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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배스' 선언한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 2016.05.03(화) 14:59

"앞으로 2년 내 발생할 부실 채권 규모 모두 파악"
5대 취약업종 등 대출 감소 불가피·ROE 중심 관리

'894억원'

농협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초라한 성적표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적립이 늘어난 게 결정타였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급기야 농협금융이 한 번도 하지 않았던 '빅배스'를 선언했다.


부실자산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통해 깨끗한 농협금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하지만 김 회장 스스로도 이와 관련해 농협중앙회 이사들과 인식을 같이 했다는 자체를 "엄청난 진전"이라고 언급할 정도로, 협동조합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면 쉽지 않은 과제다.

 

▲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3일 서울 명동 뱅커스클럽에서 취임1주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농협금융)

 

◇ "빅배스, 한번은 해야 할 일"…농협 특성상 험로 예상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3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선·해운을 비롯한 5대 취약산업에 가장 노출이 많이 돼 있는 곳이 농협"이라며 "이들 업종의 구조조정 여파가 쓰나미로 올 수 있기 때문에 한번은 빅배스를 하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다른 은행들은 은행장 바뀔 때마다 한번씩 정리를 했기 때문에 지금은 충당금 규모가 우리보다 적지만 우리는 그동안 적게 했던 부분을 어느 정도 현실화 시킬 필요가 있다"며 한번은 거쳐야 할 과정임을 강조했다.

다만 "시기와 방법은 조금 더 고민과 토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1인 대주주라 중앙회 이사회에서 공감대가 형성돼야 하는데, 최근 중앙회 소속 전 간부들과 무박토론을 하면서 이사들께 부실채권 규모를 설명하니 한번 쯤은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얘기가 나왔다"며 "인식을 같이했다는 측면에서 엄청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농협은 농민들에게 배당을 해줘야 하고, 농협중앙회에 명칭사용료를 내야하는 목적이 있어 빅배스 하기엔 부담이 따른다"며 "그런 이유로 충당금도 최저 수준으로 쌓았고, 적립률도 굉장히 낮았다"고 설명했다.

 

당장 필요성은 인식했지만 이 경우 배당이나 명칭사용료 등의 분담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논의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회장은 "제가 의지를 갖고 하겠다"며 "이미 작년부터 배당을 줄이고 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앞서 김 회장은 취임 이후 지난 6개월간 농협금융의 부실채권을 파악하는데 힘썼다. 그는 "정확한 규모를 말씀드릴 순 없지만 현재의 부실채권과 취약업종 및 현재 진행되는 구조조정 등을 고려해 앞으로 2년 내 예상되는 부실채권 규모를 모두 파악했다"고 덧붙였다.

 

◇ 대기업 대출 감소 불가피

농협은 또 다른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대기업대출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김 회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가면 대출 채권비율대로 신규여신이 나갈 수밖에 없는데 이런 것을 빼고, 5대 취약업종을 포함해 대부분 감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외형 성장보다 내실성장을 강조하며 "자기자본이익률(ROE)를 중심으로 하는 손익 중심의 경영관리 체계를 정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외진출 전략과 관련해선 "다른 금융지주보다 늦었기 때문에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캄보디아 등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출 방식도 지점이나 사무소보단 지분투자와 합작형태로 진출할 계획이다.

현재 중국 공소그룹과 합작형태로 리스사 설립을 준비하고 있고, 손해보험, P2P대출, 소비자금융 등에서 올해 안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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