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대표 길거리 간식 붕어빵의 가격이 치솟고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인플레이션 여파 등으로 원재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다. 이 때문에 거리 노점이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를 대신해 떠오르고 있는 것이 편의점이다. 높은 접근성과 싼 가격을 무기로 새로운 '붕세권(붕어빵을 파는 지역)' 등극을 넘보고 있다.
확 오른 붕어빵 가격
28일 업계에 따르면 원재료 가격 상승 등 여파로 올겨울 붕어빵 가격은 크게 올랐다. 강남 등 지역에서는 2마리 최대 3000원에서~5000원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12월 한국물가정보가 붕어빵 가격을 2마리 1000원으로 조사한 것과 비교해 3~5배까지 오른 수치다. 싼 가격에 서민 간식으로 꼽혔던 붕어빵이 더는 아닌 셈이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4일 기준 수입 붉은 팥 40kg 도매가격은 27만4600원으로 1년 전(27만200원)과 비교해 1.6% 올랐다. 평년(21만5247원)보다는 27.6% 뛰었다. 밀가루 등 다른 부재료의 가격도 상승세다. 통계청의 지난 10월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식용유와 설탕의 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각각 3.6%, 17.4% 상승했다.
특히 붕어빵의 주재료인 밀가루 물가가 2년 전에 비해 36.5%나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붕어빵을 굽는 데 사용되는 국내 액화석유가스 공급 가격도 3개월 연속 상승세다. 이 때문에 노점 붕어빵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 낮은 마진이 문제다. 원재료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이젠 개별 상인들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됐다는 얘기다.
대신 자본력을 앞세운 판매 채널이 떠오르고 있다. 편의점이 대표적이다. 대량으로 상품·재료를 구입해 가격을 낮출 수 있다. 고정 아르바이트생으로 인건비에 대한 부담도 적다. 도심 곳곳 점포가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과거에는 군고구마, 호빵에 그쳤지만 이젠 붕어빵까지 영역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이 덕분에 붕어빵 성지로 거듭나고 있다.
편의점 붕어빵 반사익
실제로 편의점 붕어빵의 판매량이 늘고 있다. 편의점 CU의 지난 22일부터 26일까지 즉석조리 붕어빵의 매출은 전주(15~19일) 대비 7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서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가정간편식(HMR) 상품 판매도 늘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된 오뚜기 붕어빵 2종의 판매량은 최근 2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47.3% 증가했다.
GS25도 붕어빵 호재를 맞고 있다. 전월 동기 대비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GS25의 즉석조리 붕어빵 매출은 29.6% 증가했다. 전통적인 인기 상품인 호빵과 어묵과 비슷한 추이를 기록 중이다. GS25 관계자는 "편의점 즉석조리 붕어빵은 군고구마처럼 매장에서 구워서 판매하는 제품"이라며 "최근 기온이 떨어지면서 겨울철 간식을 찾는 고객들이 증가해 붕어빵 판매량도 크게 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제품도 다양화하면서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GS25는 이달 한 달간 즉석붕어빵은 1200원에서 1000원, 즉석슈크림붕어빵은 900원에서 800원, 미니붕어빵은 600원에서 500원으로 각각 할인한다. 지난 15일 즉석 붕어빵을 출시한 CU도 미니 사이즈 붕어빵을 개당 900원에 팔고 출시 기념으로 다음달 11일까지 2+1 행사를 진행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집객 요인 강화 차원에서 붕어빵은 편의점에서도 매력적인 상품"이라며 "최근 노점이 줄어들면서 대체 수요가 편의점으로 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겨울철은 유동인구 감소로 편의점 비수기라고 볼 수 있다"며 "붕어빵 등 겨울 간식인 이를 상쇄할 수 있는 대안과도 같은 셈"이라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