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가 방경만 신임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반대 의사를 밝힌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더불어 ISS와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와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ISS 측에 대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셈이다.
KT&G, ISS에 포문을 열다
KT&G는 15일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방경만 후보자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사실상 반대를 권고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한 것과 관련 입장문을 발표했다.
KT&G는 "ISS의 분석은 상당 부분 FCP가 제공한 사실과 다른 데이터와 주장을 인용하고 있다"며 "사실관계와 다른 해외 실적 분석 등 신뢰성이 결여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FCP의 주장에 일방적으로 동조한 결과를 내놓은 것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ISS의 사장 후보 선임 안건 반대 권고는 일반적으로 CEO 선임에 대해 반대를 권고하지 않는다는 ISS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에 정면으로 배치된다"면서 "ISS는 명분 없는 반대 권고를 함으로써 CEO 공백 등 전체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KT&G는 4년여에 걸쳐 고위경영자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또 신임 대표이사 후보 선정 과정에 완전 개방형 공모제를 도입하고 외부 인선자문단의 객관적인 의견을 반영하는 등의 노력을 해왔다.
KT&G는 또 "ISS의 의결권행사 가이드라인은 회사에 반대하는 입장을 가진 보유 지분 5%를 초과하는 주주가 이사 후보를 추천할 경우 독립적인 후보자로 간주하지 않는다"며 "IBK기업은행이 회사 지분 7.1%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손동환 후보자 선임에 찬성을 권고한 것은 ISS 가이드라인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ISS는 분리선출 되는 곽상욱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반대 권고의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주주들이 분리선출 대상인 곽상욱 후보자 선임안에 반대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고 이는 회사의 집중투표에 대한 이해 부족과 회사에 대한 편견을 강하게 표출한 것"이라고 밝혔다.
KT&G 대 ISS·IBK…국민연금의 선택은
현재 KT&G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 후보로 방경만 수석 부사장을 확정하고 오는 28일로 예정된 주주총회를 통한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방 후보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 선임에 반대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여기에 ISS까지 나서 방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를 내놓으면서 KT&G를 압박하고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지난 2022년 KT&G에게 KGC인삼공사 분리를 요구했던 FCP도 가세했다. KT&G는 이번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후보로 임민규 엘엠케이컨설팅 대표이사를, 감사위원으로 곽상욱 법무법인 화현 고문변호사를 추천했다. IBK기업은행은 손동환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이상현 FCP대표는 주주제안을 통해 사외 이사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이상현 FCP대표가 갑자기 후보를 사퇴하면서 IBK기업은행이 추천한 손동환 교수 지지를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이 대표가 IBK기업은행에 힘을 실어줘 KT&G를 압박하고 궁극적으로는 방 후보자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을 저지하려는 전략인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ISS는 KT&G가 추천한 사외 이사 후보 모두에 대해 반대를, IBK기업은행이 추천한 손 후보에게는 '몰표'를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KT&G의 주주총회는 KT&G와 IBK기업은행·ISS·FCP의 치열한 표대결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관건은 KT&G의 지분 6.3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다. 국민연금이 어느 편에 설지가 이번 KT&G 신임 대표 선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IBK기업은행과 ISS 등의 반대에도 불구, 방 후보자의 대표이사 사장 선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방 후보자가 누구보다도 KT&G의 상황을 잘 아는데다, 주요 요직을 두루 경험한 터라 내부적으로도 KT&G를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많다. 또 KT&G 산하 공익재단 등이 보유하고 있는 지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방 후보의 대표 선임은 무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ISS와 FCP 공모 가능성도
한편, KT&G는 이날 ISS와 FCP의 공모 가능성도 제기했다. KT&G는 "지난 11일 ISS 측과 미팅을 가졌다"며 "당시 ISS는 FCP로부터 제공받았다는 자료라면서 수출사업 수익성에 대한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회사는 수익성 관련 질의 자체가 잘못된 정보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밝혔다"면서 "관련 자료를 확인하기 위해 공유를 요청했지만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FCP는 지난 13일 웨비나를 통해 해당 자료를 공개했으며 회사의 분석 결과 ISS 미팅시 질의한 사항과 같은 내용상의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KT&G에 따르면 FCP는 웨비나를 통해 "KT&G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궐련담배 수출과 전자담배(NGP) 수출 부문에서 각각 680억원과 570억원의 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KT&G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KT&G는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궐련담배 수출과 전자담배(NGP) 수출 부문 합산 약 5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반박했다.
KT&G는 "지난 14일 ISS가 FCP로부터 받은 자료에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ISS에 통지했다"며 "하지만 ISS는 이에 대한 고려나 응답 없이 FCP의 웨비나가 종료된 직후 의안분석 보고서를 발간했으며 이에 대해 회사는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