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그러면서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준금리는 1.25%로 7개월째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금리 인상, 국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를 조기 대선 가능성 등이 혼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이다.
◇ 올해 성장률 2.5% "소비심리 회복이 중요"
한국은행은 13일 '2017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국내외 여건 변화 등을 고려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2.5%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전망치 중에선 지난 2012년 10월 그해 성장률을 2.4%로 전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8%, 내년 1.9%로 각각 내다봤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이유로 민간 소비의 위축을 꼽았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소비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둔화한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과 기업 구조조정, 이에 따른 고용 사정 개선 제한 등이 소비심리를 낮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심리를 회복시키는 것이 경제 정책에 있어서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 자료=한국은행 |
이 총재는 다만 내년 경제성장률은 세계 경제 회복에 힘입어 2.8%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일각에서 우려하는 부동산 가격의 급격한 변동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총재는 "건설경기가 예전보다 둔화하긴 했지만 급속한 조정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주택 등 자산가치에 대한 버블 유무도 판단이 쉽지 않지만, 지금은 버블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저성장 고착화' 우려에 대내외 불확실성 산적
그러나 여전히 '저성장 고착화'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015년부터 2%대의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정부조차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2%대(2.6%) 성장을 전망하면서 부정적인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 국내 민간 기관들은 2% 초반을 점치고 있고, 대내외 불확실성 요인에 타격을 입을 경우 이 수준조차 지키기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한국은행이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7개월째 1.25%로 동결한 것도 이런 분위기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 안팎에서는 국내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선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는 의견과 미국 금리 인상 등을 고려했을 때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에 산적한 리스크 요인들이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지 예단하기 어려워, 한국은행의 '관망' 기조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이번 금리 동결과 관련,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하여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현재의 기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