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최대 실적' 쓰자마자…KFC, 2년 만에 또 매물로 나왔다

  • 2025.04.09(수) 06:50

지난해 매출 17%·영업익 469% 증가
매장 재정비·가맹사업으로 체질 개선
얌브랜드 통해 타코벨 사업권도 획득

KFC 건대입구역점. / 사진=KFC코리아

치킨·버거 브랜드 'KFC'를 운영하는 KFC코리아가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PE)에 인수된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또 다시 새 주인을 찾는다. 지난해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데다, 가맹사업과 신규 프랜차이즈로 신사업까지 확보하면서 매각 동력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사상 최대 실적

KFC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292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7.7%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69.1%나 늘어난 164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모두 KFC코리아 설립 이래 최대 수치다.

KFC코리아는 지난해 재무건전성을 일부 회복하는 데도 성공했다. KFC코리아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372.0%로 하락했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116억원으로 늘면서 4년만에 부분자본잠식 상태에서도 벗어났다. KFC코리아가 수년간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KFC코리아는 2023년 4월 오케스트라PE에 인수되기 전부터 수년간 재무구조가 악화해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KFC코리아는 2016년 18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2017년 누적된 적자 탓에 이익잉여금이 모두 소진되면서 결손금이 발생했고 2018년에는 자본총액이 납입자본금보다 적은 부분자본잠식 상태가 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까지 터지며 자본이 완전히 바닥난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차입을 늘리면서 2021년에는 부채비율이 6620.1%까지 치솟았다.

그래픽=비즈워치

오케스트라PE가 KFC코리아를 인수한 2023년에도 KFC코리아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KFC코리아는 2023년 매출액이 전년보다 9.8% 성장하고도 영업이익이 53.0%나 줄었다. 게다가 다시 순손실이 발생하며 적자 전환했다. 재무구조도 나아지지 않았다. 오케스트라PE가 인수 직후 두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로 총 120억원을 투입했음에도 2023년 말 KFC코리아의 부채비율은 4531.6%였다.

KFC코리아의 긴 부진의 원인으로는 오래 고수해온 직영점 체제가 꼽힌다. 직영점은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인건비, 임대료 등의 고정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가맹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 가맹점에 비해 공격적인 출점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다.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이 전국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갖고 있는 것과 달리 KFC의 매장수는 2023년 말 기준 200개에도 미치지 못했다.

성장세 탔는데...

KFC코리아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쓴 것은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과 함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KFC코리아는 지난해 기존 매장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는 한편 상권 특성에 맞춘 소형 매장을 도입하는 등 운영 효율화에 나섰다. 새로운 메뉴 포트폴리오 전략을 추진해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신메뉴도 내놨다.

특히 KFC코리아는 직영점 체제를 버리고 지난해 처음으로 가맹사업도 시작했다. KFC코리아는 가맹사업 시작 8개월만에 15개의 가맹점을 확보하며 매장 수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1분기 말 KFC의 매장 수는 직영점 197개, 가맹점 15개 등 총 202개다.

이와 함께 KFC코리아는 최근 글로벌 멕시칸 패스트푸드 브랜드 '타코벨'의 한국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까지 따냈다. 현재 한국 타코벨은 구지은 전 아워홈 부회장이 이끄는 캘리스코에서 운영하고 있다. KFC코리아는 당분간 캘리스코와 함께 한국 타코벨 사업을 하게 된다.  KFC코리아는 캘리스코의 계약이 종료되면 한국 내 타코벨의 독점 개발과 운영에 대한 우선권을 갖게 된다.

KFC코리아 이노베이션 R&D 센터. / 사진=KFC코리아

KFC코리아가 체질 개선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KFC 미국 본사인 얌브랜드(Yum! Brands)와의 협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얌브랜드는 KFC, 피자헛 등의 프랜차이즈 사업권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이다. 타코벨 역시 얌브랜드 소속 브랜드다.

일반적으로 글로벌 프랜차이저들은 메뉴 개발부터 매장 운영 방식, 마케팅, 프로모션까지 관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오케스트라PE 이전 KFC코리아의 주인이었던 KG그룹은 KFC코리아를 매물로 내놓으면서 얌브랜드와 운영 정책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오케스트라PE는 KFC코리아를 인수할 당시부터 얌브랜드와 많은 협상을 거치며 일부 자율권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얌브랜드는 2023년 오케스트라PE가 KFC코리아를 인수할 당시 출자자로 참여하기도 했다. KFC코리아가 지난해 다양한 형태의 매장을 선보이고 가맹사업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얌브랜드로부터 자율권을 얻었기 때문이다. 얌브랜드와 캘리스코 사이의 타코벨 프랜차이즈 계약이 종료되기도 전에 KFC코리아가 MF를 따낼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FC 대구 황금동점. / 사진=KFC코리아

다만 오케스트라PE가 KFC코리아를 인수한지 2년도 되지 않아 이른 엑시트에 나선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사모펀드는 3년 이상 기업을 보유한 후 투자 회수에 나서는 것과는 다른 행보다. KFC코리아가 최대 실적을 쓰며 올해도 추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에서도 이례적이다.

특히 KFC코리아는 이제 막 가맹사업을 시작한 데다 타코벨 사업을 본격화 하지도 못한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최근 외식 업황이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오케스트라PE가 발빠르게 엑시트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오케스트라PE가 보유한 피자앤컴퍼니(반올림피자) 역시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KFC코리아가 성장세를 탔다는 점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며 "다만 외식 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매각 가격을 맞출 인수자를 찾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