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쇼핑 시장에 '이커머스' 시대를 연 G마켓이 재도약을 노린다. 쿠팡과 네이버 등에 내준 이커머스 패권을 알리바바그룹과의 협업을 통해 되찾겠다는 각오다. 알리바바 그룹이 갖고 있는 글로벌망을 활용한 해외 시장 개척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에 상륙한 알리익스프레스가 예상만큼의 영향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만큼 G마켓의 '알리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G마켓=글로벌 마켓?
지난 1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의 조인트벤처(JV) 기업 결합을 승인했다. 이로써 G마켓은 본격적으로 알리바바와의 협업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JV는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를 자회사로 둔다. 양 사는 독립적인 운영을 유지하면서 협업에 나선다.
협업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지난 29일 G마켓은 동남아시아 대표 이커머스인 '라자다'와 제휴한다고 밝혔다. 라자다는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베트남, 태국, 필리핀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지난 2016년 알리바바 그룹이 10억달러에 인수하며 '알리 가족'이 됐다. G마켓의 라자다 진출 역시 '알리 효과'다.
앞서 신세계그룹과 알리바바 인터내셔널이 만든 조인트벤처(JV)는 알리바바의 전 세계 유통망을 활용해 G마켓의 약 60만셀러의 글로벌 진출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라자다 진출은 첫 사례다. 라자다의 고객은 우리나라 인구의 3배가 넘는 1억6000만명에 달한다.
이를 통해 G마켓 셀러들은 추가적인 노력이나 비용 부담 없이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최근 K컬처가 크게 인기를 누리고 있는 지역인 점을 고려하면 유의미한 매출 증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해외 판매의 관건인 물류도 G마켓과 라자다가 국제 배송과 고객 응대 등 핵심 부분을 전담한다. 판매자는 판매된 상품을 인천 소재의 라자다 물류센터까지만 배송하면 된다. G마켓 측 역시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직후 'G마켓=글로벌 마켓'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해외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업계에선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출하는 게 아닌, 상품 관리, 주문, 배송 등 주요 시스템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현지에서 영향력이 높은 라자다에 입점하는 만큼 시너지를 기대할 만하다는 반응이다. 리스크 없이 판매처만 늘어나는 셈이니 G마켓에 입점한 판매자들로서는 환영할 만한 변화다.
국내 효과는?
문제는 정작 '안방'인 국내 시장에서의 시너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의 지난 8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는 920만명이다. G마켓은 668만명, 옥션은 266만명이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1854만명으로 쿠팡(3422만명)에 이은 압도적 2위 사업자가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3사의 MAU가 단순 합산될 가능성은 없다. 대다수가 중복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이미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 진출해 온라인 직구 시장의 37%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1위 업체라는 점도 문제다. 알리익스프레스 입장에서는 G마켓과의 협업으로 G마켓의 '스마일배송' 물류 인프라를 누리는 등 장점이 있다. G마켓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알리바바의 AI 인프라를 이용한 판매 모델 고도화 정도다. 신규 소비자를 끌어들이기엔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단점은 명확하다. 창립 이후 지금까지 갖고 있던 '토종 이커머스' 이미지가 바랬다. 2000년 구영배 대표가 창업한 G마켓은 2009년 옥션을 운영하던 이베이에 인수됐다. 사실상 G마켓은 이 때부터 '외국계 기업'이었다. 하지만 옥션과의 별도 운영을 통해 토종 이커머스 이미지를 지켜냈다. 옥션이 국내에서는 G마켓에 뒤처진 하위권 브랜드였다는 점도 이유가 됐다.
하지만 알리와의 합작은 다르다. 국내 소비자들은 알리익스프레스를 많이 사용하지만 그만큼 불신도 많다. 실제로 여러 차례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는 국내 이커머스에 대한 믿음이 깨질 수 있다. 국내 셀러 입장에서도 저가의 알리익스프레스 제품이 G마켓에 풀리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해외 판로를 얻는 대신 국내 시장을 내주는 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G마켓 셀러들이 해외 판로가 생기는 만큼 알리바바의 셀러들도 국내 판로가 생기는 것"이라며 "어느 쪽이 더 큰 효과를 볼 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