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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스토리]현대백화점, 화장품 탐내는 진짜 이유

  • 2020.06.05(금) 09:20

SK바이오랜드 인수 추진…시너지 기대
의약품 및 의료기기로 영역 확대 모색

현대백화점그룹이 화장품 사업을 본격화할 모양입니다. 국내 천연화장품 원료 1위 업체인 SK바이오랜드 인수에 나서면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 사업에 대한 관심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우선 드는 생각은 유통 전문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이 갑자기 왜 화장품 사업에 관심을 가지는가입니다. 백화점 사업을 하면서 굳이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 이유가 없어 보여서입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니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 사업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이유가 있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미 화장품 사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었더군요. 패션 계열사인 한섬을 통해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지분 51%를 인수했습니다. 내년 초에는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이미 화장품 사업 진출을 위해 한 발을 걸쳐둔 상태인 겁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타진하고 있습니다. 클린젠코스메슈티칼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나 봅니다. 그렇다면 해답은 왜 SK바이오랜드일까에서 찾을 수 있을 겁니다. SK바이오랜드는 1995년에 설립됐습니다. 2016년 SK그룹에 편입되면서 SK바이오랜드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내 천연화장품 원료시장에서 독보적인 점유율을 자랑합니다.

실적도 좋습니다. 2017년 이후 작년까지 꾸준히 매출 1000억원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영업이익도 작년 145억원으로 살짝 주춤했지만 꾸준히 160억원 이상을 유지해왔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작년 영업이익률이 13.6%에 달합니다. 이런 지표들인 SK바이오랜드가 무척 견실한 업체임을 증명합니다. 올해 1분기 실적도 괜찮습니다. 매출액 217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외형적으로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화장품 사업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이 화장품 유통과 기획을 담당하고, SK바이오랜드는 원료 공급은 물론 제조와 생산을 담당하는 구조가 가능해집니다. 비록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은 한섬이, SK바이오랜드는 현대HCN이 인수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룹의 지붕 아래서 두 업체간 시너지는 기대해볼만한 대목입니다.

단위 : 억원.

현대백화점그룹이 국내 유통시장에서 오랜 기간 강자로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고급 이미지' 덕분입니다.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경영에 방점을 찍고 꾸준히 상품 구성과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써온 결과입니다. 경쟁업체들이 외형 확장 여파로 힘들어할 때도 현대백화점그룹 홀로 웃을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도 기존과는 다른, 기능성이 강조된 고급 화장품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내 천연화장품 원료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만큼 현대백화점그룹이 추구하는 고급화를 뒷받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많습니다. 더불어 현대백화점그룹은 현재 백화점은 물론 면세점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내 면세점에 이어 최근에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에도 입성합니다. 이는 현대백화점그룹의 화장품이 입점할 수 있는 채널이 갖춰졌다는 의미입니다. 또 다른 의미에서 시너지가 되는 셈입니다. 

여기까지는 겉으로 드러난 SK바이오랜드 인수 효과입니다. 그런데 좀 더 들여다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시선이 단순히 화장품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SK바이오랜드이 영위하고 있는 사업에 그 답이 있습니다. SK바이오랜드는 화장품 원료뿐만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의약품, 의료기기 사업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근 SK바이오랜드가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던 부문들입니다.

특히 의약품 부문의 경우 최근 들어 성과가 좋습니다. 매년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의료기기 부문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 점을 놓칠리 없습니다. 일각에서 현대백화점그룹의 SK바이오랜드 인수 추진을 두고 단순한 화장품 사업 진출이 아니라 더 멀리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는 이유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미 인수한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의 사업과도 부합합니다.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은 화장품과 의약품을 결합한 특수 영역의 제품을 추구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으로서는 SK바이오랜드 인수를 통해 화장품은 물론 의약품 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늘 신중하되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라고 판단되면 과감히 움직입니다. 이번 건도 그 연장선상에 있어 보입니다.

단위 : 억원.

또 다른 이유로는 경쟁사인 신세계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신세계의 경우 신세계인터내셔날을 통해 화장품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패션과 화장품 사업을 양대 축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화장품 사업이 성장 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선보인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의 인기에 힘입은 바가 큽니다.

현재 국내 패션사업은 한계에 부딪쳤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패션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다른 먹거리를 찾았고 그것이 화장품이라는 분석입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사업으로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을 통해 클린젠코스메슈티칼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최근 새로운 사업 구조 짜기에 골몰하고 있습니다. 면세점 사업 확장부터 현대HCN 매각 추진까지 다양합니다. 유통업에만 집중된 사업 구조를 수익성이 높은 사업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과 같은 유통업 중심의 구조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변화될 산업 패러다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SK바이오랜드 인수 추진의 이면에는 이같은 생각이 깔려있습니다. 사업 다변화와 더불어 더 먼 곳을 내다보고 투자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과거 현대백화점그룹은 과감한 투자보다는 돌다리가 부서질 때까지 두드려보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랬던 현대백화점그룹이 이제는 선제적인 투자에 나섰습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의 과감한 변신 시도가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 무척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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