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의 롯데카드 지분 인수 등이 고려되나 지주를 완성할 수 없다는 지적을 받는다. 처분방안을 찾지 못할 경우 롯데카드의 외부 매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 호텔롯데 지분 인수 유력하지만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지주 체제로 전환했다.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동빈 회장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일반 지주는 금융계열사를 둘 수 없는 금산분리에 따라 최대 4년 안에 8개 금융회사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금산분리를 피해갈 수 있는 중간금융지주 도입이 당분간 요원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특히 롯데카드를 둘러싼 고민이 크다. 그룹 유통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가 커 외부에 매각하기 아깝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이 93%를 보유한 롯데카드 지분 처분을 두고 호텔롯데를 활용하는 방안들이 거론된다.
호텔롯데의 롯데카드 지분 인수가 유력하게 꼽힌다. 호텔롯데는 아직 롯데지주에 포함되지 않아 금융계열사를 지분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텔롯데가 장기적으로 지주에 편입되기 어려워진다. 지주에 들어오려면 금산분리에 따라 롯데카드 지분을 또 다시 정리해야 한다.
호텔롯데 산하에 산업지주와 금융지주를 별도로 두는 방안도 있다. 박춘성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롯데(산업)지주보다 상위단계인 호텔롯데 밑에 금융지주를 만들면 금산분리에 어긋나지 않는다"며 "호텔롯데 산하 사업을 산업지주로 넘기되 금융계열사를 금융지주로 묶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금산분리를 피할 수 있는지 법적으로 불명확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 '반 쪽짜리 지주' 불가피…SK증권 전철 밟나
호텔롯데가 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해 계속 보유할 경우 '반 쪽짜리' 지주로 남을 수밖에 없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호텔롯데의 지주 편입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며 "여러 변수가 정리돼야 호텔롯데와의 관계를 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전체 지배구조를 깔끔하게 만드는 것과 거리가 멀다"며 "적은 자본으로 피라미드 구조를 만들면서 문제 되는 것(롯데카드 지분을 인수한 호텔롯데)만 구석으로 몰아넣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제대로 된 처분방안을 찾지 못하다 외부 매각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실장은 "SK증권도 그룹을 지주로 전환하면서 다른 계열사로 넘겼다가 외부 매각하는 전철을 밟았다"고 했다. 지금 상태로는 외부 매각 전까지 '수명을 연장' 하는데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봉철 롯데그룹 부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중간금융지주법 개정이 되지 않을 경우 매각이나 분할합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카드의 외부 매각 가능성이 아직까진 높지 않지만 열려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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