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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날의 검' 된 커피 프랜차이즈 '빅모델' 마케팅

  • 2025.03.07(금) 11:13

'빅 모델' 기용으로 브랜드 인지도 높여
저가커피도 손흥민·뷔 등 모델 효과 톡톡
광고선전비 증가·스타마케팅 부작용 우려

커피 /사진=아이클릭아트

최근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가 잇따라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빅모델 전략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신규 고객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유명인 마케팅에 의존하기보다는 제품의 질과 서비스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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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등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스쿠찌는 지난달 '센스 오브 이탈리아'라는 슬로건으로 리브랜딩을 진행하며 인기 아이돌 그룹 에스파의 멤버 카리나를 모델로 발탁했다. 파스쿠찌가 연예인 모델을 기용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런 만큼 파스쿠찌의 카리나 발탁은 눈길을 끌고 있다. 

파스쿠찌는 새로운 BI(브랜드 아이덴티티) 인테리어를 적용한 리브랜딩 매장을 직영·가맹점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장 종류도 네 가지로 나눠 운영키로 했다. 그 중엔 특화 메뉴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직영 매장 '센트로', 에 에스프레소 커피를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에스프레소 바' 등이 있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엔제리너스'도 지난달 배우 이준혁을 광고모델로 선정했다. 여기에 신메뉴도 이준혁 생일에 맞춰 출시하기로 했다. 엔제리너스는 지난 2021년 리브랜딩 캠페인을 진행해왔지만 연예인을 기용하진 않았다. 이디야커피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했다. 이디야는 지난해 10월 배우 변우석을 브랜드 모델로 채택한 바 있다. 

파스쿠찌 모델 카리나 /사진=SPC그룹

이들 브랜드의 공통점은 매장 수가 최근 몇 년 새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스쿠찌는 2022년 540여 개에 달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485개로 줄었다. 지난해 방한한 마리오 파스쿠찌 회장은 한국에서 해마다 100개씩 새 매장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럼에도 매장 수가 계속 감소하자, 빅모델을 기용해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엔제리너스도 마찬가지다. 엔제리너스의 매장 수는 2022년 412개에서 2024년 말 기준 약 300개로 감소했다. 롯데GRS 관계자는 "(매장 수 감소는) 코로나 시절에 저희가 체질개선 및 점포 운영 효율화를 위해 정리한 영향도 있다"며 "엔제리너스는 소비자들과의 소통 강화 및 차별화 경험 제공을 위해 브랜드 모델과의 접점을 활용한 신메뉴 출시 및 다양한 마케팅을 기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최초로 4000호점을 돌파했지만, 실제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줄었다. 공정거래위원회 가맹거래정보에 따르면 이디야커피의 가맹점 수는 2020년 2885개, 2021년 3018개, 2022년엔 3019개로 집계됐다.

양날의 검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저가 커피 브랜드들도 빅모델 기용에 나섰다. 일명 '저가커피 3대장' 중 하나인 메가MGC커피(메가커피)는 2022년 8월 축구선수 손흥민을 모델로 기용한 후 3년째 광고를 지속하고 있다.

손흥민 효과는 확실했다. 메가커피는 소셜네트워킹 서비스(SNS)에서 '손흥민 생카(생일카페)'라는 애칭으로 불리며 축구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기도 했다. 또 다른 저가커피인 컴포즈커피도 2023년 12월 BTS의 뷔를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카페 프랜차이즈들의 이같은 빅모델 마케팅이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빅모델 마케팅의 장점은 유명 연예인이나 인기 스타를 활용하면 단기적으로 주목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경쟁이 치열한 카페 시장에서 브랜드를 차별화하고, 특정 소비자층을 빠르게 유입시킬 수 있다.

실제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룬 저가커피 브랜드들도 가격 경쟁력과 더불어 스타 마케팅에 나서면서 가맹점 증가와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봤다. 메가커피는 최근 매장 수 3500호점을 돌파했고, 컴포즈커피의 매장 수는 2796개로 집계됐다.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매출은 2022년 1748억원에서 2023년 3684억원으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다.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 매장 전경 /사진=김지우 기자 zuzu@

하지만 감수해야 할 부분도 있다. 바로 비용이다. 실제로 메가커피를 운영하는 앤하우스의 광고선전비는 크게 늘었다. 앤하우스의 광고선전비는 2022년 37억원에서 2023년 125억원으로 3배 증가했다. 이뿐만 아니다. 본사가 광고비 60억원을 가맹점주들과 50%씩 분담하기로 하면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컴포즈커피 역시 뷔 광고 집행 예상 비용인 60억원 중 20억원을 가맹점주들이 분담하도록 해 잡음이 일었다. 저렴한 가격에 커피를 판매하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광고비 부담까지 고려하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는 가맹점주들의 우려가 많았던 탓이다.

이처럼 과도한 광고비 집행은 프랜차이즈 운영 비용을 증가시킨다. 이는 소비자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카페 프랜차이즈들이 원두값 상승 등을 이유로 메뉴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지만, 광고비 등 운영 비용 증가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달 컴포즈커피는 원두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1500원에서 1800원으로 300원 인상한 바 있다. 메가커피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앞서 2022년 2000원짜리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전메뉴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파스쿠찌도 지난달 아메리카노 등 음료 5종의 가격을 최대 600원 올렸고, 변우석을 광고모델로 기용한 베스킨라빈스도 이달 아메리카노를 400원, 라떼류를 500원 각각 인상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명연예인 광고 마케팅은 고객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광고 비용이 상당히 투입되다보니 소비자 가격에 전가시키거나 상품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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