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가 잇따라 사찰음식을 선보이고 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데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과 함께 불고 있는 식물성 대안식품 열풍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26일 CJ제일제당은 불교에서 금지하는 고기와 오신채(달래·마늘·부추·파·흥거)를 넣지 않은 '사찰식 왕교자'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사업지주회사 도반HC와 공동 개발했다.
사찰식 왕교자는 양배추, 숙주나물, 무, 청양고추 등의 채소와 채즙, 소금, 후추, 참기름만을 사용했다. 불교 전통의 맛을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2년여간 스님 및 신도들이 먹는 음식을 연구하고 사찰음식 전문가 스님들의 조언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은 오는 27일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해 서울 조계사 인근에 있는 ‘도반 승소’에서 시식 행사를 진행하고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쇼핑몰인 '승소몰'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앞서 신세계푸드 역시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우유, 계란, 버터 없이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든 연꽃단팥빵을 출시했다. 백년초 가루와 연잎 가루로 은은한 색을 내고 속을 팥으로 채워 넣은 순식물성 베이커리다. 신세계푸드는 오는 29일까지 신세계그룹 내에서 운영하는 더 메나쥬리 등 베이커리 매장과 SSG닷컴에서 연꽃단팔빵을 한시적으로 판매한다.
신세계푸드는 대안식품을 활용한 어린이 식물성 영양식단을 개발해 조계종 동자승에게 제공하기도 했다. 박성희 사찰음식전문가와 손잡고 대안육 '베러미트(Better Meat)', 100% 식물성 빵, 식물성 건강 식재료 등을 활용했다.
지난해에는 오뚜기가 사찰음식 컨셉으로 채식 레스토랑 '두수고방'과 함께 채식 재료만을 사용해 만든 한국형 채식 스타일의 두수고방 컵밥·죽을 출시하기도 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최근 건강한 삶을 위해 건강한 식재료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면서 비건 등 채식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한국채식연합 자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 2008년 15만명에서 지난해 150~200만명으로 약 10배 이상 증가했다.
CJ제일제당은 "다양한 신제품 개발을 통해 사찰음식 대중화와 건강식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이라며 "잡채, 죽, 콩고기, 공양밥 등을 선보이고 플랫폼도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