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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올릴 줄 몰랐는데'…연말 가격인상 '릴레이'

  • 2022.11.15(화) 06:50

원유가 인상에 유업계 가격 인상
명품업계도 연말·연초 가격 올려
내년에도 가격인상 이어질 전망

올 한 해 쉴 틈 없이 가격표를 고쳐 썼던 유통업계가 연말 시즌에 들어서면서 다시 한 번 줄인상을 이어가고 있다. 아직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지만 시기를 살피는 기업들도 부지기수다. 지난해 시작된 글로벌 원재료가 폭등 영향이 올해 내내 이어진 영향이다. 

베이커리·카페 등 가격 연동 업종이 많은 우유 가격도 오는 17일을 기점으로 일제히 오를 예정이다. 올해 원유 가격이 최근 10년간 가장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밀크플레이션을 우려한 정부가 유업계에 '인상 자제'를 요청했지만 원가 부담 가중을 이유로 결국 인상에 나섰다. 

또 어디가 오르나

낙농진흥회는 이달 초 원유 공급가를 ℓ당 49원 올리기로 결정했다. 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시행 이후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이에 따라 유업계도 잇따라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서울우유와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 대부분의 기업들이 인상된 원유 공급가가 적용되는 17일부터 가격을 인상한다. 

서울우유는 우유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한다. 대형마트 기준 2710원이었던 1000㎖ 흰우유는 2800원 후반으로 가격이 오른다. 매일유업은 흰우유 900㎖ 가격을 2610원에서 2860원으로 인상했다. 인상폭은 9.6%다. 남양유업도 2650원에서 2880원으로 8.7% 올린다.

가공유는 가격 인상 폭이 더 컸다. 가공유를 주력으로 하는 빙그레는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14% 올렸다. 대표 제품인 바나나맛우유는 1500원에서 1700원으로 13.3% 오른다. 요플레 오리지널은 16% 인상된다. 남양유업과 이디야커피도 편의점과 마트 등에 공급되는 컵커피 가격을 7~12% 인상했다. 

동원F&B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덴마크 오리진 컵커피를 7.4~9.1% 인상한다. 동원F&B는 이밖에 대표 제품인 참치캔 가격도 오는 12월부터 평균 7% 인상할 계획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연동제가 폐지되고 용도별 차등제가 적용돼, 인상 요인을 미리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도 원재료 가격이 높게 유지되면서 가격 인상 릴레이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연 4회"…배짱 인상 명품업계

올해 들어 2~3차례씩 가격을 올렸던 명품업계도 11월 또 한 번 인상을 단행했다. 샤넬은 지난 2일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이를 줄이기 위해 국내 매장의 전 제품 가격을 3~11%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기 제품인 클래식 플랩백 미디움은 1239만원에서 1316만원으로 올랐다. 샤넬의 가격 인상은 지난 8월 이후 3개월 만이며 올해 들어서만 4번째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셀린느도 지난 11일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셀린느는 1월, 3월, 6월 등 올해에만 3차례 가격 인상에 나선 바 있다. 에르메스는 내년 1월부터 새 가격표를 달 예정이다. 5~10% 수준의 인상률이 적용될 전망이다. 루이비통도 지난달 같은 이유를 들며 가격을 평균 3% 올렸다. 루이비통과 같은 LVMH그룹 소속의 펜디도 지난달 전 제품 가격을 평균 6% 인상했다.

샤넬 오픈런을 위해 줄지어 선 소비자들./사진=비즈니스워치

명품 브랜드들이 올해 연이은 가격 인상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환율이다. 지난 2020년 말 1100원을 밑돌았던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줄곧 1300원을 웃돌고 있다. 지난 9월 말에는 13년 6개월 만에 1400원을 웃돌기도 했다. 이에 해외나 면세점보다 국내 매장에서 명품을 구매하는 것이 더 저렴해지는 현상도 발생했다. 

그럼에도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코로나19 이후 지나치게 자주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연초나 연말을 기점으로 1~2회 수준이던 명품업계의 가격 인상은 코로나19 이후 3~4회로 늘어났다. 샤넬은 최근 2년간 10차례나 가격을 올렸고 루이비통도 9번의 인상에 나섰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이 막히면서 명품으로 쏠린 소비 심리를 이용했다는 비판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내년에도 계속되는 '인상'

앞으로도 고물가 기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가격 인상을 선언한 곳 외에도 인상 시기를 엿보고 있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유업계의 가격 인상에 따른 베이커리·카페·아이스크림 등의 가격 인상이 전망된다. 이른바 '밀크플레이션(우유가격 인상이 전반적인 생활물가의 인상을 불러오는 현상)'이다. 

지난해 원유값이 ℓ당 21원 오르자 커피전문점 1위 스타벅스는 올 초 카페라떼 가격을 400원(9.8%) 올렸다. 파리바게뜨도 주요 빵 가격을 평균 6.7% 인상했다. 올해엔 원유가 인상폭이 지난해의 2배가 넘는다. 그 사이 원두·밀가루 등 다른 원재료 가격도 큰 폭으로 올랐다. 다시 한 번 가격 인상에 나설 수 있는 이유다. 

안정되는 듯했던 곡물가도 최근 다시 오름세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곡물가격지수는 올해 8월 145.6까지 하락했다가 9월 147.9, 10월 152.3으로 2개월 연속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2020년까지 평균 수치가 100을 밑돌았지만 지난해 125.7로 치솟았다. 곡물가가 고공행진을 유지하면 라면·빵 등 관련 식품은 물론 사룟값 인상에 따라 육류·육가공품 가격에도 영향을 준다. 

가스·전기요금 인상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 11일 "인상 요인이 어느정도 형성돼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시사했다. 정부는 지난 9월 30일에도 전기·가스요금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한국전력의 적자가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내년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주요 원재료·연료 가격 급등 폭을 예측하지 못하고 연초 가격 인상폭을 최소한으로 억제했다"며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한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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