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그룹이 대대적으로 경영진을 교체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전략통'인 김승환 사장을, 지주회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재무통'인 이상목 사장을 각각 임명했다.
12일 아모레퍼시픽은 신임사장에 김승환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공석인 아모레퍼시픽그룹 사장엔 이상목 아모레퍼시픽 경영지원 유닛장(그룹기획실장 겸임)이 앉았다.
김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와 미국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한 뒤 2006년 아모레퍼시픽 경영전략팀장으로 입사했다. 2006년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으로 분할, 지주사 체제가 출범한 때다. 이후 아모레퍼시픽그룹에서 △2010년 전략기획 디비전장 △2015년 전략 유닛장 △2017년 인사조직실장 △2021년 대표이사 등을 거쳤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사업과 미래 사업에 집중할 예정이다.
이 사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2003년 아모레퍼시픽 경리팀으로 입사했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재무전략팀장, 재경 디비전장, 경영지원 유닛장 등을 지낸 뒤 2021년부터 아모레퍼시픽그룹 그룹기획실장을 맡았다. 회사 측은 "재경, 법무, 지식재산, 사옥건설 등 전방위적인 경영지원 업무를 총괄했다"고 평가했다.
공교롭게 이번 인사를 통해 연세대 경영학과 출신이 아모레퍼시픽 경영 전면에 포진됐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서 회장도 연세대 경영학을 졸업한 뒤 미국 코넬대 경영대학원에서 석사를 받았다.
이번에 신임 사장 임명으로 내년 두 회사의 이사진도 개편될 예정이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의 대표이사는 서경배·안세홍·이동순 등 3인 체제다. 총수인 서 회장을 중심으로 사업총괄 안세홍 대표, SCM(공급망관리) 총괄 이동순 대표가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이중 사업을 총괄하는 안세홍 대표이사가 5년만에 사장에서 물러나고, 그 자리에 김승환 사장이 내정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도 현재 서경배·김승환 등 2인 대표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번에 김승환 대표가 아모레퍼시픽 사장으로 넘어가면서 이상목 사장이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에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내년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김 사장과 이 사장을 대표이사에 선임할 예정이다.
서 회장은 지난 10월 계열사인 에뛰드·이니스프리·아모레프로페셔널 등 계열사 3곳의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아모레퍼시픽그룹과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경영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