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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기(?) 등장에 은행도 변화를 시작했다

  • 2015.11.30(월) 14:37

보수적인 은행권, 중금리대출에 생체인증 적극 도입
"더 편하게, 더 빠르게"...모바일뱅크 리뉴얼

은행권이 모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리스크 때문에 힘들다던 모바일 중금리 상품을 내놓고, 정맥·안면·홍채인식 등 다양한 생체인식 방식을 통한 비대면인증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내년 중에 인터넷 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출범을 앞두고 보수적인 기존 은행권에서도 변화를 위한 몸부림은 시작됐다. 인터넷 전문은행에 참여하지 않은 은행들의 발걸음은 더욱 바빠졌다. 다양한 인증방식을 도입하고 새로운 형태의 고객 접점을 구현하거나 모바일뱅킹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으로 대응에 나섰다.

 


◇ 은행권도 엇갈린 희비..한시름 놓은 KB·우리

인터넷 전문은행의 티켓을 거머쥔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한 시름 놓은 분위기다. 각각 카카오뱅크(카카오 주도)와 K뱅크(KT 주도)에 지분참여를 하게 된 두 은행은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모델은 물론이고 협업모델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애초부터 인터넷 전문은행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우리은행은 자체적으로 해왔던 인터넷 은행 시범모델 위비뱅크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K뱅크에도 활용할 방침이다. KT와 우리은행은 일본 최대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은행(BTMU·Bank of Tokyo-Mitsubishi UFJ)과 일본 2대 통신사인 KDDI의 합작으로 설립된 인터넷 전문은행 '지분뱅크'를 모델로 삼고 있다. 은행의 네트워크와 창구를 활용해 K뱅크 상품을 공동으로 마케팅하거나 세컨드뱅크의 개념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 한 임원은 "고객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며 "KT 고객에 우리은행 계좌를 사용하도록 하거나 교차판매를 하는 식으로 협업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위비뱅크에선 홍채인식을 통한 비대면 실명인증 방식의 도입도 추진한다.

◇ 더 바빠진 발걸음..신한·KEB하나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불참했던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의 셈법은 다소 복잡하다. 겉으론 태연한 듯 보이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서 발걸음은 더욱 바빠질 수밖에 없다.

이들 은행은 인터넷 은행이 기존 은행권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판단, 기존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상품을 모바일체계로 바꾸는 등 변화에 나서고 있다.

신한은행은 다음달 2일 기존 모바일뱅킹을 리뉴얼한 '써니뱅크'를 출범한다. 신한은행 고객이 아니어도 대출 신청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정맥인증 등 비대면 실명확인을 도입하고 이를 활용한 무인점포 '디지털 키오스크'도 같은 날 선보인다. 24곳에서 시범운영되며 통장발급, 계좌 신규, 카드거래 등 100여가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하나은행 역시 모바일과 인터넷뱅킹을 강화한 서비스를 이르면 내년 초쯤 출시할 예정이다. 안면인식을 통한 비대면 인증 방식을 도입해 비대면 거래를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앞서 하나금융지주는 핀테크 기술을 접목한 하나멤버스를 선보이면서 전용 앱을 통해 전화번호만으로 '하나머니'를 주고 받을 수 있는 메뉴를 개발했다. 기존 거래 고객이 아닌 고객도 접근할 수 있는 개방적인 모델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 기존 은행들의 복잡한 셈법

 

인터넷 은행에 참여한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인터넷 은행에서 주도권을 갖기는 힘들더라도 변화의 물결 속에 한발을 들여놓은 것에 안도하는 반면 그렇지 않은 은행은 마냥 편할 순 없는 상황이다. 이들 은행간 견제도 상당했다. 일부 은행이 혁신적으로 생체인식 등의 실명인증 방식을 도입하지만 그 이면엔 여전히 보안성 등 논란의 소지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반면 인터넷 전문은행에 불참한 은행들은 여전히 인터넷 은행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기도 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인증 부분만 풀리면 인터넷 전문은행이 할 수 있는 것들을 기존 은행이 못할 것은 없다"면서 "중금리대출이나 대출자의 등급 등에 변화를 주는 것은 결국 은행의 신용정책에 달린 것"이라며 견제했다.

신한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지금 인터넷은행 사업자들이 내놓은 모델이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구현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며 "우선은 정부의 인가를 받기 위해 모범답안을 제출한 측면이 크기 때문에 내년 하반기 이후 실제 비즈니스 모델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제(29일) 금융위원회의 브리핑 과정에서도 이러한 의구심이 제기된 바 있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이는 대국민약속이기도 하고, 기존에 이미 포화상태에 있는 은행업에서 새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서는 생존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이행하고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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