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강서구에서 혼자 사는 30대 직장인 A씨는 퇴근 후 편의점 앱을 살피는 것이 일과다. 아시히 생맥주캔, 먹태깡, 노가리칩 등 요즘 구하기 어렵다는 '품절템'의 재고가 인근 점포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A씨는 "예전에는 편의점 앱이 있는지도 몰랐다"면서 "이제는 주류·도시락 등 픽업 서비스 등도 써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앱이 잇따른 신제품 품절 대란에 덩달아 웃고 있다. 재고 조회 기능 등으로 신규 가입자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덕에 앱의 활성도 역시 높아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재 편의점들은 상품 픽업과 배달 등 앱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 편의점 앱을 활용하는 트렌드가 더욱 확산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품절템'에 신규 유입 '쭉쭉'
13일 BGF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애플리케이션 '포켓CU'의 지난 7월 신규 회원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포켓CU의 신규 회원 증가율은 올해 3월(30%), 4월(45%), 5월(63%), 6월(53%)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5~7월의 증가율이 크게 두드러졌다. 5월에는 아사히 생맥주캔, 6월에는 농심 먹태깡 품절 대란 시작된 달이다.
편의점 GS25의 '우리동네25' 앱 신규 설치자 증감율도 비슷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전년 동기 대비 4월(69.0%), 5월(137.6%), 6월(19.2%), 7월(11.2%), 8월(57.3%)으로 나타났다. GS리테일 관계자는 "5월 아사히 생맥주캔과 점보도시락 제품의 효과가 컸다"며 "월별 가입자 추세를 보면 그 당시 이슈 상품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이은 품절 신제품의 등장에 회원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 초부터 아시히 생맥주캔에 먹태깡, 점보도시락, 노가리칩 등 신제품이 인기였다. 현재 편의점 가운데 매장 재고 조회 서비스는 포켓CU와 우리동네GS에서만 제공 중이다. 포켓CU와 우리동네GS의 가입 회원수는 각각 1500만명, 1600만명에 이른다.
앞서 이들은 예약 구매 등을 넘어 앱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왔다. GS25는 우리동네 GS의 사용자 확대를 위해 멤버십 할인부터 퀵커머스(단거리 배달), 주류 픽업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CU도 최근 앱을 통해 한정판 주류를 판매하거나 구독 쿠폰 발급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를 위한 서비스를 앱에 장착시키고 있다.
갈수록 커지는 앱의 중요성
이 중에서도 재고 조회 서비스가 이용률이 높다. 특히 최근에는 실시간 검색어를 추가해 상품의 이슈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사전 재고 조회를 통해 고객에게 획기적인 편의를 제공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앱의 활성도 역시 높아져 현재 포켓CU의 월간 활성화 회원 수는 400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에서 앱의 중요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주문부터 결제까지 쇼핑의 모바일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재고 확인, 픽업과 배달 서비스 등 온·오프라인 융합 서비스가 이젠 필수가 됐다. 장기적으로는 앱의 쇼핑 플랫폼화도 구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배달앱 배달의민족 B마트와 같은 퀵커머스 사업이다.
이 때문에 편의점들은 인기 상품의 품절 대란이 길어질수록 유리하다. 소비자의 편의점 앱 접속 빈도와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편의점 앱의 다른 서비스도 이용하게 된다. 최근 편의점들이 품절 상품과 유사한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놓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품절 상품이 매대에 없는 상황에서 비슷한 자사 제품으로 눈을 돌리게 할 수 있다. 실제로 CU는 '청양마요맛 새우칩'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커머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재고 조회로 편의점 앱을 활용하는 소비 문화가 빠르게 확산했다"며 "소비자 유입도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신제품 사전 예약 등 서비스 확장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편의점 앱의 롱런이 이어지려면 재고 조회처럼 '킬링 포인트'가 더욱 추가되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