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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미완" 30대 나홀로족의 신세계 유니버스 탐방기

  • 2023.06.16(금) 07:20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 30대 직장男 체험기
쿠폰·할인 위주 혜택…'각개전투' 느낌 더 강해

이마트 영등포점에서 장을 보는 모습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5%가 할인되는 5만원을 맞추기 위해 장 보는 중간중간 계산을 한다. 7980원짜리 애플 수박을 샀는데도 아직 모자라다. 별수 없이 큰맘 먹고 1만3980원 햇반 상자를 더 담는다. 이제 총금액은 5만890원. 이마트 앱을 켜 결제를 진행한다. 이윽고 5%가 할인된 4만8310원이 결제됐다. '2580원.' 신세계 멤버십 가입으로 할인받은 실질 혜택이다.

신세계가 지난 8일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내놨다. 이마트·쓱닷컴·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G마켓 등 6개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통합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회비는 3만원. 멤버십 가입시 "연봉 5% 상승 효과가 있을 만큼 할인 혜택이 많다"는 게 강희석 이마트 대표의 설명이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인지 30대 나홀로족 직장인 입장에서 직접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체험해 봤다. 

이제 나도 유니버스 회원 

지난 13일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에 가입했다. 먼저 신세계 포인트 앱을 깔았다. 여기서 6개 계열사 중 어디로 가입을 할 건지 정하면 된다. 어디로 가입하든 해당 가입처에 연회비 3만원에 상응하는 쿠폰과 캐시를 준다. 마침 장을 볼 일이 있어 이마트를 선택했다. 연회비를 결제하자 곧바로 e머니 3만원과 5% 할인 쿠폰이 나왔다. 

이마트로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에 가입하면 e머니 3만원이 제공된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이후 이마트 영등포점을 찾아가 장을 봤다. 다만 할인 체감율은 기대만큼 크지 않았다. 5만원 이상 구매시 5% 할인 조건이 걸려있던 탓이다. 5% 할인도 최대 3000원까지로 제한된다. 혼자 사는 입장에서 5만원을 채우기 쉽지 않았다. 들고 갈 장바구니가 무거워질 것도 고려해야 했다. 그럼에도 필요 이상 물건을 담아 5만원을 맞췄다. 멤버십 가입 시 제공 받은 e머니 3만원이 없었다면 그냥 B마트나 쿠팡을 사용했을 것 같았다. 

이튿날 오전에는 스타벅스 시청역점을 방문했다. 스타벅스는 나름 혜택 체감율이 높았다. 멤버십 회원은 일반 회원보다 리워드 제도인 '별'을 1개 추가 적립해 총 2개를 받을 수 있다. 스타벅스 카드를 발급받아 스타벅스 앱에 등록해 멤버십 혜택을 제시하면 된다. 이외에도 멤버십 혜택을 '사이렌 오더'로 사용할 수 있게 바뀐 부분도 긍정적이었다.

백화점과 쓱닷컴은

백화점은 절반의 만족도였다. 최대 25만원의 5% 할인율이 제공된다. 의류와 주류 등 고가품을 살때 유용해 보였다. 100만원의 제품을 사면 5만원은 할인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일반 상품 등에선 큰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어 보였다. 기자는 반스 매장에서 4만5000원 반팔 티셔츠를 사고 2250원을 할인받았다. 이후 네이버 쇼핑을 찾아보니 같은 제품이 갤러리아몰에서 3만6000원에 팔리는걸 확인했다. 5% 할인이 다소 무색한 순간이었다.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 가입으로 받은 쓱닷컴 쿠폰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핵심'인 쓱닷컴도 이용해봤다. 멤버십 가입 기념으로 5%·7% 할인 쿠폰을 받았다. 다만 자체 할인 행사는 물론 다른 쿠폰과 중복 적용이 불가능해 아쉬웠다. 평소 사고 싶던 아디다스 운동화가 '스포츠 쓱세일' 명목으로 20% 할인 중이었지만 유니버스 멤버십 쿠폰은 활용할 수 없었다. 특히 배송 관련 혜택이 전무했다. 쿠폰을 다 쓰고 나면 딱히 이용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려웠다. 여러모로 나홀로족의 이목을 끌기는 역부족이었다. 

결론적으로 아직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은 '절반의 완성'으로 보였다. 할인을 강점으로 내세웠지만 경쟁사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금액 제한이 걸린 각 사의 쿠폰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각 계열사 채널을 참고하며 할인율을 계산하는 과정도 다소 피로했다. 가입 캐시를 다 쓰고 나면 딱히 멤버십을 유지할 것 같지 않았다. 

'유니버스'와 '각개전투' 사이

가장 큰 문제는 할인을 제외하면 강력한 '한방'이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쿠팡(와우 멤버십)은 쇼핑 이외에도 강력한 유인 포인트가 있다. 여러 매장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네이버 플러스 포인트'와 '로켓배송 무료 배송·반품' 혜택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이들은 OTT(온라인 동영상서비스) 시청권도 갖고 있다. 모두 '직관적'이고 '명료한' 혜택이다. 단순 쿠폰·캐시에 의존하고 있는 신세계와 다른 점이다.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 가입 당시 앱 화면들 / 사진=한전진 기자 noretreat@

각종 앱 설치와 가입으로 초기 진입 장벽이 높다는 문제도 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에서 '최대' 할인을 받으려면 신세계포인트 앱, 쓱페이 앱, 계열사 앱 등을 설치하고 총 2~3차례 본인인증과 가입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후 각 매장마다 개별 앱을 제시해 결제해야 한다. 어찌보면 사실상 유니버스가 아닌 '각개전투'다. 네이버, 쿠팡은 하나의 앱으로 멤버십 가입부터 혜택까지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것과 비교된다.

물론 신세계 유니버스 멤버십은 아직 초기 단계다. 혜택과 서비스들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 신세계의 입장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쿠폰 등 할인 혜택이 계열사마다 달랐던 것은 각 계열사마다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 차이에 맞춰 혜택을 설계했기 때문"이라며 "현재 멤버십에 대한 피드백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외부 기업과 협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강희석 대표는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멤버십은 그 범위를 그룹 계열사로 한정 짓지 않은 오픈 플랫폼 구조로 설계됐다"면서 "대한항공과 KT 등과 협업해 포인트 적립 마일리지 사용 등이 구현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여행 플랫폼과 OTT에서도 협업 제안이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더욱 확장된 멤버십 혜택을 선보 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혜택 / 그래픽=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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