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아마존의 경우 70%의 정보만 확보되면 의사결정을 하고 한번 결정하면 끝이 아니라 기민하게 수정하고 보완하는 의사결정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온라인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은 '알렉사 스킬즈 킷'이라는 개방형 개발 소스를 외부 파트너사에 무료로 제공하고 파트너사가 애플리케이션에 탑재해 함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함으로써 인공지능 생태계를 선점해 나간다고 합니다."(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한해 경영전략을 엿볼 수 있는 금융지주 CEO의 신년사에 잇따라 '아마존'이 언급돼 눈길을 끌고 있다. 각 금융지주 회장은 하나같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대에 맞는 사고방식 혹은 의사결정 방식 등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아마존과 같은 생존 방식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 '아마존처럼'‥근본적인 사고방식의 변화 주문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신년사에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의사결정의 첫번째 원칙은 신속한 판단과 실행이어야 하고, 속도가 생존의 조건"이라며 아마존의 '스피드 경영'을 언급했다.
윤 회장은 "우리가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애자일(Agile.기민한) 조직들은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 중심의 KB로 변화해가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B는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미래금융부 등을 애자일 조직으로 운영, 대리·과장급의 젊은 직원을 주축으로 운영하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인공지능 스피커인 '아마존 에코'의 성공을 언급하면서 참여형 플랫폼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아마존 에코는 2017년을 기준으로 스타벅스, 우버, 도미노피자 등 약 2만 개의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는 오픈 소스와 적극적인 파트너십에 따른 결과"라고 언급했다.
이어 "전통적 금융기관과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보유한 핀테크 업체는 서로 경쟁과 협업을 통해 플랫폼 비즈니스로 나아간다"며 "여기서 중요한 것이 바로 참여형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손님은 대부분 플랫폼을 통해 소통하게 될 것이고 금융회사도 휴머니티를 바탕으로 한 참여형 플랫폼으로 거듭나야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존과 다른 새로운 사고와 방식으로 접근할 것을 강조하면서 "금융업의 개념을 손님의 기쁨으로 정립하고 손님의 금융라이프 스타일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고민하자"고 당부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차원 높은 사고방식과 변화를 앞지르는 신속기민한 실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의지를 담아 올해 경영슬로건을 '더 높은 시선(視線), 창도(創導)하는 신한'으로 정했다. 디지털 신한으로의 신속한 전환과 원 신한 전략 실행의 가속화도 강조했다.
금융지주와 은행 CEO들은 올해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경쟁환경을 예상하면서도 성장전략을 가속화할 것을 내비쳤다. 김태영 은행연합회장은 "간편결제, 간편송금, P2P대출과 같은 금융의 기능별 분화가 진행됨에 따라 비금융회사들이 금융회사의 영역으로 진입하면서 금융산업의 경쟁을 더욱 격화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가계와 기업의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조용병 회장도 "성장전략을 다각화해 미래 기회를 선점하고 글로벌과 자본시장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이달 안에 그룹 투자사업부문(GID)를 출범시켜 그룹 차원의 고유자산운용 전략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원 신한' 전략 실행의 깊이와 폭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가야 한다고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