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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 임박' SD바이오센서…'양날의 검'된 코로나

  • 2021.07.13(화) 13:40

코로나 종식 시 실적 급감 '우려'
체외진단 시장 성장 등은 '호재'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코로나 확산으로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외진단 사업이 급부상했다. 국산 코로나 진단키트는 전 세계에서 러브콜이 쏟아지며 불티나게 팔렸다. 코로나 전부터 바이러스 진단키트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던 기업들은 재빠른 진단키트 개발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국내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 SD바이오센서는 이 기세를 몰아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 종식 후에는 실적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쉽지 않았던 상장 과정

SD바이오센서는 지난 8일과 9일 일반인 대상 공모청약을 마쳤다. 코스피 상장 예정일은 오는 16일이다. 전체 공모 주식 1493만400주 중 447만9120주에 대한 일반인 공모청약에 약 31조9121억원이 몰렸다. 경쟁률은 274.02대 1에 달했다. SD바이오센서의 상장 직후 시가총액은 5조3701억원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체외진단기기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씨젠 시총의 4조6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사실 SD바이오센서의 IPO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두 차례에 걸친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SD바이오센서는 공모가를 6만6000~8만5000원에서 4만5000~5만2000원으로 낮췄다. 진단키트 사업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공모가 거품 논란이 일어서다. 결국 최종 공모가는 5만2000원으로 확정됐다. 

청약 당일에는 눈치싸움이 벌어졌다. 청약 첫날 경쟁률은 30대 1이었다. 백신 접종이 활성화하면서 조만간 코로나가 종식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진단키트 수요가 대폭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자기 신규 확진자가 증가하고 델타 변이 바이러스까지 확산하면서 이튿날 청약에서는 경쟁에 불이 붙었다.

코로나 지속…상장 초기 투자 집중

투자자들의 관심은 상장 후 주가에 집중되고 있다. SD바이오센서의 올해 1분기 매출은 1조1791억원, 영업이익은 5763억원, 순이익 4375억원이었다. 지난해 실적은 연매출 1조6861억원, 영업이익 7383억원, 순이익 6216억원이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작년 한해 실적과 맞먹는 셈이다. SD바이오센서의 올해 전체 매출은 3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D바이오센서에 비해 매출액이나 영업이익 규모가 작은 씨젠의 주가가 8만~9만원대인 만큼 상장 초기에는 많은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진단키트 관련주의 호재 여부는 코로나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이는 그만큼 리스크도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SD바이오센서 홈페이지

SD바이오센서의 지난해 매출액은 코로나 전인 2019년에 비해 2310% 증가했다. 매출 비중은 품목별로 △신속진단 84.6% △분자진단 6.5% △형광면역진단 5.3% △혈당측정기(BGMS) 2.6% △기타 0.9% △효소면역진단 0.1%다.

가장 많은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신속진단 제품은 대부분 코로나 진단키트에서 발생한 매출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에 국내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던 신속 자가진단키트가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출시되면서 매출이 급격하게 늘었다. 따라서 코로나가 종식되면 코로나 덕분에 늘어났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SD바이오센서 투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타 질병 관련 진단키트 수출 확대

하지만 당분간 SD바이오센서의 흥행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 진단키트로 쌓은 신뢰도가 다른 제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 사이에 MSF(국경없는의사회), 미국 국제개발처(USAID) 등과 총 4200만개의 말라리아 신속진단키트의 공급계약을 맺었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 2003년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사스(SARS)' 진단키트를 시작으로 메르스, 에볼라, 지카 항원 진단시약을 최초로 개발하기도 했다. 이밖에 인플루엔자(신종플루), 뎅기열 등 진단키트도 판매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인수·합병에 나서 신사업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새로운 진단 플랫폼 회사를 인수, 유통망을 확대하고 향후 제품 개발‧생산‧유통을 모두 아우르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SD바이오센서는 유유제약과 해외 유통·수출, 아이큐어와 국내 유통을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체 매출의 41%를 차지하고 있는 유럽 지역에도 생산‧판매 법인을 추가 설립할 계획이다. 

주목 받는 '체외진단' 시장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계속 성장하는 분야다. 진단용 의료기기 중 '체외진단기기'은 가장 시장규모가 가장 크다. 시장 리서치 전문기관인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Fortune Business Insights)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612억2000만달러에서 연평균 4.5%로 성장해 오는 2026년 871억1000만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국내 체외진단기기 시장도 건강보험 적용 확대 정책 등으로 2013년부터 5년간 56.7%성장했다.

기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셀트리온은 코로나 확산 전인 2019년 정밀진료에 필요한 진단기기 개발 및 생산에 약 6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독은 이달 초 체외진단기업 수젠텍과 알레르기 진단 제품에 대한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지노믹트리와 대장암 체외진단검사 '얼리텍'의 국내 공동 판매 계약을 맺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코로나가 종식되면 매출에 심한 타격을 입겠지만 신종플루처럼 소멸되지 않고 고착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체외진단기기 시장은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신사업으로 뛰어들 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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