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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캡 아니네?" 마트서 아직 '노란 뚜껑' 스팸 파는 이유

  • 2023.06.18(일) 10:00

2020년 '노캡' 제품 첫선…선물세트·묶음 100% 적용
낱개판매는 적용 쉽지 않아…식약처도 캡 사용 권고

그래픽=비즈워치

CJ제일제당이 플라스틱 줄이기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스팸 뚜껑(캡) 없애기'가 4년째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스팸 대부분이 '노란 캡'을 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매출이 큰 명절 선물세트에는 '노 캡' 적용이 완료됐지만 파손 가능성이 높은 낱개 제품에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캡을 유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NO 플라스틱 스팸

CJ제일제당이 스팸의 상징인 노란 캡을 없애기 시작한 건 2020년이다. 추석 선물세트 2종에 캡을 제거한 스팸을 사용하기로 하면서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친환경 움직임이 거세졌고 스팸의 '노란 캡'이 불필요한 플라스틱 쓰레기의 대표 주자로 떠오르자 CJ제일제당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소비자 운동단체 쓰담쓰담은 당시 '스팸 뚜껑은 반납합니다' 캠페인을 통해 스팸 뚜껑을 모아 CJ제일제당 본사로 보내기도 했다. 

쓰담쓰담이 진행한 스팸 뚜껑 반납 캠페인/사진=쓰담쓰담 인스타그램

이듬해 추석에는 모든 스팸 선물세트에서 캡을 제거했다. 이와 함께 제품을 고정시켜주는 플라스틱 트레이의 절반을 햇반 용기 부산물로 교체했다. 지난해 설에는 이마저도 종이 트레이도 교체, 플라스틱 사용량을 대폭 줄였다.

마트엔 여전히 '노란 물결'

CJ제일제당이 '노 캡 스팸'을 외친 지 3년여가 지났음에도 전 제품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대형마트에는 여전히 '노란 모자'를 쓴 스팸이 줄지어 진열돼 있다. 

이에 대해 CJ제일제당 측은 설·추석 선물세트, 3개입·6개입 제품 등 외부 포장을 적용할 수 있는 제품은 캡을 모두 제거했지만 낱개 판매 제품의 경우 파손 우려가 높아 캡을 씌우고 있다고 밝혔다.

대형마트의 캔햄 코너/사진=김아름 기자 armijjang@

명절 선물세트의 경우 개별 제품을 고정시켜주는 트레이 위에 종이 박스 포장까지 돼 있어 파손 우려가 없는 만큼 캡이 없는 스팸을 선제 도입했고 묶음 제품의 경우도 종이 케이스 안에 들어 있어 파손 우려가 낮다. 

현재 캡을 씌운 제품은 200g, 340g 낱개 제품 뿐이며 다른 스팸 제품은 모두 캡이 없다는 설명이다. 명절 선물세트가 스팸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판매량 기준으로는 대부분의 스팸이 캡이 없는 제품으로 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온라인 판매 제품은 여러 개를 구매하더라도 낱개 제품이 배송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00% 적용 쉽지 않네

CJ제일제당이 스팸에 포함된 플라스틱 캡을 100% 없애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식품 판매에 가장 중요한 '안정성'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이 국내에서 처음 스팸을 판매할 때는 미국과 마찬가지로 '노란 캡'이 없었다. 하지만 캔이 찌그러지거나 터지는 것에 민감했던 국내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자 파손 방지를 위해 캡을 적용했다. 

1987년 스팸 광고. 노란 캡이 없다/사진제공=CJ제일제당

2005년 CJ제일제당은  플라스틱 캡을 없애려는 시도에 나섰다. 하지만 제품이 훼손됐다는 소비자 불만이 4배 이상 늘면서 1년 반만에 캡을 다시 적용했다.

명절세트에 100% '노 캡' 제품이 적용된 지난해엔 캡이 없는 캔햄 제품 중 일부가 배송 과정에서 충격을 받아 변질되는 사례가 잇따랐다. 이 때문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캔햄 제조사들에 온라인 판매 제품의 경우 파손을 막기 위해 캡이나 종이로 충격 완화 포장을 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안정성을 위해 캡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CJ제일제당의 해명이 변명이 아닌 이유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언젠가는 캡이 없는 스팸을 100% 도입한다는 계획"이라면서도 "안정성 등의 문제 때문에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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