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경기 침체로 아웃도어 업계가 긴 불황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네파는 고기능성과 세련된 디자인을 결합한 프리미엄 아웃도어로 반등에 나설 계획이다. 올 가을·겨울 시즌에는 패션 브랜드 못지 않은 감도 높은 제품을 내세워 젊은 고객층을 아우르는 브랜드로의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산을 떠난 아웃도어
네파는 1996년 이탈리아 베르가모에서 등산화 전문 브랜드로 시작해 2005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 2006년 캐주얼웨어와 독립문 메리야스를 생산·판매하던 평안L&C에 인수됐다. 인수 첫 해 36억원에 불과하던 아웃도어 매출은 2010년 1550억원으로 급증했고, 2013년 MBK파트너스가 지분 100%를 인수하면서 외형 확장에 속도를 냈다.
2010년대 초 아웃도어 전성기 당시 네파는 '트렌디한 신흥 강자'로 불렸다. 블랙야크와 K2가 산악 전문성을, 코오롱스포츠가 전통 이미지를 내세웠다면 네파는 '기능성에 스타일을 더한 아웃도어'를 표방했다. MBK 인수 직후인 2013년 네파의 연 매출은 4703억원, 2015년에는 5200억원으로 업계 톱5에 안착했다.
그러나 시장의 분위기는 빠르게 바뀌었다. 등산 중심의 레저문화가 줄고, 대신 도심 속 일상복으로 입는 '애슬레저' 트렌드가 부상했다. 소비자들은 기능성보다 디자인과 실용성을 중시했고, 아웃도어 브랜드는 SPA·패션 브랜드와의 경쟁에 직면했다. 한때 유행어처럼 번졌던 '매스티지(대중적 명품)' 개념은 소리 없이 사라졌다. 소비는 고가의 명품과 가성비 있는 SPA브랜드로 양극화됐다.
이 과정에서 중간 가격대의 내셔널 아웃도어 브랜드는 정체성을 잃었다. 시장은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와 저가형 캐주얼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됐다. 결국 네파를 비롯한 국내 아웃도어 업체들은 성장 둔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의류 소비가 급감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의 위축은 더 뚜렷해졌다. 네파의 매출은 2023년 3137억원, 2024년 2973억원으로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네파의 변신
네파는 시장의 흐름이 달라지자 지난해부터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에 착수했다. 핵심 전략은 '스타일 테크 다운'이다. 기술 기반의 제품에 디자인을 더해 단순 등산복을 넘어 출퇴근부터 여행까지 도시와 자연을 아우르는 하이테크웨어로 변화에 나설 계획이다.
김정미 네파 부사장은 6일 서울 서초구 청계산 네파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기술 기반의 세련된 디자인으로 아웃도어 프리미엄을 확장한다"며 "양보다 질로 승부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올해 가을·겨울 시즌 네파는 '아르테(ARTE)', '프리미아(PRIMIA)', '벤투스(VENTUS)' 등 대표 시리즈를 중심으로 28가지 스타일을 선보였다. 코트형 디자인을 접목한 '아르테'와 '아르테 럭스' 제품은 80만~100만원대의 고가임에도 지난해 완판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네파는 기존 주력층이던 4060 대신 3040을 핵심 타깃으로 설정했다.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온라인 유통 강화에도 나섰다. 무신사에 입점해 라이브방송을 진행했다. 무신사와 고어텍스 전시에 참여하기도 했다.
실제로 고가 라인인 '아르테 럭스' 구매 비중에서 30대 고객이 40% 이상을 차지하며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했다. 과거 4050 중심이던 고객층이 빠르게 젊어지고 있는 셈이다.
네파는 앞으로도 할인성 제품을 늘리는 대신 프리미엄 라인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는 고객들의 객단가를 높이는 동시에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순기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부사장은 "요즘 3040대 고객들은 '하나를 사더라도 좋은 것을 사자'는 소비 성향이 강하다"면서 "고가 제품일수록 젊은 층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불황 속에서도 품질과 디자인이 뒷받침된 프리미엄 제품만이 살아남는다"며 "젊은 고객층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브랜드 로열티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