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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차기 회장 레이스 관전법

  • 2013.11.19(화) 08:27

신한사태 봉합 후 첫 회장 선임…미래 지배구조 시험대
한동우 현 회장 연임 유력 관측, 이동걸 전 부회장 다크호스

신한금융지주가 지난 14일 첫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한 레이스에 본격 돌입했다. 한동우 현 회장의 연임이 유력한 가운데,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신한금융의 독특한 최고경영자(CEO) 승계 프로그램 탓에 불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신한사태 봉합 후 첫 회장 선임이라는 점에서 신한금융의 미래 지배구조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 신한금융, 미래 지배구조 가늠할 시험대


신한금융은 다른 금융그룹과는 달리 그동안 지배구조 논란에선 한발 비켜나 있었다. 재일교포 대주주가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해온데다, 라응찬 전 회장이 20년 가까이 장기집권해온 덕분이다. 장기집권에 따른 문제를 거론하는 목소리는 있었지만, 정치적 외풍에 따른 혼란과 부작용은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추위는 여러모로 주목받고 있다. 신한사태라는 극심한 내홍 후 사실상 첫 회장을 뽑는 절차로, 장기집권 체제가 무너진 신한금융의 미래 지배구조를 엿볼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회장은 신한사태의 와중에 어부지리로 회장직에 올라 조직을 추스르는 역할을 무난히 감당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내부적으론 신한사태에 따른 상처와 갈등이 여전하다. 특히 라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 세력 간 보이지 않는 알력은 조직의 화합을 무너뜨리는 변수가 되고 있다.

따라서 신한금융 입장에선 진정한 조직 통합을 위한 조정자 역할이 여전히 절실하다.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 덕분에 실적은 선방하고 있지만, 새로운 성장동력 마련도 숙제로 남아 있다.

◇ ‘한 회장 연임 요식행위’ 불공정성 논란

하지만 잡음이 만만치 않다. 우선 불공정성 논란이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CEO 승계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다른 금융그룹과는 달리 내부인사 위주로 순혈주의 회장을 뽑는 독특한 구조다.

기존 회장에게 연임을 위한 우선권을 주고, 그룹을 떠난 지 2년이 넘으면 아예 자격을 제한하는 등의 방식이다. 나이도 만 67세를 넘어선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불공정성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한 회장 취임 후 자격 요건을 강화하면서 논란을 더 키웠다.

신한금융 일부 퇴직 임직원들은 “기존의 회장 선임 규칙은 한 회장의 연임에 유리하도록 짜여 있다”는 성명도 발표했다. 나이 제한이나 퇴직 후 2년 조항이 경쟁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한 회장이 라 전 회장 퇴임 후에도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해 협의하고 있고, 계열사 사장 대부분을 라 전 회장의 사람들로 채웠다는 세간의 인식도 여전하다. 금융당국도 회장 선임 과정에서 공정성에 문제가 생기면 개입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그러자 신한금융은 현직 회장에 대한 우선권이나 퇴직 후 2년 조항을 없애는 등 부랴부랴 오해의 소지를 차단하고 나섰다. 다만 연령 제한은 장기집권의 폐해를 막는다는 취지를 살려 그대로 두기로 했다.

◇ 한 회장 연임 유력 속 이동걸 전 부회장 다크호스

신한금융의 차기 회장은 다음달 10일 전후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한 회장은 첫 회추위에 불참하는 형식을 빌려 연임 도전을 공식화했다. 내부 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위성호 신한카드 사장 등 계열사 CEO들도 자동으로 후보군에 들어갔다.

퇴임 후 2년이 되지 않은 CEO 후보군으론 이재우 전 신한카드 사장과 최방길 전 신한BNP 사장, 권점주 전 신한생명 사장 등이 있다. 퇴직 후 2년 조항이 없어지면서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과 홍성균 전 신한카드 사장도 새롭게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금융권에선 조직내 서열 등을 고려할 때 현직 계열사 CEO나 퇴직 후 2년이 안된 CEO 후보군들은 한 회장과 경쟁에 나서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동걸 전 부회장과 홍성균 전 사장 정도가 한 회장에게 필적할 경쟁자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 전 부회장은 신한금융에서 은행과 증권, 캐피털 등을 두루 거친 데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 지지 선언을 주도한 경력 덕분에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앞서 KB금융 회장에도 도전한 바 있어 의지도 충분하다는 평가다. 홍 전 사장도 한 회장과 함께 신한의 1세대 경영진으로 꼽힌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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