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유제약의 최근 주가변동이 심상치 않습니다. 유유제약 주가는 지난 12일 8310원에서 16일 128% 증가한 1만8950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수일간 지속된 주가급등에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유유제약을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에 들어갔는데요. 그 영향으로 유유제약의 주가는 19일 1만4200원으로 떨어졌습니다.
유유제약의 주가가 급등한 이유는 코로나19 진단키트 때문입니다. 최근 취임한 오세훈 서울시장이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국내 사용승인을 촉구하면서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자가검사키트는 누구나 직접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습니다. 배란 및 임신테스트기처럼 두 줄이 나타나면 양성, 즉 감염됐음을 의미합니다. 기존 코로나 검사와 달리 선별진료소나 임시검사소를 방문하지 않아도 되고 즉석에서 검사 결과를 알 수 있어 간편하지만 정확도는 다소 떨어집니다.
유유제약은 합성 제네릭(복제의약품)을 기반으로 성장한 전통 제약기업 입니다. 문제는 유유제약이 바이러스 진단키트에 대한 기술력도 없고 생산할 여력도 없다는데 있습니다. 그런 유유제약이 어떻게 코로나19 진단키트 관련주로 떠오른 걸까요.
유유제약은 지난해 6월 국내 체외진단 시약 및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와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모델명은 ‘STANDARD M nCoV Real-Time Detection Kit’으로, 채취한 검체의 유전자(핵산)를 증폭시킨 후 그에 따른 연쇄반응으로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하는 PCR 방식입니다. 국내에서 허가받은 대부분의 코로나19 진단키트들도 PCR 방식입니다. 이 제품은 지난해 2월 국내에서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후 같은 해 8월 정식허가를 받았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지난 4월 긴급사용승인을 받았죠. 유유제약은 미국 등 해외에 해당 제품 수출을 맡고 있습니다. 독점 공급계약은 아니고 양분해서 유통하는 형태입니다.
여기서 짚어야 할 점은 유유제약과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항원검사)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사업으로 지난해 1조6862억 원의 매출을 달성하며 급부상했는데요.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는 IPO(기업공개)를 준비중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 아직 상장하지 않은 상태여서 투자자들의 이목이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있는 유유제약에 몰린 겁니다.
그러나 유유제약이 수출하고 있는 진단키트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는 다릅니다. 앞서 언급했듯 유유제약이 수출하고 있는 진단키트는 유전자를 통한 PCR 검사방법입니다. 자가진단키트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체내에 들어왔을 때 생성되는 항체의 유무로 감염 여부를 판별합니다. 현재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자가진단키트는 국내에서 전문가들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국내 유통과 해외 수출은 에스디바이오센서가 직접 맡고 있습니다. 만약 국내에서 자가진단키트 사용이 허가된다고 하더라도 유유제약에 미칠 영향은 없을 가능성이 큽니다.
유유제약 관계자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코로나 자가진단키트가 국내에서 사용허가가 난다고 하더라도 직접 공급 및 판매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사는 코로나 자가진단키트와 아무 관계가 없고 계획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유유제약의 주가는 아무런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묻지마 투자가 이뤄지면서 급등한 겁니다. 코로나 장기화로 관련주의 널뛰기가 반복되고 있는 가운데 불확실한 소문으로 투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가 요망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