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옛 한국야쿠르트)가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는 미국 의료용 로봇사업이 상용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입니다. hy는 12년째 의료용 로봇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성을 인정받았다는 평가입니다.
hy는 지난해 종속회사인 'HYSG PTE LTD(이하 HYSG)'에 409억원을 출자했습니다. HYSG는 2019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중간지배회사로, 의료로봇을 제조하는 싱크서지컬(Think Surgical)을 계열사로 두고 있습니다. 지배구조가 'hy→HYSG→싱크서지컬'로 이어지는 것이죠. hy는 HYSG에 2021년 534억원, 2022년 409억원 등을 출자하며 투자를 이어가고 있죠.
hy의 최대주주인 팔도도 HYSG 투자에 동참했습니다. 팔도는 지난해 3차례에 걸쳐 HYSG 유상증자에 총 29억원을 투자했죠. 팔도는 2021년에도 HYSG에 38억원을 투자했죠. hy와 팔도가 최근 2년간 HYSG에 총 101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HYSG는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아직 성과는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HYSG의 작년 당기순손실은 807억원으로 2021년(-485억원)보다 손실 폭이 더 커졌습니다. 투자를 전담하는 중간지주회사인 탓에 매출은 아직 0원이죠.
hy가 의료용 로봇시장에 뛰어든 것은 2011년입니다. 당시 hy는 정형외과 수술로봇을 제조하는 코스닥 상장사 큐렉소를 678억원에 인수했죠. 싱크서지컬은 큐렉소가 미국에서 정형외과 수술로봇(티솔루션원)을 개발하는 계열사였죠. 큐렉소는 싱크서지컬의 수술로봇 부품과 시스템을 수입해 국내 병원에 판매했습니다.
hy는 지속적으로 싱크서지에 현금 출자와 대여금으로 지원을 이어갔는데 2019년 싱크서지 주식 현물출자 등을 통해 중간지배회사 HYSG를 설립했습니다.
hy가 HYSG에 쏟은 투자는 총 2350억원에 이르죠. 여기에 팔도도 HYSG에 157억원을 투자했습니다. 큐렉소까지 포함하면 최소 3000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추산됩니다.
hy의 미국 의료용 로봇 투자 성과가 10년 넘게 나오지 않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우려도 나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싱크서지컬이 KDBI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헬스케어(이하 KDBI)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는 데 성공하면서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작년 8월 싱크서지컬이 HYSG와 KDBI 등을 대상으로 추진한 유상증자에 KDBI는 싱크서지컬에 1267억원을 투자한 것이죠. 이 증자에 큐렉소가 참여하지 않으면서 큐렉소가 보유한 싱크서지컬 지분은 33.3%에서 1.77%로 떨어졌습니다. hy와 KDBI가 싱크서지컬을 지배하게 된 것입니다.
싱크서지컬은 지난 3월 성장에 대비해 새로운 경영진(John Spadola)을 영입하기도 했습니다. 그는 앞으로 빠르게 늘어날 신제품 판매에 대비해 공장 인프라를 구축할 임무를 맡았습니다. hy 관계자는 "미국 의료용 로봇 시장은 워낙 연구비가 많이 들어가는 사업"이라며 "최근 싱크서지컬이 시장성을 높이기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상용화가 거의 임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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