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짜파게티 게 섰거라"…짜장라면 판 커진다

  • 2023.12.07(목) 09:59

3000억 짜장라면시장…1위 농심 '짜파게티'
올해 편의점 짜장라면 카테고리 매출 증가
외식물가 상승 영향도…가성비 PB상품 인기

짜장라면 제품들 /사진제공= 각사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국내 짜장라면 시장의 최강자는 단연 농심 '짜파게티'다. 반면 오랜 기간 농심에게 시장을 내준 경쟁업체들은 농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최근 외식 물가가 올라 짜장라면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다양한 조리법과 레시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첫 출시 이후 아성 굳힌 농심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짜장라면 시장 규모는 2018년 2000억원에서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실제로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까지 짜장라면 카테고리의 매출은 전년 대비 최대 32% 증가했다. 다양한 제품들의 출시가 뒷받침된 영향이다.

농심 짜파게티 /사진제공=농심

국내 짜장라면 시장의 최강자는 농심이다. 농심은 짜장라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 농심 '짜파게티' 브랜드의 연 매출은 2000억원이 넘는다. 한 편의점 업체의 짜장라면 매출 상위 5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짜파게티', '짜파게티큰사발', '짜파게티범벅소컵', '앵그리짜파구리컵', '사천짜파게티' 등 농심 제품이 싹쓸이한 것으로 조사됐다.

농심이 이처럼 국내 짜장라면 시장에서 독주하고 있는 것은 일찍부터 국내 짜장라면 시장을 선도한 덕분이다. 여기에 지난 2020년 영화 '기생충'에서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어먹는 일명 '짜파구리'가 등장하면서 짜파게티를 찾는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늘어나는 도전자들

농심 짜파게티의 질주가 이어지자, 경쟁업체들도 짜파게티 대항마를 내놓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 덕분에 짜장라면을 둘러싼 업체들간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색다른 맛의 신제품을 내놓거나 기존 맛에서 콘셉트를 차별화한 짜장라면을 선보이면서 짜파게티를 잡기 위한 시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요리연구가이자 방송인인 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도 '빽짜장'을 내놓으면서 이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빽짜장은 볶은 춘장과 볶음 양파를 활용해 진한 액상스프에 불향을 머금은 유성스프를 더해 갓 볶은 정통 짜장 맛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더본코리아는 국물 라면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이룬 기세를 몰아 비(非)국물 라면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출시한 빽라면은 출시 약 10개월 만에 470만개가 팔렸다.

백종원 짜장라면 ‘빽짜장’ /사진제공=더본코리아

라면업계 2위인 오뚜기는 '진짜장'에 이어 지난해 4월 '짜슐랭'을 출시했다. 짜슐랭은 출시 1년이 지난 올해 5월 기준 4000만개 판매를 돌파했다. 물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등을 조리법을 차별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하림은 지난 2021년 프리미엄 가정간편식(HMR) 콘셉트로 '더미식 유니자장면'을 내놨다. 분말스프가 아닌 액상스프로 차별화를 꾀했다. 풀무원도 지난해 ‘로스팅 짜장면’의 신제품으로 ‘로스팅 짜장면 트러플 오일’을 출시했다. 트러플 로스팅으로 짜장 고유의 깊고 진한 맛을 구현해 주목 받았다. ‘로스팅 짜장면 트러플 오일’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0만개를 돌파했다.

후발주자들의 공통점은 프리미엄화를 추구하면서 가격대를 높게 잡았다는 점이다. 농심 짜파게티가 시장을 확실히 장악하고 있는 만큼 맛과 가격 등에서 차별화를 추구해 다른 시장을 열겠다는 계산인 셈이다. 실제로 하림 더미식 유니자장면 한 팩(2개)은 대형마트 기준 7980원으로 개당 4000원가량이다. '빽짜장'은 4개입에 4480원, 풀무원 로스팅 짜장면은 4개입에 4980원이다. 농심 짜파게티는 5개입에 4880원이다.

외식비 부담에 인스턴트 주목

업체들이 잇따라 짜장라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소비자들이 신제품에 반응하고 있어서다. 최근 소비자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외식물가 급등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공식품 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로 사단법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1990년 1073원이었던 것이 2000년에는 2533원, 2010년에는 3945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8년에는 5000원을 돌파했고 올해 4월 기준으로는 6361원을 나타냈다.

모델이 라면을 비롯한 홈플러스 PB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사진제공=홈플러스

이에 따라 유통업체들도 저렴한 가격의 PB(자체브랜드)상품을 내놓으며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홈플러스 PB상품인 '이춘삼 짜장라면'이다. 이춘삼 짜장라면은 지난해 12월 첫 출시 후 초도물량이 매진될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심지어 이후 7개월 간 홈플러스 전체 라면 카테고리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삼양이 생산한 이 제품은 한 봉지당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을 앞세웠다. 그럼에도 춘장 함유량을 높여 맛을 지키면서 가성비가 좋은 짜장라면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홈플러스는 이춘삼 짜장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 9월에는 ‘이해봉 짬뽕라면’도 출시했다. 이춘삼 짜장라면과 이해봉 짬뽕라면의 누적 판매량은 1000만개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라면 전체 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성장폭이 줄어든 상태"라며 "짜장라면의 경우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는 메뉴이기 때문에 짜장 관련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경쟁하는 구도"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