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통합 멤버십 서비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선보인 후 50일간의 성과를 공개했다. 멤버십 회원들의 내부 교차 쇼핑이 늘고 객단가가 늘었다는 게 신세계 측의 설명이다. 다만 핵심인 회원 수 증가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기대 이하의 초반 흥행을 기록한 것 아니냐고 꼬집고 있다. 실제로 아직 유니버스 클럽은 경쟁 멤버십에 비해 '킬러 혜택'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신세계 측은 아직 판단은 이르다며 혜택 확장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출범 50일간의 성과는
지난 7일 신세계그룹은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 개시 후 50일간(6월8일~7월27일)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유니버스 클럽은 이마트·쓱닷컴·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G마켓 등 6개 온·오프라인 계열사가 참여한 통합 멤버십이다. 어디로 가입하든 해당 가입처에 연회비 3만원에 상응하는 쿠폰이나 캐시를 준다.
신세계에 따르면 멤버십 회원들은 평균 3개의 계열사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멤버십 회원들의 객단가는 비회원 대비 67% 높았다. 대부분 참여 계열사에서 이런 효과가 나타났다고 신세계 측은 설명했다. 일례로 SSG닷컴의 경우 멤버십 회원이 쓴 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일반 고객으로 이용한 금액보다 42% 많았다.
신세계 측은 고객들이 유니버스안에서 혜택을 누리게 하겠다는 멤버십 출범 목적이 구현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신세계 관계자는 "회원들의 이용액 증대가 혜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났다"면서 "앞으로도 회원들이 보다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이벤트를 늘리고 외부 제휴도 본격 실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래서 회원수는요
다만 신세계는 회원수 증감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사실 멤버십의 가장 큰 성과는 회원수다. 혜택의 매력도를 가늠할 대표적인 척도라서다. 현재 네이버(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쿠팡(와우 멤버십)은 멤버십 회원수를 대대적으로 알리고 있다. 가입 회원의 교차 쇼핑이 늘어나고 객단가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설명이다.
신세계는 유니버스 클럽 출시부터 홍보를 이어왔다. 출시 간담회에서 강희석 이마트 대표가 "멤버십을 잘 쓰면 연봉이 5%가량 올라가는 효과가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칠 정도였다. 여기에 비춰보면 다소 아쉬운 성과 발표라는 반응이 많다.
신세계 관계자는 회원수 비공개 방침에 대해 "멤버십 운영사에서 공식적으로 가입자 수를 공개하는 것은 드문 경우"라며 "네이버와 쿠팡도 일정 회원을 확보하기 전까지는 회원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니버스 클럽의 목적은 신규 고객 유입도 있지만 기존 가입 회원들의 혜택 확대"라고 강조했다.
사실 앞서 유니버스 클럽은 출시 당시 '미완'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경쟁사보다 혜택 범위가 넓어도 '결정적 한방'이 없다는 비판이었다. 현재 유니버스 클럽 주요 혜택은 가입시 돌려주는 3만원 캐시백과 주요 계열사 5%할인, 스타벅스 별 쿠폰 적립 정도다. 이외에도 각종 계열사 앱 설치, 가입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진검 승부는 지금부터
현재 멤버십 서비스는 유통업계의 화두다. 목적은 신규 고객을 유입시켜 충성고객으로 만드는 데 있다. 소비 중심이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 배경이다. 가격과 상품에 따라 소비플랫폼을 바꾸는 '체리피커'가 많다. 이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매출을 발생시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대표적인 성공 사례가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2분기 최대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이 7조원을 기록하면서 이젠 이마트까지 앞지르는 모양새다. 와우멤버십의 탄탄한 혜택에 따른 1100만 회원 수가 호실적을 이끈 배경이다. 로켓배송 무료 반품 등 이른바 킬러 혜택이 많다. 유니버스 클럽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신세계도 추가 혜택 마련을 고심 중이다. 여행 플랫폼과 OTT 등과도 협업을 구상하고 있다. 유니버스 클럽은 그 범위를 그룹 계열사로 한정하지 않은 오픈 플랫폼 구조로 설계됐다는 것이 신세계의 설명이다. 최근에는 토스와 손을 잡기도 했다. 유니버스 멤버십 가입부터 할인 적립까지 전방위적인 협력이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에서 일상적으로 쉽게 다가갈 사업이 많다는 점이 신세계의 강점"이라며 "아직 강력한 혜택은 보이지 않지만 대내외적 협업을 이어가 시너지를 내기 시작하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