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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에 없으면 여기로"…'햇반' 행사 나서는 이커머스 속내

  • 2022.12.05(월) 14:52

주요 이커머스, 'CJ제일제당' 특가전 진행
쿠팡-CJ제일제당 분쟁 틈탄 마케팅 행사

위메프가 진행하는 'CJ빅세일'./사진=위메프 홈페이지

이커머스 업계가 일제히 'CJ제일제당 특가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주 CJ제일제당과 쿠팡이 마진율 문제로 충돌을 일으킨 데 따른 행동이다. 쿠팡이 CJ제일제당의 상품을 판매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햇반이나 비비고 만두 등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려는 이커머스들이 행사를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햇반·비비고 만두 싸게 팝니다

11번가는 5일 '슈팅배송'의 올해 베스트셀러 상품들을 특가에 판매하는 '2022 슈팅 럭키 세일'을 오는 11일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다양한 식품·생활용품 브랜드가 행사에 포함됐지만 특히 눈에 띄는 것은 CJ제일제당의 제품들이다. 행사 기간인 9일 CJ제일제당 특가전을 열고 햇반과 쿡반, 비비고, 스팸 등의 히트 상품을 선보인다. 수요가 높은 제품들을 모았다는 설명이지만 시기상 쿠팡과 CJ제일제당의 '갑질 논란'에 따른 반사 이익을 기대한 선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1번가는 이와 함께 앞서 비슷한 분쟁을 겪으며 쿠팡에서 판매가 중단된 LG생활건강의 주요 제품들도 '럭키 세일'을 진행한다. 피지오겔과 테크 세제 등을 익일 배송인 '슈팅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다.

CJ제일제당 제품 특가전을 진행하는 G마켓./사진=G마켓 홈페이지

CJ제일제당 특가전에 나선 건 11번가뿐만이 아니다. 위메프도 5일부터 11일까지 'CJ 빅세일'을 열고 비비고 사골곰탕, 스팸, 왕교자 등 주요 제품을 최대 30% 할인 판매한다. G마켓은 이달 말까지 '지마켓XCJ제일제당 물가안정 프로젝트 2탄'을 진행하며 전 고객에게 15% 할인 쿠폰을 제공한다. 

행사를 준비 중인 이커머스도 있다. 마켓컬리는 오는 8일부터 'CJ제일제당 특가전'을 열 예정이다. 햇반과 만두, 김치, 생선구이 등의 제품을 선보인다. 티몬도 비슷한 특가 세일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왜 갑자기 '비비고 주간' 됐나

이커머스가 이번주 들어 일제히 'CJ제일제당' 기획전에 나서는 건 지난주 불거진 쿠팡과의 이슈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약 2주 전부터 CJ제일제당의 제품을 신규 발주하지 않기 시작했다. CJ제일제당과의 내년 마진율 협상이 결렬된 후 올해 남은 기간의 발주도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신규 발주가 중단된 건 양 측 모두 동의하지만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이 엇갈린다. 쿠팡은 전체 상품 발주를 중단한 게 아니라 절반 정도의 발주를 멈췄다는 입장이다. 발주를 중단한 이유 역시 마진율 협상 결렬 때문이 아닌, CJ제일제당의 납품량이 지나치게 낮아 판매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서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쿠팡에 납품하는 상품은 쿠팡이 발주한 양의 50~6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량에 못 미치는 상품만을 내주면서 물류센터 활용률이 떨어졌다는 게 쿠팡의 주장이다. 쿠팡은 CJ제일제당이 제품 가격 인상 후 물량을 공급해 이윤을 더 챙기기 위해 납품률을 낮추는 것으로 보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번 사태가 전형적인 '유통사 갑질'이라는 입장이다. 내년분 마진율 협상이 결렬됐다는 이유로 올해 상품 발주를 멈추는 건 업계 1~2위를 다투는 유통 기업인 쿠팡이 제조사를 압박하는 행위라는 주장이다. CJ제일제당은 햇반 등 대표 제품의 판매가 올해 들어 크게 늘었기 때문에 발주량에 맞추기 어렵다고 말한다. 그나마 다른 곳들보다 쿠팡의 판매량이 많아 쿠팡에는 많은 양을 할당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보통 수면 아래에서 벌어지는 마진율 계약 관련 내용이 큰 이슈로 번진 만큼 양 쪽 모두 쉽게 물러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판매가 중단되더라도 어느 한 쪽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은 낮다. 쿠팡은 지난해 22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CJ제일제당도 15조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쿠팡에서 비비고를 만날 수 없다 해도 양 사에 치명적인 타격은 아니다. 그만큼 '자존심 챙기기'가 더 중요할 수 있다.

틈새를 노려라

이커머스 업계가 갑자기 CJ제일제당 제품의 특가전에 나서는 건 양 사의 분쟁이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틈탄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서 제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지면 쿠팡 내에서 다른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다른 이커머스에서 햇반과 비비고 만두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이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햇반은 국내 즉석밥 시장 점유율이 70%에 육박하는 과점 브랜드다. 비비고 만두 역시 냉동만두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다. 제품이 없다 해서 소비자들이 쉽게 경쟁 브랜드로 넘어가지 않는다. 특히 햇반은 가격 대비 무거운 제품이며 한 번 구매 시 대량 구매해 보관하는 경향이 높다. 소비자들이 대형마트나 편의점이 아닌 다른 이커머스를 찾을 가능성이 높다. 주요 이커머스들이 '햇반 행사'에 나선 이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팡과 CJ제일제당 이슈가 부각되면서 쿠팡에서는 햇반이나 비비고 제품을 살 수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지는 것 같다"며 "특가전을 통해 쿠팡을 이용하던 소비자들을 자사 이커머스로 끌어들이려는 마케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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