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 기념일 중 하나인 '빼빼로데이'가 다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때 상술 논란과 경기침체로 위축됐던 분위기가 한류 열풍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국내 3대 데이
빼빼로데이는 1990년대 중반 영남 지역 한 중학교 여학생들 사이에서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는 의미로 막대과자를 주고받은 것이 시초다. 이듬해 롯데제과(현 롯데웰푸드)가 이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학생들의 소소한 놀이 문화가 전국적으로 확산한 셈이다. 이후 11월 11일은 '빼빼로데이'로 불리며, 발렌타인데이·화이트데이와 함께 '국내 3대 데이 마케팅'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부터 '기업의 상술'이라는 비판이 확산하면서 빼빼로데이 열기가 한풀 꺾였다. 여기에 사회적 분위기 역시 영향을 미쳤다. 2019년에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했다. 당시 일본 막대과자 '포키'가 편의점 행사 품목에서 제외됐고, 동시에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반감이 커지며 빼빼로 구매를 꺼리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빼빼로를 주고받는 풍경 자체가 사라졌다. 이후 엔데믹이 시작된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2022년 10월 말 발생한 이태원 참사로 전국이 애도 분위기에 잠겼다. 사회 전반에 축제 자제 분위기가 퍼지면서 빼빼로데이 역시 조용히 지나갔다.
지난해에는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겹치며 소비심리 위축이 뚜렷해졌다. 빼빼로데이 행사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일부 편의점에서는 행사 매출이 전년보다 감소했다. 대형마트들도 예년보다 규모를 줄이고 한정판 제품 위주로 행사를 진행했다. 제과업계는 이전처럼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 대신 '조용한 마케팅'을 택하며 수위를 조절했다.
글로벌 기념일로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롯데웰푸드는 침체된 내수시장을 넘어설 새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롯데웰푸드는 한국 고유의 '빼빼로데이' 문화를 세계로 확산시키기 위해 2020년부터 글로벌화에 나섰다.
롯데웰푸드는 먼저 미국 싱가폴, 필리핀, 멕시코 등 15개국에서 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빼빼로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해부터는 인도 하리아나 공장에서 빼빼로 현지 생산을 시작했다. 첫 해외 생산 시대가 열린 셈이다. 현지의 고온다습한 기후에 맞춰 녹지 않는 '내열성 초콜릿'도 자체 개발했다. 이는 인도 공략은 물론 주변국 수출을 위한 발판이 됐다.
적극적인 마케팅 덕분에 빼빼로 판매량은 빠르게 늘었다. 뻬뻬로 수출액은 2020년 290억원에서 지난해 701억원으로 4년 사이 140% 이상 급증했다. 수출량도 처음으로 1억개를 돌파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7개국 21개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 중이다.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2020년 약 20%에서 지난해 30%까지 높아졌다.
롯데웰푸드는 올해도 빼빼로데이를 앞두고 뉴욕, 로스앤젤레스, 하노이, 서울 등 주요 거점 도시에서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TSX 브로드웨이' 전광판에는 'Show your love with PEPERO(빼빼로로 사랑을 나누세요)'라는 문구의 영상이 송출되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목표는 '빼빼로데이'의 세계화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특명 아래 빼빼로를 매출 1조원 '메가브랜드'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올해는 수출액 9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올해 캠페인은 글로벌 소비자들이 11월 11일을 자연스럽게 '빼빼로데이'로 인식하도록 다양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2035년까지 빼빼로를 글로벌 톱10·아시아 넘버원 브랜드로 키운다는 목표로 동남아, 북미 등에 수출 확대, 해외 생산 라인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