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그룹 오너 일가가 잇따라 한세엠케이 주식 매입에 나섰다. 한세엠케이가 수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기 때문이다. 한세엠케이는 오너의 주식 매입에 이어 사업 재편을 추진해 상장폐지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계획이다.
주가 살려라
조영수 한세예스24문화재단 명예이사장은 지난 16일부터 28일까지 한세엠케이 주식 1만4616주를 장내 매수했다. 조 이사장이 현재까지 매입한 주식은 총 1441만원 규모다. 조 이사장은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배우자이자 김지원 한세엠케이 대표의 모친이다. 오는 8월 18일까지 총 27만9330주를 매입한다는 계획이다. 매입 계획을 발표한 지난 6월 12일 종가를 기준으로 약 3억420만원 어치에 해당하는 규모다.
조 이사장뿐만 아니라 김동녕 회장과 김지원 대표도 다음달 중 한세엠케이 주식을 매입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다음달 5일부터 9월 3일까지 29만8508주를, 김 대표는 다음달 7일부터 9월 4일까지 58만5481주를 사들일 예정이다. 각각 3억54만원(6월 23일 종가 기준), 5억774만원(7월 3일 종가 기준) 규모다. 세 사람의 매입 계획을 합산한 규모는 약 11억원이다.
한세예스24그룹 오너일가가 잇따라 한세엠케이 지분 매입에 나선 것은 한세엠케이가 상장폐기 위기에 직면해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2월 발표한 상장폐지 개혁방안에 따라 코스피 상장 유지를 위한 최소 시가총액 기준은 이달부터 300억원으로 올랐다.
이와 함께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관리종목 지정 요건도 이달부터 적용되기 시작했다. 30거래일 연속 주가가 1000원 아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이상 1000원을 회복하지 못하면 상장폐지된다.
현재 한세엠케이 시가총액은 새로운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한다. 지난해 11월 25일 300억원 아래로 떨어진 후 12월 초와 5월 중순 며칠을 제외하면 최근까지 8개월 이상 300억원 선을 밑돌고 있다. 지난 6일에는 190억원대까지 하락하기도 했다. 28일 기준 현재 시가총액은 221억원에 불과하다.
한세엠케이의 주가가 동전주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한세엠케이는 지난 2월 23일 주가가 594원까지 떨어지자, 이틀 뒤인 25일 이사회에서 2대 1 주식병합을 결정했다. 5월 13일 병합이 마무리되며 주가는 1000원대로 올라섰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세엠케이 종가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14거래일 연속 1000원 아래에 머물렀고 현재도 900원대와 1000원대를 오가고 있다.
7년 연속 적자
오너 일가가 주식 매입 계획까지 밝히면서 주가 부양에 사활을 거는 것은 상장폐지가 그만큼 기업에게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이 상장폐지되면 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길이 막히게 된다. 유상증자나 전환사채 발행 같은 직접 조달 창구가 끊기는 셈이다.
또 기업은 보통 은행 대출로도 사업 자금을 조달한다. 이런 대출 약정에는 상장 유지나 신용등급 유지 조건이 걸려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상장폐지되면 대출 만기 연장이 거부되거나 즉시 상환을 요구받을 수 있다. 한세엠케이의 본업인 패션업은 계절마다 재고를 미리 확보해야 하는 업종이다 보니 운전자금 확보에 차질이 생기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상장폐지 시 대외 신용도가 떨어져 유통 채널 입점이나 라이선스 계약 유지에도 불리해질 가능성도 크다. 백화점과 아울렛 등 대형 유통채널은 입점 심사에서 상장 여부와 신용등급을 평가 요소로 삼는 경우가 많다. 나이키키즈와 리바이스키즈 등 다수 해외 라이선스 브랜드를 운영하는 한세엠케이 입장에서는 계약 해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렇게 한세엠케이의 주가가 상장폐지 위기에 몰릴 정도로 떨어진 것은 수년째 이어진 실적 부진 탓이다. 한세엠케이는 주력 사업인 유아동복과 골프웨어 시장이 모두 침체에 빠지면서 오랜 시간 실적 부진에 시달려 왔다.
실제로 2019년 적자로 전환한 뒤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손실을 냈다. 2019년 말 김동녕 한세예스24그룹 회장의 딸 김지원 대표가 한세엠케이의 대표직을 맡으며 사업 재정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2021년부터는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300억원 이상의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어 재무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순손실 누적으로 자본은 감소하는 반면, 운영자금 조달로 부채가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도 심각한 상황이다. 한세엠케이의 자본총액은 2023년 878억원, 2024년 460억원, 2025년 188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1분기에는 자본금(224억원)보다 낮은 145억원까지 내려앉으면서 부분자본잠식에 빠졌다. 반면 부채는 2021년 821억원에서 지난해 2635억원까지 늘었다. 이 때문에 부채비율은 지난해 1403.71%까지 치솟았다.
구조조정
이에 한세엠케이는 부진 브랜드를 정리하는 동시에 성장 브랜드에 투자를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2022년 캐주얼 브랜드 'TBJ'와 '앤듀'의 생산을 종료했고 지난해 초에는 유아동 멀티스토어 '컬리수에딧' 사업을 접었다. 중국에서는 NBA 라이선스가 종료되면서 만쿤상해 법인 영업도 중단했다.
반면 성장세를 보이는 브랜드에는 투자를 늘리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오는 9월 신규 유아동복 플랫폼 '플레이키즈 클럽'을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웨어 멀티스토어 '플레이키즈-프로'에서 전개하는 리바이스키즈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대비 187% 늘어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곳에서는 기존 나이키키즈, 조던키즈, 컨버스키즈, 리바이스키즈에 아베크롬비키즈와 라코스테키즈를 더해 총 6개 브랜드를 선보인다. 이 중 아베크롬비키즈는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브랜드다.
또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플레이키즈-프로의 사업도 키워 간다는 목표다. 플레이키즈-프로의 올해 연매출 목표는 1000억원이다. 매장 전략도 백화점 중심에서 지방 상권의 로드숍 복합점으로 넓히고 있다.
한세엠케이는 스포츠웨어 외 캐주얼 브랜드에서도 신제품과 협업을 늘리고 있다. '버커루'는 브랜드 헤리티지를 살린 복각 데님 라인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모터스포츠 대회 오네 슈퍼레이스 공식 의류 파트너십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초 선보인 신규 브랜드 '더비아카이브'도 출시 초기부터 판매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저출생 여파 속에서도 해외 유아동 라이선스 브랜드는 고성장을 이어가는 추세"라며 "한세엠케이가 플레이키즈 클럽을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만큼 신규 브랜드들의 안착 여부가 향후 주가와 실적 회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