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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신한맨 3인방 '화려한 컴백'

  • 2016.12.07(수) 17:01

신한금융 2인자 신상훈 전 사장,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최영휘 KB이사회 의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포진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그를 생각하면 2010년 신한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과 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이 신 전 사장을 고소하면서 촉발한 내분으로 신한금융은 유례없는 홍역을 치렀다. 

이후 세 사람 모두 신한금융을 떠났지만, 유독 신 전 사장에 대해서는 안타까움의 농도가 짙다. 신한사태 전까지만 해도 신한금융 안팎에선 라 전 회장의 뒤를 이어 신한을 이끌어갈 인물로 여겼고, 그만큼 내·외부의 신망도 두터웠던 탓이다. 

그룹의 2인자 자리까지 올랐고 1인자 자리를 목전에 두고 스스로 물러나야 했기에 '비운의 신한맨'으로 꼽힌다. 그런 신 전 사장이 비록 현업은 아니지만 이제는 금융계 원로로서 우리은행 사외이사로 화려하게 복귀한다. 최근 우리은행 과점주주가 된 한국투자증권에서 추천한 사외이사다.

이달 이사회와 임시주총을 거쳐 최종 선임되면 곧바로 차기 우리은행장 선임 등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 신 전 사장의 경력에 비춰 우리은행을 민간 은행으로 탈바꿈하고 금융지주로 전환하는 등의 과정에서 방향타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에 최대주주로 참여하는 등 은행업에 관심이 많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부회장과는 같은 호남 출신으로 은행업에 관한 상당한 교감이 있었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앞서 신한금융에서 내쳐졌던 최영휘 전 신한금융 사장 역시 KB금융지주의 사외이사(의장)로 돌아왔다. 지난해 초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이사회를 새로 꾸리는 과정에서 경쟁그룹의 전직 CEO를 영입하면서 화제가 됐다. 당시만 해도 보수적인 은행권에선 파격에 가까웠다.

최 전 사장은 재무부 출신이지만 신한은행 창립 멤버로 합류한 이후 신한금융의 2인자 자리까지 올랐다. 옛 조흥은행을 인수하고, 은행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BNP파리바를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오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의 뿌리인 재일교포(현재 18~20% 수준) 지분을 낮추고, 외국계 투자자 지분 확대를 줄곧 주장했던 최 전 사장은 결국 라 전 회장과의 불협화음으로 2005년 신한을 떠났다. 그 역시 마지막은 사실상의 경질이었다. 비운의 신한맨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역시도 낙하산 인사라는 꼬리표가 붙긴 했지만, 신한 내에서는 한때 '잘 나가는' 인사로 손에 꼽혔다. 이 회장은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 신상훈 전 사장과 48년생 동갑이다. 한 회장이 임원 자리(93년)엔 가장 먼저 올랐고, 신 전 사장과 이동걸 회장은 98년 동시에 임원을 달았다.

3년 전엔 신한금융 회장 자리를 놓고 한 회장과 경합하다가 공정성을 거론하며 중도 사퇴했다. 그리고 잊히는 듯했지만 올해 초 산업은행 회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면서 모두를 놀라게했다.
한 관계자는 "세 분 모두 신한 내에선 걸출한 분들이어서 어디서든 역할을 하실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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