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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째 시름시름' 한국 경제…살아날 조짐 보인다

  • 2017.04.13(목) 15:59

수출·투자 개선…한은 올해 성장률 2.5%→2.6%
"사드등 불확실성 여전" 기준금리 연 1.25% 동결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기존 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은 것은 3년 만에 처음이다. 세계 경제가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우리나라 수출이 증가하고 있고 국내 생산과 투자 규모도 커지면서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그러나 한국은행은 경제성장이 중장기적으로 회복할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견해를 보였다. 국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가 북한 등 지정학적 우려도 있어서다. 특히 민간소비와 고용 영역의 경우 전망이 밝지 않아 경기가 나아지리라고 낙관할 수만은 없다는 견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해 경기 활성화를 위한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 IT 실적 호조로 설비투자 급증

한국은행은 13일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내놨던 2.5%에서 1%포인트 오른 수치다. 한국은행은 지난 3년간 처음 내놨던 경제성장률 전망을 내리기만 하다가 이번에 상향 조정을 해 관심을 끌었다. 올해 성장률 전망을 보더라도 지난해 1월에는 3.2%로 내다봤다가 지속해서 2.5%까지 낮춰왔다.

▲ 그래픽/김용민 기자 kym5380@

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세가 뚜렷하다. IT(정보기술) 부문 실적이 좋아지면서 설비투자가 상당폭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2.5%였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를 6.3%로 대폭 조정했다. 수출 역시 세계수요 회복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갈 전망이다. 실제 우리나라 수출은 5개월 연속 증가 추세다.

한국은행은 내년 성장률도 기존 2.8%에서 2.9%로 높여 잡았다. 올해 물가상승률의 경우 국제 유가 오름세와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1월 전망보다 0.1%포인트 올린 1.9%로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업종 호조로 IT 대기업의 설비투자가 상당히 늘었고, 앞으로 투자 계획도 확대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탄핵 국면이 끝나고 대선 일정이 확정되면서 불확실성이 완화해 소비 심리도 다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 자료=한국은행

한국은행의 경제 성장 전망치 상향 조정은 우리나라 경제가 바닥을 쳤다는 시각에 어느 정도 힘을 실어준다. 기획재정부 역시 지난 11일 발표한 '최근 경제 동향'을 통해 한국 경제에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성장세 지속에는 '글쎄'…中 사드 보복 악영향


그러나 한국은행은 한국 경제의 중장기 전망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이 총재는 "여전히 교역국과의 여건 변화가 있을 수 있고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제약 요인이 남아 있다"며 "미국 금리 인상과 연방준비위원회 자산 축소 논의 등을 고려할 때 금융 안정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국내 소비 부문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문제가 있다. 경제성장률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율의 경우 애초 1.9%에서 2.0%로 소폭 조정하는 데 그쳤다. 이 총재는 "아직 실질 구매력 측면에서 보면 크게 나아질 것 같은 생각은 들지 않는다"며 "오히려 빠른 회복을 제약하는 요인이 더 많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주로 수출과 투자 호조 보이는 업종이 IT인데 생산 기반이 해외에 있다는 점 등에서 고용 상황을 확장 지속으로 내다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보복 문제도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은 이번에 전망치를 조정하면서 사드로 인해 성장률이 0.2%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점을 가정해 반영했다. 만약 중국과 관계가 더욱 악화하면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한국은행 측은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이에 따라 경기 활성화를 위한 통화 완화정책도 당분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다만 이주열 총재는 성장과 물가 경로를 고려했을 때 향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당분간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선에서 완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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