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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조' 쿠팡, 마냥 웃지 못하는 이유

  • 2021.08.13(금) 15:50

[워치전망대]'로켓성장'과 '로켓적자'
15분기 연속 성장…이마트 턱밑 추격
흑자전환 전략은 아직…본격 시험대 올라

/그래픽=비즈니스워치

쿠팡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와 불매운동이라는 악재에도 2분기 매출 5조원을 넘어섰다. 오프라인 유통의 절대강자 이마트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반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고질적 문제인 적자 구조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어서다. 쿠팡은 로켓프레시(신선식품)·쿠팡이츠(배달)·OTT(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투자가 적자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쿠팡의 설명에도 불구 비관적 전망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과거 쿠팡은 신규 시장을 개척하며 조달한 투자금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현재는 경쟁 강도가 높은 시장에서 신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하나의 플레이어에 불과하다. 물론 여전히 시장 장악력은 뛰어나지만 현재와 같은 적자 구조가 지속한다면 향후 쿠팡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

성장도 압도적, 적자도 압도적

쿠팡은 지난 2분기 매출 5조181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71% 증가한 수치다. 지난 분기에 비해서도 매출이 5000억원 가까이 늘며 '로켓성장'을 이어갔다. 상반기 전체 매출은 9조9159억원을 기록하며 10조원을 눈앞에 뒀다.

쿠팡의 매출 성장세는 경쟁자를 압도한다. 이커머스 시장의 경쟁사 네이버·카카오의 2분기 매출 성장률은 각각 21.8%, 42% 수준이었다. 매출 규모는 오프라인 유통 절대강자 이마트의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이마트는 2분기 5조86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 영업실적 추이.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하지만 약점인 적자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않았다. 쿠팡의 2분기 영업손실은 5957억원이었다. 덕평 물류센터 화재 관련 손실 3413억원이 선반영돼 적자가 크게 늘었다. 다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쿠팡의 2분기 영업손실은 2544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대비 119% 가량 악화된 수준이다.

쿠팡이 강조하고 있는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악화됐다. EBITDA는 이자비용·세금·감가상각비 등을 제외한 순이익을 의미한다. 흔히 기업의 현금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쿠팡의 2분기 EBITDA 손실은 1415억원이었다. 영업손실과 마찬가지로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상반기 전체 EBITDA 손실은 2968억원에 달했다.

적자, '부진'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반면, 쿠팡의 적자 행진을 부진의 근거로 삼기 어렵다는 시선도 많다. 현재 이커머스 시장은 출혈 경쟁이 지배하고 있다. 적자를 내서라도 상대를 제압하는 것을 우선시한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 선두 사업자다. 직매입·직배송 등 풀필먼트 시스템 중심이라 고정비도 높다. '규모의 경제'에 다다르기 전에는 매출과 적자가 비례할 수밖에 없다.

출혈 경쟁 전략의 '근거'로 볼 수 있는 외형 성장은 계속되고 있다. 쿠팡의 지난 2분기 활성고객(기간 내 1회 이상 구매 고객)은 1702만명이었다. 전년 대비 26%, 전기 대비 100만명이 늘었다. 활성고객 1인당 구매 금액은 30만4000원이었다. 1분기 대비 1만원 늘었다. 이를 고려하면 쿠팡은 고객과 객단가가 함께 늘고 있는 '고부가가치 플랫폼'이다.

쿠팡의 '플라이휠 전략'은 효과를 내고 있다.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쿠팡은 이를 '플라이휠 효과'라고 설명했다. 플라이휠은 가격을 낮춰 고객을 모으면 판매자가 늘어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적극적인 투자로 로켓프레시·쿠팡이츠 등 서비스를 확장해 회원수를 늘렸고 이들이 쿠팡에서 소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쿠팡 관계자는 "신사업에서 고객 수요가 증가하며 전 사업 부문의 매출 성장세가 유지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게다가 쿠팡은 신사업·인프라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쿠팡에 따르면 2분기 EBITDA 손실 대부분은 신사업·물류에 대한 투자액이다. 실제로 쿠팡은 상반기에만 경상남도·충청북도·부산 등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짓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투입되는 금액만 1조원에 육박한다. 일련의 적자에 이 같은 투자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혁신기업' 아닌 쿠팡의 미래는

쿠팡의 미래를 무조건 낙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는 쿠팡의 성장세와 수익성 개선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로켓프레시·쿠팡이츠·쿠팡플레이 등이 실질적으로 실적에 기여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제기됐다. 나아가 대만·일본 등 쿠팡이 최근 진출한 시장의 전망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하지만 쿠팡은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 적자는 ‘투자에 따른 단기적 비용’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일본에서는 한국에서의 방식으로 시장을 장악하겠다고 밝혔다. 사업간 플라이힐 효과를 극대화해 규모를 키우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김범석 쿠팡 의장도 "사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투자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을 뿐이다. 그 결과 12일(현지시간) 쿠팡의 주가는 상장 당시 대비 50% 가까이 하락한 34.13달러로 주저앉았다.

쿠팡은 다방면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쿠팡

이는 쿠팡의 사업 방향에 대한 시장의 의문이 담긴 결과라는 분석이다. 과거 쿠팡은 '혁신기업'이었다. 로켓배송이 론칭 당시 국내 최초의 서비스였기에 대규모 투자 유치가 가능했다. 하지만 쿠팡이 새로 뛰어든 신선식품·배달·OTT 시장의 경쟁 강도는 이미 높다. 마켓컬리·배달의민족·넷플릭스 등 기존 강자들의 입지도 탄탄해 추후 가격 경쟁 등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 '매출만' 빠르게 성장시키면 수익성이 개선된다는 쿠팡의 주장이 신뢰를 얻기 어려운 이유다.

게다가 쿠팡의 서비스는 이미 '업계 표준'이다. 비슷한 모델의 경쟁사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신세계·네이버 등도 관련 역량을 키우고 있어 투자처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는 독자적 수익 모델 없이 사업을 이어가기 어렵다. '유일한 무기'인 성장마저 둔화되면 순식간에 투자금 축소 등 재무적 위기가 다가올 수 있다. 만성적 적자 구조인 쿠팡에 이는 치명타다. 그럼에도 쿠팡은 오늘도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그 미래에 시선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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