바뀔 공산이 큽니다. 신세계·이마트와 대표적인 유통 공룡으로 꼽히는 롯데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 유통 공룡들과 신흥 강자들의 새벽배송 경쟁이 과연 어떻게 전개될까요. 벌써부터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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