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다. 자본 잠식 상태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경쟁사들과는 차별화되는 요인이다." (SSG닷컴)
"대기업 등 여러 경쟁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 뛰어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창사 이래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를 확고하게 지켜오고 있다."(컬리)
"새벽배송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 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오아시스 마켓)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 업체들의 상장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있다. 오아시스에 이어 최근 SSG닷컴과 컬리가 기업공개를 위한 대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세 업체 모두 내년 상장이 목표다. 상장 전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은 저마다의 강점을 내세우는 동시에 경쟁사의 약점을 꼬집기도 했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라는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업체들이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상장을 추진하는 만큼 앞으로도 이런 신경전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SSG닷컴·컬리, 상장 주간사 선정 완료
SSG닷컴은 최근 미래에셋증권과 씨티은행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2022년을 목표로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외국계 투자은행인 모건 스탠리와 제이피모간체이스는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SSG닷컴은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물류 인프라와 IT 분야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컬리 역시 기업공개를 위한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JP모간을 공동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상장 작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올해 안에 심사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지난해 8월 NH투자증권에 이어 지난 6월 한국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시장에서 추정하는 기업 가치는 SSG닷컴이 10조원가량으로 가장 크다. SSG닷컴의 올해 상반기 거래액은 2조5000억원 정도로 연말까지 5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컬리의 기업가치는 4조~5조원 수준으로 여겨진다. 컬리 관계자는 "마켓컬리의 거래액 규모는 지난해 1조원을 넘어서 올해 약 2조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최근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총 100억원을 투자하면서 기업 가치를 1조100억 원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증권사가 상장 대표 주관을 맡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례는 극히 이례적"이라며 "기업의 성장성 자체에도 큰 신뢰를 갖고 있는 것은 물론 성공적인 상장에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몸집 불리기 본격화…1호 상장사도 관심사
세 업체 모두 상장 작업을 본격화한 만큼 국내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성공적인 상장을 위해서는 일단 거래액이나 매출 등 몸집을 불릴 필요가 있다. 더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다.
우선 SSG닷컴의 경우 모회사 이마트의 오프라인 점포와의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에 나서고 있다. 각지의 이마트 점포를 물류센터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오는 2025년까지 대형 PP센터를 전국에 70여 개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현재 하루 14만건 수준의 배송 물량을 최대 36만건까지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오픈마켓 서비스를 시작해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마켓컬리의 경우 지난 5월 새벽배송 서비스를 충청권으로 확대한 데 이어 8월에는 영역을 대구로도 넓혔다. 연내 부산 등 남부권까지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호텔이나 뷰티, 가전제품 등 비식품 제품을 판매하며 구색을 늘리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오아시스 역시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동시에 직영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는 등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세 업체는 최근 상장 진행 소식을 전하면서 경쟁사를 겨냥한 듯한 언급을 하며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세 업체가 신선식품 새벽배송이라는 같은 영역에 속해 있는 만큼 경쟁사를 신경 쓸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먼저 SSG닷컴이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27일 상장 대표 주관사를 선정했다고 밝힌 뒤 "SSG닷컴은 법인 출범 이래 관리 가능한 수준의 손익을 유지하고 있다"며 "자본 잠식 상태로 매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경쟁사들과 차별화되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컬리는 이틀 뒤 보도자료를 통해 이를 반박하는 듯한 내용을 실었다. 컬리는 "적극적인 선투자로 영업손실이 늘어나긴 했지만, 매출에서 변동비를 뺀 공헌 이익은 흑자로 전환한 지 3년이 넘었다"면서 "회계장부상 우선주 관련 평가손실 등의 요인으로 인해 현재는 자본잠식 상태로 표기되고 있으나, 이 우선주는 상장 과정상 자연스레 보통주로 전환되면서 자본 총계도 흑자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오아시스마켓의 경우 "새벽배송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하며 탄탄한 재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을 재차 내세웠다. 또 "2021년 오아시스마켓의 순추천고객지수는 평균 25.2로 최상위권"이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데 반해 고객 스스로 오아시스마켓을 강력히 추천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는 물류 인프라를 갖추는 데 많은 자금이 들 수밖에 없는 사업"이라면서 "누가 가장 먼저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상장하느냐가 향후 경쟁에서도 중요한 만큼 성공적인 상장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