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금융감독원장(사진)이 2014~2015년 국회의원 시절 피감기관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로비성 출장'을 다녀왔다는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지난달 최흥식 전 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휘말려 낙마한 금감원은 이번 출장 논란이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다.
김 원장은 2014년 의원 시절 한국거래소 주관 우즈베키스탄 출장을, 2015년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주관 미국·유럽, 우리은행 중국·인도 출장을 각각 다녀왔다. 일각에선 당시 김 의원이 소속된 정무위원회 피감기관 예산으로 외유성 출장을 다녀왔다고 지적했다.
이날 김 원장은 "공적인 목적과 이유로 관련기관의 협조를 얻어 해외출장을 다녀왔으나 국민의 기대와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죄송스러운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비록 출장 후 업무를 처리하면서 어떤 영향도 받지 않고 소신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했지만 공직자로서 처신을 엄격히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이 지난 2일 취임이후 6일 만에 고개를 숙인 셈이다.
우선 김 원장은 거래소 주관 우즈벡 출장에 대해 "정무위 위원 시절 거래소의 지주사 전환 관련법안 처리를 반대하는 상황에서 로비용으로 추진된 것으로 보는 일부 주장이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김 원장은 "거래소 지주사 전환 추진방안은 출장 후 1년4개월이 지나 처음 공론화됐고 관련법안도 1년6개월 후인 2015년 9월에 제출됐다는 점에서 출장과 무관하다"며 "법안이 제출된 뒤 소신대로 법률안 원안 처리에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여비서 동행 논란이 일어난 KIEP 주관 미국·유럽 출장에 대해선 "당시 동행한 비서는 행정·의전 담당 비서가 아니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담당하는 정책비서였다"며 "KIEP에서는 여성 연구원을 포함해 김 부원장 등 2인이 전체 일정을 동행했다"고 해명했다.
로비성 출장 아니냐는 의혹엔 대해선 "현장점검 이후 KIEP가 추진했던 유럽사무소 신설에 대해 준비 부족이라고 판단해 유럽사무소 예산은 전액 삭감했다"며 설명했다.
김 의원은 우리은행 주관 중국·인도 출장에 대해선 "중국 충칭분행 개점식에 참석, 축사를 해달라는 요청을 수용해 출장을 다녀왔다"며 "새벽 비행기를 이용하는 등 매우 타이트하게 공식일정만 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 출장이 김 원장이 지적한 '우리은행 화푸빌딩 헐값 매각'과 관련있다는 의혹에 대해선 "화푸빌딩은 이미 관련채권 매각계약에 따라 대금회수가 단계적으로 진행중이었으며 부실 책임자에 대한 금감원 징계조치도 마무리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2014년 말 은행장이 이순우에서 이광구 행장으로 교체되는 등 이 출장은 화푸빌딩 문제와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설명했다.