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임직원들의 단체 급식을 담당하는 회사에서 재계 순위 21위 유통 대기업으로 성장".
현대백화점이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1971년 현대그룹의 복지를 담당하던 금강개발산업에서 출발해 연 매출 20조원을 기록하는 국내 유통 업계의 대표 주자로 성장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030년에는 연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룹 급식 업체'서 '국내 대표 유통 기업'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15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사사(社史) '현대백화점그룹 50년사'를 발간하고 100년 이상 지속되는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고 14일 밝혔다. 올해 초 발표한 '비전 2030'을 지렛대 삼아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는 한편 사회와 선순환할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해 매출 20조원을 달성한 국내 대표 유통 기업이다. 자산 기준 재계 순위는 21위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의 출발은 화려하지 않았다. 지난 1971년 당시 현대그룹의 복지와 단체급식, 작업복 지원 등을 담당하는 '금강개발산업'이 모태다. 유통 사업에 첫발을 내디뎠던 때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지난 1975년 현대건설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을 당시 상가 내 슈퍼마켓 운영권을 맡았던 게 전부다.
하지만 지난 1985년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을 개점하면서 유통 사업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특히 당시에는 낯설었던 '문화 백화점'을 표방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백화점이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니라 생활 문화를 제안하는 곳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발상의 전환이 반향을 일으켰다. 이를 발판으로 현대백화점은 당시 업계 후발 주자에서 지금은 국내 유통 산업의 대표 기업으로 지속 성장해왔다.
뷰티·헬스케어 등 미래 사업…'100년 기업'으로
현대백화점그룹은 유통 업계에서 조용하지만 강한 기업으로 통한다. 무분별한 인수합병(M&A)으로 문어발식 확장을 하기보다는 재무적인 안정성을 유지하며 실속 있는 투자를 해왔다. 지난 수년간 국내 유통 시장이 온라인 시장으로 쏠리자 대부분 유통 업체들은 관련 사업을 키우는 데에만 공을 들였다. 하지만 현대백화점은 '잘하던 사업'을 '더욱 잘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지속했다.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에 선보인 '더현대 서울'이 대표적이다. 실제 '더현대 서울'은 오픈과 동시에 흥행몰이에 성공하며 오프라인 유통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선보인 현대백화점 판교점 역시 지난해 오픈 5년 만에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 1조 클럽 가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도 했다.
현대백화점은 현재 유통과 패션, 리빙·인테리어를 핵심 사업으로 두고 있다. 여기에 뷰티와 헬스케어, 바이오, 친환경 등 미래 사업을 더해 오는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를 통해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사회와 선순환하며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ESG 경영'을 실천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 현대백화점은 이사회 산하에 'ESG 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대표이사 직속 ESG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창립 50주년 기념사를 통해 "우리 그룹의 50년 역사를 한 줄로 압축한다면 과감하고 열정적인 도전의 연속"이라며 "우리는 이제 반세기 동안 축적된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100년 그 이상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새로운 역사를 함께 만들어나가자"고 말했다.
이어 "기업의 성장과 사회적 가치 추구가 선순환될 수 있도록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활동을 진정성 있게 유지하면서 친환경 가치를 창출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