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색

3년 만의 '새 브랜드'…롯데쇼핑, 패션사업 반등할까

  • 2025.03.26(수) 07:00

다음달 미국 브랜드 '스포티앤리치' 론칭
2022년 캐나다구스 이후 첫 해외 브랜드
출범 후 7년 연속 적자…수익성 회복 절실

스포티앤리치의 25SS 프레피드랍 컬렉션(오른쪽)과 비벌리힐스드랍 컬렉션(왼쪽). / 사진=롯데지에프알

롯데쇼핑의 패션 자회사 롯데지에프알(GFR)이 3년만에 Z세대를 겨냥한 새 해외 패션 브랜드를 선보인다. 롯데지에프알은 2022년 이후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하는 등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최근 적자폭을 크게 줄인만큼 신규 브랜드를 통해 돌파구 마련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Z세대 잡아라

롯데지에프알은 다음달 미국 애슬레저 브랜드 '스포티앤리치(Sporty & Rich)'를 정식 론칭한다. 롯데지에프알은 이 브랜드 론칭을 위해 지난해 8월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9년 12월 31일까지다.

스포티앤리치는 이 브랜드의 비주얼 디렉터를 맡고 있는 에밀리 오버그(Emily Oberg)가 설립한 패션 브랜드다. 오버그는 2015년 SNS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패션 스타일링을 소개하는 무드보드와 온라인 매거진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오버그가 제안하는 스타일링이 SNS상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인 의류 사업으로 확대됐다. SNS에서 먼저 오버그의 스타일링이 알려진 후 의류 사업으로 이어진 만큼 Z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패션 브랜드로 빠르게 자리매김 했다. 최근에는 아디다스, LA 다저스 등과 협업 컬렉션을 내놓으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스포티앤리치의 25SS LA다저스 컬렉션. / 사진=롯데지에프알

스포티앤리치는 웰니스와 1980~1990년대 미국 클래식 스포츠 스타일에서 영감을 받은 스웨트 셔츠, 후디 등의 애슬레저 의류를 주로 선보인다. 최근 패션 트렌드인 '조용한 럭셔리'에 맞는 최소한의 로고 디자인과 편안한 핏이 특징이다.

롯데지에프알은 다음달 1일 서울 송파구의 롯데백화점 애비뉴엘 월드타워점 5층에 스포티앤리치 첫번째 매장을 연다. 이후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본격적인 유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GFR 관계자는 "스포티앤리치는 단순한 의류를 넘어 건강한 라이프스타일 철학을 담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브랜드"라며 "헐리우드 유명인들이 사랑하는 '데일리웨어', '이지 럭셔리 웨어'로서 SNS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7년 연속 적자

롯데지에프알이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지난 2022년 국내 판권을 획득한 '캐나다구스(Canada Goose)' 이후 3년만이다.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까지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하며 수익성 개선에 집중해왔다. 2018년 출범 이후 단 한 차례도 흑자를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지에프알은 롯데쇼핑이 지난 2018년 6월 세운 패션 전문 자회사다. 롯데쇼핑이 2010년 인수한 패션 회사 엔씨에프(NCF)와 롯데백화점 패션 사업 부문 글로벌패션(GF)을 통합해 출범했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에프알의 지분 99.98%를 보유 중이다.

롯데쇼핑은 롯데지에프알을 수년 내에 1조원의 매출을 내는 회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롯데지에프알은 출범 이후 '훌라', '아이그나', '타라자몽' 등 수입 브랜드를 12개까지 운영하며 사업을 확대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롯데지에프알의 실적도 악화하기 시작했다.

롯데지에프알이 지난해 정리한 스포츠 브랜드 '카파'. / 사진=롯데지에프알

실제로 롯데지에프알의 매출액은 출범 이듬해인 2019년 1518억원에 달했으나 2021년 879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롯데지에프알의 매출액은 2022년 1150억원까지 회복됐으나 다시 2년 연속 뒷걸음질 치며 지난해 1006억원을 기록, 1000억원선이 다시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수익성은 더 심각하다. 롯데지에프알은 출범 이후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적자가 지속하면서 지난해 롯데지에프알의 결손금은 883억원에 달한다. 결국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사업을 종료한 '카파' 등을 포함해 꾸준히 비효율 브랜드를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롯데지에프알에 운영 중인 브랜드는 캐나다구스, '겐조', '나이스클랍', '빔바이롤라', '까웨' 등 5개 패션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 '샬롯틸버리'뿐이다. 이들 브랜드 대부분에 대해 손상차손을 인식해야 할 정도로 실적이 신통치 않다. 손상차손이란 각 브랜드의 손익이 악화하면서 회수가능가액이 장부금액에 미달할 때 회계상으로 반영하는 비용이다. 모기업 롯데쇼핑 역시 2023년 400억원에 이어 지난해 1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롯데지에프알을 지원했다.

패션 사업 살려라

다행히 롯데지에프알의 수익성은 비효율 브랜드 정리를 통해 조금씩 개선되는 추세다. 2022년 194억원까지 치솟았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57억원까지 줄어들었다.

롯데지에프알은 각 브랜드의 세부 실적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브랜드의 손상차손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통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롯데지에프알의 대표 여성복 브랜드 나이스클랍은 2022년까지 손상차손이 인식됐으나 2023년부터는 손상차손 처리를 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의미다. 겐조 역시 손상차손의 규모가 2022년 22억원에서 지난해 1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까웨의 손상차손도 2022년 24억원에서 지난해 677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그래픽=비즈워치

특히 까웨의 경우 브랜드 로열티가 하향 조정되면서 롯데지에프알의 수익성 개선을 도왔다. 롯데지에프알은 지난해 1월 까웨의 글로벌 본사 'K-Way S.p.A.'와 로열티 조건 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로열티 금액이 57만 달러 감소했다. 이를 통해 롯데지에프알의 영업비용은 5억7600만원 가량 줄어들었다. 롯데지에프알이 지난해 8월 브랜드 앰배서더로 선정한 아이돌 그룹 몬스타엑스의 셔누가 글로벌 앰배서더로까지 활약한 점이 본사 마케팅 자산으로 인정 받으면서 로열티 조정이 가능했다.

그러나 롯데지에프알의 위기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유일한 화장품 브랜드인 샬롯틸버리가 지난해 상반기 한국법인 샬롯틸버리코리아를 설립하며 직진출 했다. 롯데지에프알은 여전히 백화점 매장 관리 등을 맡는 파트너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내년 계약기간이 종료된 후 샬롯틸버리가 직접 전체 한국 사업을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 샬롯틸버리 역시 손상차손 규모가 2022년 13억원에서 지난해 6640만원으로 크게 줄어들며 실적이 개선되는 추세다. 이 때문에 롯데지에프알은 샬롯틸버리를 대체할 신규 브랜드를 확보해야 한다.

롯데지에프알 관계자는 "까웨 등 주력 브랜드들의 저변과 고객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새롭게 선보일 신규 브랜드도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밝혔다.

naver daum
SNS 로그인
naver
facebook
goog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