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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윤종규 vs 베일 싸인 외부 3인

  • 2017.09.10(일) 15:07

[KB회장 레이스 관전포인트]②
철통보안 배경 궁금…외부 3인중 '다크호스' 있나?
BNK 선례 '부담'…특정 인맥 부각 '이사회 시험대'

"기자들한테 갑자기 연락이 와서 (내 이름이) 명단(7명 압축 후보)에 있다는 얘기를 하더군요. 확인해보니 아닙디다. 왜 후보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겁니까?"

지난 8일 오후 23명의 KB금융 차기 회장 후보자군(롱 리스트)을 7명으로 압축했다는 발표가 나온 후였다. KB금융과 관련이 없는 금융권 한 유력 인사는 이렇게 해프닝을 전했다.

KB금융 확대 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는 윤종규 KB금융 회장을 포함한 내부 4명, 외부 3명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압축했다. 하지만 명단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애초 이날로 예상했던 숏리스트 선정까지 미뤄지면서 벌써부터 사외이사들이 몸을 사리는 게 아니냐는 얘기까지 흘러나온다. 최근 새 정부의 금융권 인사 양상을 보더라도 결국 내부 출신보다는 외부 출신들이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외부 3인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다음주 3명 내외의 숏리스트 발표 이후에나 '진짜 경쟁구도'를 가늠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결국 베일 싸인 외부 3인과 경쟁구도

내부인사 4명은 확대위가 공개한 내부인사 컷오프 기준을 적용하면 윤 회장을 포함해 윤웅원 국민카드 사장,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 김옥찬 KB금융 사장,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정도로 추려진다.

다만 이들 중 일부는 행장 후보로 더 유력한 데다 지난 3년의 윤 회장의 성과를 고려해도 아직 윤 회장을 대적할만한 후보가 두드러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금융권과 KB 안팎에서 관심을 쏟는 쪽은 외부 3명에 있다. KB금융 출신의 올드보이(OB)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 양남식 전 KB인베스트먼트 사장, 박인병 전 KB부동산신탁 사장, 민병덕 전 국민은행장, 김기홍 전 국민은행 수석부행장 등이 거론됐다.  

오는 14일 숏리스트가 결정돼야 이들 중 누가 진짜 유력 후보, 윤 회장과의 경쟁을 본격화할 다크호스가 될지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 신경쓰이는 BNK회장 인선

BNK금융 회장 인선 결과도 신경쓰이는 부분 중 하나다. 71세 고령의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낙점된 배경으로 오랜 증권 CEO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을 무기로 한 '형님 리더십', 두터운 인맥이 부각되고 있지만 설득력은 약하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이고, 지난 2012년 문재인 캠프 경제고문으로 일했던 경력이 더 부각되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한 금융권 인사에서 참여정부 시절 혹은 특정 고등학교 인맥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가 BNK회장을 시작으로 민간 금융회사에까지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벌써부터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호남 인맥, 부산상고 인맥 등이 설왕설래하고 있다.

 

KB금융 회장 후보 외부 3인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가뜩이나 KB금융 확대위는 예상과 달리 숏리스트 결정을 미뤘다. 지난 8일 확대위는 "압축 후보 7인 개개인의 장단점, 역량 자질 등에 관해 장시간에 거쳐 심도있는 논의를 실시했지만 숏리스트 선정을 위해 충분한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회의를 정회했다"고 설명했다.

명단도 공개하지 않았다. 사외이사들이 몸을 사리는게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후보자가 7명이라 해도 결국엔 3~4명으로 압축되기 마련"이라며 "계량평가로 이미 순위까지 매긴 마당에 고심할 이유가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내놨다.

 

◇ 전례없고 명분 약한 비공개, 논란 키울 수

복수의 KB금융 관계자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숏리스트 포함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후보자들의 명단 공개는 자칫 프라이버시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KB의 회장 선출 전례는 물론이고 다른 금융지주(은행)와 비교해도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3년 전 KB금융은 롱리스트 후보 가운데 9명의 후보군을 추려 명단을 발표했다. 후보자 개개인의 동의를 받았고, 당시 연락이 닿지 않았던 비공개 후보(하영구) 1명이 포함됐다. 또 다른 후보 1명(이철휘)은 발표 직후 후보를 사퇴했다.

 

명단을 공개한 이후 외부 인사를 중심으로 혹독한 '여론 신고식'을 치르기도 했다. 하영구 당시 한국씨티은행장은 행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쟁은행 CEO 후보로 오른데 대한 비판이 일었고 결국 은행장 직을 내려놨다.

 

결국 명단이 공개되면서 부담을 느낄 인사들은 외부 3인이 해당될 가능성이 크다. KB금융 확대위가 이런 일련의 과정을 잡음 혹은 불필요한 오해라는 인식에서 생략하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이런 대응이 되레 오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앞서 우리은행도 공모 형식으로 행장을 선출하면서 롱리스트 11명의 명단을 모두 공개했다. 신한금융은 두번째 회추위에서 숏리스트 4명을 확정했고 세번째 회의에서 면접 후 최종 후보를 결정지었다. 속전속결이었다. 상대적으로 외풍을 타지 않은 신한금융 지배구조 영향도 크다. 애초 KB 확대위도 이런 그림을 그렸던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출 과정의 공정성 투명성 문제를 제기한 노조를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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