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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장 교체' 롯데ON, 이번에는 달라질까

  • 2021.04.13(화) 17:00

나영호 롯데ON 신임 대표, '디지털 DNA' 강조
출범 1년 대규모 행사…식품 영역 경쟁력 강화

롯데는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것을 저와 우리 e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 - 나영호 롯데ON 신임 대표

롯데그룹의 온라인 통합 플랫폼인 '롯데ON'이 새 대표 체제로 재도약에 나선다. 롯데는 지난 12일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신임 대표로 임명했다. 롯데는 기존 전무급이었던 롯데ON 대표를 부사장으로 격상하는 파격 인사를 단행했다. 그만큼 롯데ON에 힘을 실어주겠다는 의지가 읽히는 대목이다.

롯데ON은 이달 말 출범 1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그간 부진했던 롯데ON의 성장을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또 그룹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식품 영역에 집중해 차별화한 경쟁력을 만들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 나영호 신임 대표 "롯데의 디지털 전환이 미션"

롯데지주는 지난 12일 나 신임대표를 롯데온 e커머스사업부장으로 정식 선임했다고 밝혔다. 나 대표는 롯데 그룹 광고 계열사인 대홍기획에 근무하다가 롯데닷컴 창립 멤버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후 현대차 그룹과 LG텔레콤 등을 거쳐 2007년 이베이코리아에 합류한 뒤 G마켓 신규사업실장과 전략기획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베이코리아 간편결제 서비스인 스마일페이 등 주요 전략 사업을 총괄한 인사다.

그는 지난 12일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취임 인사를 대신했다. 그의 취임 첫 일성은 '디지털 전환'이었다. 나 대표는 "롯데그룹의 디지털 전환이 이 자리에 오게 된 이유이자 나의 미션"이라며 "롯데그룹은 디지털로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거기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혁신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것을 우리 이커머스 사업부가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롯데ON 제공.

그는 또 "나는 대홍 출신, 롯데 출신, G마켓 출신, 이베이 출신이 아니라 '인터넷 출신'이고 '디지털 DNA'를 가진 사람"이라며 "우리 DNA는 디지털이어야 하고, 일하는 방식과 문화도 디지털 방식에 걸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롯데ON은 롯데그룹이 온라인 사업에 힘을 주기 위해 공을 들여 준비한 사업이다. 이달 말이면 출범 1주년을 맞는다. 이런 조직의 새 수장으로 온 인사가 첫 일성으로 '디지털 전환'을 외쳤다는 점은 롯데 그룹의 '온라인 전환'이 여전히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실제 롯데ON의 지난해 연간 거래액은 7조 6000억 원가량으로 전년(7조 1000억 원)보다 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이커머스 시장 성장률이 20%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지난 2월 조영제 전 대표가 자리에서 물러난 것도 사업 부진 때문이었다.

나 대표는 이에 따라 롯데ON의 방향성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e커머스 사업부의 역할과 미션을 재정의하고 롯데ON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롯데그룹, 그리고 롯데의 e커머스가 처한 상황에 부정적인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여러분들이 도와주신다면 분명히 기존과는 다른 방향, 과정, 결과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롯데ON, 올해는 다르다

롯데그룹 역시 그간 전무급 인사가 맡았던 롯데ON 수장 자리를 부사장으로 격상하며 나 대표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간 롯데쇼핑 사업 부문 가운데 부사장급은 백화점 부문장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그만큼 롯데의 이커머스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는 게 시급하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롯데ON은 나 대표를 앞세워 조직의 체질 개선은 물론 실적 반등도 꾀한다는 계획이다. 일단 이달 28일 롯데ON 출범 1주년을 맞아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ON 관계자는 "4월 마지막 주 역대급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출범 초 다소 주춤했던 게 사실이지만 올해는 실적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더불어 올해는 식품군을 중심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롯데그룹의 유통·식품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최근 '푸드 온(Food ON)'이라는 상표권을 출원하기도 했다. 애플리케이션 내 식품 전문관을 신설해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도 롯데의 이런 움직임에 긍정적인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소연 교보증권 연구원은 "롯데는 최근 중고나라 인수 참여 등 이커머스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며 "특히 올해는 식품을 중심으로 한 롯데ON의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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