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신세계)이 온·오프라인 유료 통합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론칭했다. 기존 온라인 계열사 SSG닷컴·G마켓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 혜택들이 추가됐다. 신세계는 이를 통해 디지털 변화 속 '미래 유통 시장'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고 자신했다.
다만 공개 혜택들이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경쟁사인 네이버, 쿠팡과 비교해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신세계는 계속해서 멤버십 서비스를 보완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선 더 긴밀한 계열사 간 협업이 필수다. 유니버스 확장을 위한 외부 동맹 구축도 필요하다. 앞으로 해결 과제도 많은 셈이다.
신세계 유니버스의 '완성'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은 이미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살아가고 있다. 한해 스타벅스에서 팔리고 있는 커피는 4억 잔에 달한다. 이마트와 백화점에서 연간 발행되는 영수증 건수는 3억4000만 건 이상이다. 앞으로 일상을 더 깊숙이 파고드는 기업이 되겠다."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지난 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 간담회에서 밝힌 포부다. '신세계 유니버스'는 고객이 신세계 내에서 모든 소비를 할 수 있도록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강 대표는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매일 먹고 생활하는 고객은 통합 멤버십을 통해 앞으로 한층 더 특별한 혜택을 누릴 것"이라며 "멤버십을 근간으로 신세계 유니버스는 더욱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멤버십은 '신세계 유니버스'를 지탱하는 핵심 전략이다. 혜택으로 충성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Lock-in·고객 가두기) 효과 때문이다. 고객을 뺏어올 수도 있다. 특히 그룹 관계사 간 연계를 강화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 구축도 가능하다. 특히 신세계는 카페, 호텔, 편의점, 마트, 백화점, 면세점 등 일상적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채널이 많다. 이 때문에 이전부터 업계에서는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날 신세계는 현재 매일 약 1000만명의 고객이 신세계 유니버스를 경험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 대표는 "현재 유통 시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상호 작용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이 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고객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기업이 미래 유통업을 주도할 것"이라며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신세계"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혜택은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가입비에 상응하는 캐시 제공, 온오프라인 5% 할인 등으로 요약된다. 주요 혜택은 △이마트 매달 5% 할인 쿠폰 4장(쿠폰당 최대 3000원) △신세계백화점 패션·잡화 5% 할인(최대 25만원) △SSG닷컴 매달 5% 할인쿠폰 3장(최대 2만원) △G마켓·옥션 매달 최대 12% 할인 쿠폰 4장 △스타벅스 제조 음료 주문 시 별 추가 적립(매달 5회) △신세계면세점 매달 최대 3만원 즉시 할인 등이다.
가입비는 연간 3만원이다. 연회비를 유지한 것은 중도 해지율을 낮추고 수익성을 고려한 가격으로 분석된다. 대신 6개 계열사 중 어디로 가입해도 3만원의 리워드를 제공해 심리적 장벽을 낮추려는 복안이다. 그만큼 신세계는 높고 넓은 할인율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멤버십을 잘 쓰면 연봉이 5%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며 "신세계의 다양한 상품을 임직원 혜택과 버금가는 5% 할인 혜택을 받으며 구입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인영 SSG닷컴 공동대표, 전항일 G마켓 대표도 참석해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 전략도 공개했다. G마켓은 신세계 유니버스의 확장을 위한 데이터 활용과 협력 업체 연결을 주도한다. SSG닷컴은 고객에게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프리미엄 영역으로 특화한다. 전 대표는 "G마켓은 신세계 유니버스의 선봉과도 같다"며 "앞으로 신세계의 디지털 기업 퀀텀 점프가 본격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 부족한 '무언가'
다만 신세계의 계획이 순탄하게 이뤄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이미 멤버십 시장은 네이버와 쿠팡이 사실상 양분한 상태라서다. 이들은 각각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쿠팡 와우멤버십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각각 800만 명, 1100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월간 구독료도 각각 4900원, 4990원으로 저렴하다. 신세계는 이 틈을 뚫어야 한다. 현재 기존 SSG닷컴과 G마켓 멤버십인 스마일클럽은 아직 300만 명 대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날 공개된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이 기대에 못 미친다고 꼬집는다. 네이버 쿠팡과 비교해 확실한 차별화 콘텐츠가 없다는 이유다. 할인은 네이버에 밀리고 배송은 쿠팡에 밀린다는 지적이다. 신세계가 쿠폰을 많이 발급해도 네이버 포인트의 넓은 활용도와 사용처를 따라가긴 힘들다. SSG닷컴과 G마켓 역시 로켓배송 무료와 상품 30일 무료 반품, 쿠팡플레이로 무장한 와우 멤버십을 넘어서긴 아직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신세계는 향후 유니버스 확장으로 멤버십 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신세계는 통합 멤버십 시나리오를 3단계로 구상하고 있다. 1단계는 온라인 계열사를 묶었던 '스마일클럽'이고 2단계는 이날 선보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이다. 신세계는 추후 3단계에서 이마트24, 신세계푸드, 스타필드 등이 멤버십에 참여할 전망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이번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 대한 소비자 데이터 등을 분석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 동맹 세력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강 대표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은 그 범위를 그룹 계열사로 한정 짓지 않은 오픈 플랫폼 구조로 설계됐다"면서 "대한항공과 KT 등과 협업해 포인트 적립 마일리지 사용 등이 구현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행 플랫폼과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에서도 협업 제안이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더욱 확장된 멤버십 혜택을 선보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