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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외환은행 합병, 속도전은 이어진다

  • 2014.09.25(목) 09:45

전초전 하나-외환카드 통합 이사회 통과 순항
신제윤 금융위원장도 사실상 노조에 대화 촉구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의 통합이 본궤도에 오르면서 최대 이슈로 떠오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 통합 논의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카드부문 통합을 조기 통합의 일환으로 해석해 반발하는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입장에 비춰보면 하나금융으로선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은행 조기 통합 논의도 더 속도가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일련의 조기 통합 움직임 속 첫 성과

지난해 7월 하나금융이 하나SK카드와 외환카드 통합 관련 테스크포스팀을 꾸리면서 시작된 카드부문 통합은 외환 노조의 반발을 불러왔다. 5년간의 독립경영을 보장한 '2·17합의문' 위반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나금융 측은 합의문에 'IT, 신용카드의 경우에는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하여 실행할 수 있다'고 나와 있어 신용카드 사업 통합엔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노조는 합의문 자체가 독립경영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경쟁력 강화 방안에 통합이 포함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부분적인 사전통합이며 이것이 은행 조기통합의 단초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전산통합 문제와 함께 일련의 조기 통합 시도로 보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하나금융은 이달초 외환은행의 카드사업을 떼어 내 외환카드로 분사시켰다. 하나SK카드와 통합하는 안건을 지난 24일 이사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때부터 은행 조기통합 카드를 꺼내든 김 회장으로선 이번 카드사업 통합을 조기통합의 첫 성과로 자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말 기준 하나SK카드의 시장점유율은 4.7%, 외환카드는 3.4%이다. 통합 카드사는 6조원의 카드자산, 8.1%의 시장점유율을 갖게 된다. 하나금융은 통합카드사의 시장점유율을 단기간 내 10%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 은행 조기 통합 속도전 단초로 작용할까

김 회장은 은행 조기통합에 대한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강경책과 속도전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7월 3일 은행 조기통합 의사를 내비쳤다. 카드 통합 결정과 비슷한 시기다. 곧장 양 은행과 지주회사 이사회에선 합병추진을 결의했고 통합추진협의회도 구성했다 .8월엔 양 은행장이 통합 선언문에 서명했고, 금융당국의 외환카드 분할 및 신용카드업 영위 인허가를 승인받았다. 김 회장이 조기통합을 언급한 후 두달도 안 돼 벌어진 일이다.

노조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데 '길게 끌어봤자 좋을 것 없다'는 생각에서 애초 속도전으로 밀어붙이자는 게 경영진의 계산이다. 외환 노조 임시조합원 총회에 참석한 외환은행 직원 898명에 대해 징계라는 초강수를 띄우기도 했다.


다음달 금융당국에 조기통합 승인신청을 내겠다고도 했다. 은행 통합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작용할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에 이같은 대응방침을 내놓으며 강행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결국 카드 통합과 함께 조기통합 수순을 빠르게 밟아가는 모양새다.

거세지는 외환 노조의 반발과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금융당국의 입장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지난 24일 외환노조 사무실을 방문했지만 대화를 거부당했다. 외환노조는 "은행장의 일방적인 조합 사무실 방문"이라며 "직원에 대한 징계 철회 없이는 대화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하나금융과 외환 노조 간 대화의 창구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조기 통합이) 외환은행에도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외환은행 노조도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조기 통합은 노사합의를 전제로 추진돼야 한다는 입장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실상 노조에 대화를 촉구했다. 대화가 단절된 채 평행선을 달리는 노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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